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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드리프트 2

2012.03.19GQ

고성능 후륜 자동차 다섯 대를 극한으로 몰아세웠다. 타이어 결이 다 일어나고, 고무 가루가 자욱하게 날렸다.

닛산 370Z

370Z가 드리프트 하면서 왼쪽 방향으로 큰 원을 그리며 돌고 있다. 앞바퀴 방향은 반대다. 오른쪽을 향하고 있다. 원하는 방향으로 차를 몰기 위해, 뒷바퀴에 실린 힘과 관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서다. 운전석에선 지속적으로 핸들의 각도를 조절해야 한다. 그래야 원하는 방향으로 차를 몰 수 있다. 370Z는 3,696cc 가솔린엔진을 쓴다. 최고출력 333마력, 최대토크는 37.2kg.m이다. 마세라티처럼 높은 배기량은 아니지만 뒷바퀴를 난폭하게 굴리는 덴 모자람이 없다. 코너를 탈출하는 순간 앞바퀴와 뒷바퀴 무게 배분도 최대한 50:50에 가깝도록 맞췄다. 균형이 잡혀 있는 만큼 안정적으로 코너를 탈출할 수 있다는 뜻인데, 숙련된 운전자라면 드리프트 순간에도 정교하게 차를 통제할 수 있다. 5천8백50만원.

렉서스 IS F

이 차는 토요타가 렉서스 IS를 바탕으로 423마력의 4,969cc 엔진을 심어 만든 괴물이다. 가속페달은 신경초처럼 예민해서, 섣불리 밟았다간 순식간에 접지력을 잃을 수 있다. 그래서 가만히 선 상태에서 브레이크를 밟고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뒷바퀴에서 이 정도의 연기가 난다. 이런 상태를 ‘번 아웃’이라 한다. 드리프트 때도 마찬가지. 광폭한 성격을 그대로 드러낸다. 중요한 건 수련하는 마음으로 기계와 몸을 일치시킬 수 있는 어떤 순간, 운전자가 이 차를 감당할 수 있는 실력일 것이다. 일반 도로에선 렉서스 본연으로 편안하면서, 사실은 이런 실력을 감추고 있다는 게 IS F의 아찔한 힘이다. 8천8백50만원.

    에디터
    정우성
    포토그래퍼
    이신구
    스탭
    어시스턴트/ 문동명, 정혜원, 손상호
    기타
    드리프트/ 김태영(<자동차생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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