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사나이

제품 디자이너 유영규는 제주도 출신이다. 그래서 바다를 건너는 게 두렵지 않다.

이력이 화려하다, 삼성전자, LG전자, 나이키를 거쳐 레인콤 디자인 총괄이사까지. 나이키에선 동양인 최초 디자이너였나?
‘이큅먼트’쪽에서는 최초인데, 통틀어선 아니다.

나이키에선 신발을 만들었나? 잘 팔렸나?
아니,TRIAX VAPOR 300이라는 시계를 디자인 했다. 다행히도 꽤 팔렸다. 예전 나이키 CEO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나이키는 제조회사가 아니다. 디자인 회사다.” 그렇다. 나이키는 디자인과 마케팅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디자이너에겐 기술에 대한 높은 수준의 능력이 필요하다. 내가 시계를 만들 때 나이키 안에서는 E잉크를 계속 사용하려고 했다. 하지만 문제가 많았다. 그래서 직접 기술을 공부해 구부러지는 디스플레이가 삼성에 있다는 것을 알고, 직접 건의했다.

그런 건 보통 엔지니어가 하는 일 아닌가?
옛날 디자이너와 요즘 디자이너들의 역량의 차이가 그런 것 아닐까? 과거엔 외부에만 집중했다면, 최근엔 기술과, 경험, 인문학적 지식까지 디자이너에게 필요하다. 제품부터 포장까지 전부 디자인할 줄 알아야 한다. 나도 나이키에 포트폴리오를 낼 때, 외부 포장까지 전부했다. 이젠 디자이너도 박지성처럼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

기술에 능통할수록, 기술적 한계에 예민할 것 같다.
디자인은 결국 기술에 의지한다. 레인콤에서 가장 큰 벽을 느낀 점도 기술적인 부분이었다. 제품의 두께, 유저인터페이스(UI)의 속도, 이런 것들은 모두 기술적인 부분이다. 얇은 두께, 빠른 화면전환이 불가능하면, 디자이너는 무력해진다. 2월엔 XBOX 디자인에 직접 참여하는데, 제대로 해보고 싶다. 삼성전자 A100, LG전자 와인폰, 레인콤 엠플레이어 등 한국에서 히트작이 많다. 한국에서의 계획은 없나? 12월엔 일본, 4월엔 밀라노에서 다른 디자이너와 함께 전시회가 잡혀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XBOX를 성공시키는 일이다. 지금은 세계적인 경험을 쌓고 싶다. 한국에선 제품보다 제주도를 디자인 하고 싶다. 제주도가 고향이다.

제주도가 세계 7대 경관으로 선정된 해프닝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세계 7대 경관으로 선정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제주도 안에 콘텐츠가 충실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를 보면 항상 방향을 거꾸로 잡는다. 껍데기만 채우려 하고, 일단 새롭게 지으려고만 한다. ‘세계적인’ 이라는 타이틀이 과연 중요할까? 그런 타이틀이 없어도 제주도는 굉장히 아름답다, 산과 오름, 사파이어 같은 바다. 문제는 제주도가 상술로 변질 되고 있다는 것 아닐까? 고향에 갈 때마다 놀라게 된다.

서울시 디자인은 어떻게 생각하나?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