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아이템 – 1

아는 만큼 탐구한 이달의 테크 제품.




니콘 D4


D4는 사고 싶어도 쉽게 살 수 없다. 6백98만원이라는 가격 때문이 아니라 지금 예약해도 최소 6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제품이 부족한 이유는, 생산량이 적거나 끝내주게 좋아서다. D4는 둘 다 해당된다. 지난 10여 년간, DSLR 시장은 캐논의 시대였다. 적어도 플래그십 분야에선 D4가 캐논의 1D시리즈를 위협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플래그십치곤 낮은 1천6백만 화소가 꺼림칙하지만, 화소가 높을수록 고감도에선 불리하니까 크게 괘념할 일은 아니다. D4는 감도 6400에선 노이즈를 찾기 어렵고, 12800까지도 뛰어난 성능을 보여준다. 최고 감도는 204800. 제대로된 화질은 아니지만, 플래시를 찾는 횟수는 현저히 줄어든다. 게다가 소니의 최신 저장 기술인 XQD를 탑재해서 고용량 RAW 파일도 빠른 저장과 로딩이 가능하다. 필름 카메라 시절, 다큐멘터리 사진 작가들은 사실적인 색감과 콘트라스트 때문에 니콘을 선호했다. D4는 안정적인 고감도 촬영이 가능하고 AF속도가 빨라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에게 최적의 카메라임이 틀림없다.

RATING ★★★★
FOR 나쁜 남자 전성시대.
AGAINST 지금은 캐논 시대.





시그마 SD1 메릴


필름 1통 중에서 1장만 건져도 된다는 말이 있다. 제한된 필름 환경에서 면밀한 고민 끝에 한 컷을 쌓아가도 1장의 사진을 건지기가 힘들다는 뜻이다. 하지만 카메라가 디지털이라는 요단강을 건너면서 셔터를 누르는 손가락은 거위털보다 가벼워졌다. 찍는 횟수가 늘어났다고 좋은 사진을 찍을 확률도 높아졌을까? 글쎄. 셔터를 내년까지 누를 수는 있어도, 한 컷과 한 컷 사이에 고민이 축적될 공간은 미농지보다 얇아졌다. 하지만 시그마 SD1 메릴은 막 찍고 한 장 건질 수 있는 그런 카메라가 아니다. 색의 삼원소를 따로 담아내는 포베온 엔진을 완벽하게 이해해야 한다. 철저하게 사진을 제어하기 위해선 ‘시그마 포토프로’라는 전용 프로그램을 익혀야 한다. 게다가 카메라 상단에 정보창 따위는 있지도 않고, 감도 1600 이상에선 감당 못할 노이즈로 가득하다. 어렵고 까다로운 카메라지만, 완벽히 이해한 뒤 빛이 충분한 곳에서 찍는다면, 부서지는 공기마저 담아낸다. 셔터가 더딜수록 사진은 끝내주는 카메라가 SD1 메릴이다.

RATING ★★★☆
FOR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이여 내게로 오라.
AGAINST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