Gadget

뉴 아이템 – 2

2012.02.10GQ

부수는 것 빼곤 다 해본 여덟 개의 신제품.

슈어 SRH1840

SRH1840을 이해하기 위해선 슈어라는 회사와 개방형 헤드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슈어 하면 생각나는 건 고성능 마이크와 포노 카트리지다. 둘 다 정교함이 요구되는 분야. 슈어가 이어폰과 헤드폰 분야에 뛰어든 지는 10년이 채 안 됐다. SRH1840는 슈어에서 처음으로 발표하는 개방형 헤드폰이다. 이제는 헤드폰과 이어폰 분야에서도 일종의 고도화를 꾀하고 있는 걸로 풀이할 수 있다. 밀폐형 헤드폰은 소리가 들어오거나 새어나가지 않게 설계, 유닛 전면뿐만 아니라 후면의 방사음까지 구조적으로 이용한다. 아무래도 개방형보다는 휴대용으로 쓰기에 좋고 저음도 좋아서, 좀 더 대중적이다. 슈어는 그동안 개방형 헤드폰으로 시장의 반응을 살펴보았던 게 아닐까 싶다. 슈어는 어떤 분야든 매우 대중적인 라인업을 완성한 뒤, 고도화를 시도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고도화가 성공적이었던 경력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어 개방형 헤드폰의 플래그십 모델인 SRH1840 역시 개방형의 장점을 잘 보여주지만, 타사의 플래그십 모델들에 비해 크게 매력적인 부분은 눈에 띄지 않는다. 상향평준화에는 도달했으나, 무난하다. 개방형답게, 음과 세부 표현이 뛰어나다. 피아노 음악이라면 건반을 짚고 떼는 소리까지 들리고, 샘플링 음악이라면 레코드 잡음까지 생생하게 들린다. 저음으로 후려치는 헤드폰보다 박력은 덜할지 몰라도 음악가가 연주한 환경까지 짐작할 수 있는, 상상력을 더하는 소리다. 보통 개방형 헤드폰은 야외에서는 잘 감상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무식한 소재로, 무겁게 만드는 게 보통이지만, 가볍고 튼튼한 케블라로 감싼 무산소 동선을 써서, 항공기 등급의 알루미늄까지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무게는 268그램밖에 안 된다. 사용자들이 고려해봐야 할 대목이다. 너무 가볍다고 다른 사람 피해 주면서까지 밖에 들고 다닐 생각이 아니라면 말이다.

RATING ★★★☆
FOR <인사이더>.
AGAINST <아웃사이더>.

아수스 EEE패드 슬라이더

스마트 패드가 노트북과 태블릿 PC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인가가 한동안의 화제였다. 하지만 각각 다른 용도로 쓰이고, 다른 방식으로 발전하면서 우위를 찾으려는 시도는 잦아들었다. 때때로 그런 말이 다시 나온 건 스마트 패드에 키보드를 결합한 제품이 나왔을 때다. 모토로라의 드로이드와 아트릭스, 에이서의 아이코니아탭 W500, 아수스의 트랜스포머 패드. 키보드 액세서리를 껴주는 스마트 패드라는 인식을 넘어서진 못했다. 안드로이드 OS를 극복하고자 윈도 7을 탑재한 슬레이트 PC까지 나온 상황이지만, 시장의 요구에 끼워 맞춘, 다소 무리가 있는 시도였단 평가다. 아직까지 태블릿 PC와 스마트 패드의 안정적인 조합, 그리하여 노트북까지 아우르는 제품의 출현은 요원해 보인다. 그러나 EEE패드 슬라이더는 적어도 현재 가장 진보적이고 안정적인 안드로이드 OS 기반의 스마트 패드 같다. 키보드를 LCD 밑으로 밀어 넣어 스마트 패드로, 노트북으로 쓸 수 있다. 키보드와 스마트 패드를 결합한 제품 가운데 재봉선의 흔적이 가장 옅다. 게다가 기기 자체의 능력이 뛰어나서, 앞서 언급한 어떠한 제품보다 민첩하다. 기기와의 궁합을 장담할 수 없는 안드로이드 OS 채용 제품의 경우, 속도는 전체적인 능력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모바일 오피스 솔루션 폴라리스 오피스 3.0 기본 제공으로 문서용 노트북과의 교집합도 만들었다. 10.1인치라는 LCD 크기도 그러한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슬라이드 형태로 제품을 만들다 보니 키보드 크기가 많이 줄었고, 아이솔레이션 키보드의 키감과 감도도 그리 좋지 않다. 노트북에서 요구하는 작업을 하기엔 LCD와 키보드의 입력 도구 이원화도 여전히 어색하다. 직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재봉선은 옅어졌지만, 경험적인 재봉선은 변함없이 선명하다. 단지 앱을 쓸 수 있다는 장점, 넷북의 휴대성이라는 장점을 누리고 싶은 목적이라면 최상의 선택이다.

RATING ★★★☆
FOR 스마트 패드의 최전방.
AGAINST 노트북의 최전방.

    에디터
    정우영, 양승철
    포토그래퍼
    김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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