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지중지 키운 단지

후니김1(2012년)

셰프가 셰프 옷이 없다니! 이번에 한국에 들어온 건 요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먹기 위해서다‘. 죽장연’이라는 전통장을 만드는 회사에서 된장, 고추장 등 좋은 식재료도 공수했다.

지금 뉴욕에서는 한국 식재료를 어느 정도 구할 수 있나? 고추장 같은 건 좋은 게 미국에 잘 안 들어온다. 한식당마다 순창 고추장을 쓰니까 맛이 다 똑같다.

이제‘ 단지’의 맛이 어떻게 달라질까? 좋은 재료로 요리하면 맛을 내기가 훨씬 쉬워진다. 기존에‘ 단지’에서 만들던 된장찌개와 맛이 달라졌는데도 그 자체로 맛이 신기할 정도로 좋았다.

장류는 한국에서 공수하는 게 가능하지만, 채소류는 어떤가? 어쩔 수 없이 가장 비슷한 것을 구해서 쓴다. 미국으로 들어오는 중국산 마늘은 네 시간이 지나면 맛이 흐려진다. 찌개는 다음 날이 더 맛있는 것 같아서 찌개를 하루 전에 만들어두는데, 다음 날 마늘을 더 넣어야 했다. 그러다 캘리포니아에서 한국과 비슷한 마늘을 구해서 쓰고 있다.

한국에서 요리하고 싶지 않나? 부럽지만 내가 한국에서 요리할 순 없다. 셰프가 아무리 음식을 잘한다 해도 그 도시에 오래 살고, 그 도시에 있는 사람들의 입맛을 알고 요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난 뉴욕에서 30년을 살았다. 내 입에 맛있으면 뉴요커들 입맛에도 맞는다. 오히려 한국에서 만든 한식은 나한테 좀 싱겁다.

‘단지’를 평가한 현지 기사를 봤다‘. 음식 양이 적다. 음식이 빠르게 나온다’는 식의 말만 있을 뿐, 맛 평가는 없었다. 외국 사람들은 한국 음식에 대해 평가를 제대로 못하는 게 사실이다. 이탈리아 음식은 집집마다 비교하면서 기사를 쓰는데, 한국 식당은 비교 대상이 거의 없다. 그래서 현재 한국 음식에 대한 크리틱은 거의 없다. 한식에 미슐랭 별을 주기에도 쉽지 않다.

‘단지’를 찾는 외국인들은 어떤가? ‘단지’는 정말 뉴욕 식당이다. 종업원도 외국인이고, 인테리어도 스테이크를 팔아도 될 정도다. 음식만 한국식이다. 매울 건 제대로 맵고, 마늘 다 들어가는 식이다. 엄청 잘 먹는다.

향이 강한데도? 그게 우리 식당의 무기다. 지글지글 소리가 나고, 냄새도 확 나니까 손님들이 더 호감을 느낀다. 손님들이 서로 뭘 먹냐고 물어보기도 한다. 그런 에너지가 있다.

지금 뉴욕에서 한식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가? 맛에 신경 안 쓰는 대중적인 한국 식당에도 외국 사람들이 늘 많다. 한국 음식을 한 달에 한 번 정도 먹는 문화는 있는 것 같다.

그들에게 또 어떤 한식을 선보이고 싶나? 시장 음식? 족발, 순대, 곱창!

*2012년 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