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플러 심으로 건축한 도시와 자동차

헤아릴 수도 없는 스테이플러 심으로 건축한 도시를, 네 대의 자동차가 화끈하게 달렸다.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LP570-4 슈퍼레제라


의심의 여지없이 광폭하다. 핸들 양쪽에 있는 패들시프트로 기어를 조작하면서 가속하는 순간엔 속이 메스껍더라도 눈을 부릅뜨는 게 좋다. 가로수가 양쪽으로 내달리는 속도, 바람 때문에 우수수 떨어지는 꽃잎이 앞 유리를 때리고 흩어지는 감촉을 그야말로 가감 없이 느끼려면. 5,204cc 가솔린 엔진이 최고출력 570마력, 최대토크 55kg.m을 낸다. 최고속도는 시속 325킬로미터, 제로백은 3.4초다. 공인연비는 리터당 6.5킬로미터인데, 람보르기니를 타면서 연비를 신경 쓸 여유는 없을 것이다. 3억 3천6백90만원부터.




폭스바겐 CC


폭스바겐은 단단한 신뢰를 바탕으로 일관되게 차갑고 단정한 차를 만든다. 옆에서 본 선이 이렇듯 유려한 쿠페 CC는 그야말로 멋을 제대로 부렸다는 점에서 예외일 수 있으나, 시동을 걸고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몇 가지를 확신할 수 있다. 지붕이 떨어지는 각을 이렇게 다듬었으면서 공간은 살렸고, 2.0리터 디젤 엔진을 쓰면서 창문을 열고 달려도 조용하고, 최고출력 170마력은 달리기에 섭섭지 않다는 점. 게다가 네바퀴굴림이니 조금 더 안정적이다. 마지막으로 가격을 볼 때까지, 폭스바겐의 합리와 신뢰는 깨지지 않는다. 5천90만원.




벤츠 ML250 블루텍 4매틱


이전의 ML은 SUV로서 듬직함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엔 헤드램프와 리어램프의 생김새를 좀 더 둥글게 다듬었다. 그래서 여성스러워졌나? 언제부터 둥근 게 여성성의 일부였지? 대신 이 차엔 기둥처럼 굵직한 품위가 있다. ML250 블루텍은 2,143cc 직렬 4기통 디젤 엔진을 쓴다.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51kg.m을 낸다. 항시사륜구동, 최고속도 시속 210킬로미터, 제로백 9초. 엔진룸에선 두 팔로 아름드리나무를 한껏 끌어안은 것 같은 소리가 나는데, 타다 보면 마음이 다 널찍해진다. 가격은 미정.




렉서스 GS350 F 스포츠


렉서스니까, 일단 안정적인 세단으로 보인다. 하지만 얼굴은 사진만 공개됐을 때 느꼈던 불안으로부터 안정적으로 동떨어져 있다. 오히려 화끈한 결기와 고급함에 가깝다. 3,456cc 가솔린 엔진이 최고출력 310마력, 최대토크 38.2kg.m을 낸다. 기어 봉 뒤 금속 동그라미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두 개의 스포츠 모드가 있는데, 이때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도로 위의 웬만한 차들은 다 제치고 달릴 수 있다. 그러면서도 볼륨 조절 버튼을 돌렸을 때 피로와 긴장이 다 녹는 부드러운 순간이란. 그런 편안함이야말로 다른 차에는 없는 렉서스의 상징인데, 아스팔트를 뒤집을 듯 달릴 줄도 아는 차가 GS350 F 스포츠다. 7천7백3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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