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호 때문에 못살아 1

김준호가 다가온다. 웃기다. 김준호가 인사를 한다. 웃기다. 김준호가 왜 웃냐고 묻는다. 모르겠다. 그런데 웃기다.

의상 협찬/ 트렌치코트와 바지는 MCQ by 퍼블리시드, 셔츠는 지오 송지오, 넥타이는 발렌시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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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서 미안합니다.
바빠서 좀 늦었네요. 요즘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입니다. 스케줄이 죽음이에요, 죽음.

미안합니다. 바쁜척 하는 것도 웃겨요.
스케줄보다, 벌여놓은 일이 너무 많아요. 제가 코코(기획사) 대푭니다. 소속 개그맨 말고도 스물다섯 명 문하생까지 다 챙겨야 되고, 소극장 만드는 일도 추진하고 있어요. 아, 회사 이전도 해야 됩니다.

부산에서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도 한다면서요?
아, 그것도 있죠. 진짜 해요. 합니다. 3일 전엔 부산 시장도 만났어요. 음…. 도박처럼 밤새서 하면 안 되는 게 없다고 생각해요. 진짜 밤새서 하거든요. 도박하듯이 하면, 일은 아무리 빡세도 다 된다, 이거죠.

하하. 왜 ‘도박하듯이’에 힘을 주고 그러세요?
요새는, 그렇지 뭐. 다 아니까. 숨길 필요 없어요. 이게 리얼리티잖아요.

얼굴만 봐도 웃겨요. 이런 말 들으면 좋죠?
아, 너무 좋죠. 그게 다 까불어서 그런 거죠. 아님 불쌍해서 그런가? <북극의 눈물>인가 <남극의 눈물>인가에 뭐냐 그 펭귄, 아, 황제 펭귄같이 불쌍한 이미지가 탁 만들어져서….

펭귄까진 몰라도, 밉지 않은 귀여운 얼굴이 한몫하지 않았을까요? 김대희와 비교해보면….
네, 김대희 얄밉죠. 아, 이런 얘기하면 또 뭐라 해요. 요샌 서로 칭찬해 주기로 했거든요. 뭐, 짠돌이인 건 여전하고, 회사에선 내 밑이에요. 걘 이사죠, 이사.

요즘 토크쇼 타율이 좋은데, 너무 친한 사람들끼리만 나오는 거 아닌가요?
일단 나가면 편해야 되거든요. 우리끼리 소주 마실 때처럼. 그땐 호박씨부터 섹스 터치까지, 이를테면 다 얘기하잖아요? 근데 버라이어티 나가면, 콩트 하는 우리 같은 개그맨들은 벽에 부딪혀요. 그래서 (이)수근이가 정말 힘들어했죠, 초반에. 저도 마찬가지예요.

MC는 어때요?
스케줄이 안 돼요, 스케줄이. 사실 종편도 그렇고 예능 섭외가 많이 들어오는데 스케줄이 안 돼. <개콘> 서수민 감독님이 저를 많이 양해해줘요. 선배고, 인제 개콘 10년 했으니까요. 그래도 어찌됐건 3일은 나가야 돼요. 리허설 하루, 녹화 하루, 아이디어 회의 하루. 그러지 않는 이상 제대로 된 코너를 못 만들어요.

요즘 ‘꺾기도’가 터졌죠?
쉽게 짠 코너가 제일 대박이라고 할 수 있는 거죠. ‘꺾기도’도 그렇고. 처음엔 조윤호가 백댄서 출신이고, 홍인규도 비보이 출신이라 춤추는 코너를 짜려다가, “뭐야, 그냥 까부는 거 해야 되는데, 안녕하십니까불이, 뭐 이런 거 없을까? 어? 으헝, 이거 웃긴데?” 이렇게 된 거예요.

전략적인 코너가 아닐까 했어요. 요즘 <개콘>에선 풍자 개그가 너무 두드러져서….
고건 감독님의 지시 사항이 있었어요. 요새 좀 무거우니까, 아무 생각 없이 웃기는 걸 하자고.

‘꺾기도’를 보면 예전의 ‘타짱’도 생각나요. 별 의미 없이 웃기는 거는 김준호가 독보적이잖아요.
진짜 제일 좋아했던 아이템이 ‘타짱’이에요. 그게 진짜 하드코어지. 경고도 많이 맞았어요, 그때. 사람 머리에 어떻게 쇠고기를 던지냐면서. 그런데 그렇게 안 하면 어떻게 웃기나? 다 했는데 방송에서. 저는 사실 제일 좋아하는 게 단순한 코미디예요. <무한도전>은 뭔가 도전을 하고 ‘1박 2일’은 대한민국 관광지 소개하고, 의미가 다 있잖아요. 그런데 단순한 개그는 또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다, 이거지.

그게 통할까요?
아직도, 몇 사람들이 이런 코미디를 좋아한다고 하면 좀 창피한가 봐. 최효종의 강용석 의원 발언, 그런 걸 막 인제, 술자리에서 얘기해야 좀 있어 보이는 건데, 우리 ‘꺾기도’는, “야, 어제 다람쥐~ 날다람쥐 봤어?” 이러니까….

매해 새로운 전성기라지만, 지금<개콘>이 좀 바뀐다면 어떤 방향이 좋을까요?
<개콘>은 어찌됐건 가족 시간대예요. 개그를 좀 세게 가려면 새벽 시간대로 가면서 성인물도 하고 그래야 되는데, 방송국에서 그런 시도는 잘 안 해요. <개콘>의 다른 코너는 다 놔두고, 아예 야한 코미디든, ENG든, 콩트든, 그런 걸 자꾸 프로그램을 시도해보면 좋겠어요. 내가 진행하는 <개그스타>가 자정 넘어 시작하는데, KBS에서 밀어주질 않는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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