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양말 선물

2012.02.13GQ

여러 말 할 것 없이 3월호 <GQ KOREA>를 구입하는 독자 모두에게 드립니다. 한 켤레로는 양에 안 차서 두 켤레를 선물합니다.

요즘 갑자기 양말에 대한 말들이 넘쳐납니다. 양말이 복식의 방점이라느니, 주춧돌과도 같아서 아무리 때를 빼고 광을 내도 양말이 흔들리면 스타일이 무너진다느니. 법칙이나 금기는 또 어찌나 많은지, 경을 듣는 소도 그만하면 알아들을 것 같습니다. 백업back up이 개화기 시절 유행한 한자어쯤으로 아는 사람도, 아이폰 전화번호가 싹 날아가면 그제야 복원을 미리 대비하는 중요성을 깨닫지요. 양말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여러 종류를 신어봐야 맛을 알고 도를 터득하게 될 터입니다. <GQ KOREA>독자들께도 열 마디 말 대신, 양말을 두 켤레 선물하기로 했습니다. 다음 달, <GQ KOREA> 창간 11주년을 기념해, S.T.듀퐁 클래식과 <GQ KOREA>가 함께 만든 단색 양말 한 켤레와 줄무늬 양말 한 켤레를 모든 독자에게 선물합니다. 어떻게 신을지는 오른쪽 ‘다섯 남자의 양말론’을 참고하심이 어떨는지요.

다섯 남자의 양말론

“많은 손님이 묻는다. ‘어떤 양말을 살까요?’ 두말할 것도 없이 대답은 ‘과감한 양말’이다. 구두와 바지 밑단 사이에서 용기가 엿보여야알차다는 기분이 든다. 물방울무늬나 줄무늬, 색깔도 신호등 사탕 같은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이면 더 좋다. 어느 순간엔 과감한 게 지겨워진다. 그럴 땐 바지 색깔에서 색조만 살짝 높인 걸 고른다.” 민수기(므스크 샵 오너)

“가진 양말이 2백 켤레쯤 되자, 겉모습만 보고 산 것들엔 점점 손이 안 간다. 계절에 맞는지, 땀을 흡수하고 배출하는지, 내구성이 괜찮은지 등, 고르는 기준이 명확해졌다. 모든 관문을 통과해도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들면 안 산다. 놓칠 수 없는 디자인을 만나면 타협하기도 하지만.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양말은 영원한 친구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냥 소모품일 뿐.” 진경모(샌프란시스코 마켓 매니저)

“가진 양말을 다 꺼내보니, 크게 네 가지로 구분됐다. 갈색 윙팁 구두에 신는 진한 남색이나 보라색 아가일 양말. 운동화에 신는 색깔이 강한 단색 양말. 둘 다 지겨울 때 신는 정중하고 얇은 골지 양말. 그리고 여름 내내 신는, 신발을 신으면 감쪽같이 숨어버리는 속 양말.” 이수형(써리얼 벗 나이스 디자이너)

“청바지를 입을 때는 맘껏 도전한다. 셀비지 데님엔 흰색 스포츠 양말과 헬로키티 발목 양말이 아니면 된다. 수트를 입을 때는 기술이필요하다. 기교를 부리고 싶어도 수트와 구두를 연결하는 역할을 잊어선 안 된다. 톰 브라운 회색 수트를 입을 때는 회색 양말만 신는다. 어긴 날이 딱 하루 있었는데, 빨간 양말을 신은 작년 크리스마스다.” 박주원(톰 브라운 바이어)

“중학교 땐 흰색 디스코 양말을 계란말이처럼 두어 번 납작하게 말아 접어 신었다. 바지를 걷어 입기 시작하면서, 희한한 양말에 꽂혔다. 총천연색 줄무늬, 빨강 물방울부터 분홍과 검정 격자까지. 준야 와타나베부터 ‘발싸개닷컴’까지 뒤졌다. 발목은 옷차림에서 면적이 작아 뭘 신어도 흉하지 않다. 꽃무늬 셔츠나 노랑 바지는 부담스러워도 발목이라면 가능하다. 게다가 그걸 신고 발을 까딱거리면, 고맙게도 한반도에선 아직 ‘센스’나 ‘위트’로 봐준다니까.” 신광호(<보그 코리아> 패션 에디터)

    에디터
    박태일
    포토그래퍼
    정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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