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이렇게 먹고 마시자!

캠핑에서 뭘 먹을지, 어떻게 먹을지, 뭘 마실지 고민 된다면?

꼬치구이  캠핑을 하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도대체 1박 2일 동안 몇 끼를 먹는 거죠?” 대답은 한 끼. 그저 먹는 걸 멈추지 않을 뿐이라고 말한다. 쉼 없이 이어지는 캠핑 요리에도 절정이 있다면, 소금과 후추만 살짝 뿌리고 숯불 향을 입힌 꼬치구이를 할 때다. 레시피랄 것도 없고, 순서랄 것도 없는 이 간단한 방법은 요리가 곧 식사가 되고 식사가 곧 안주가 되는 캠핑의 정점이다. 쪽갈비, 닭봉, 가래떡, 새우, 주꾸미, 돼지껍데기, 버섯, 열빙어, 토마토, 마시멜로, 파프리카…. 어떤 재료든 구울 수 있다. 고기류엔 바비큐 소스를 살짝 입히고, 채소는 올리브 오일과 발사믹 식초를 1:1로 섞은 소스를 흩뿌려 30분만 뒀다가 구워도 좋다. 집에선 늘 한쪽 면만 태우던 바비큐 립이 밖에선 대충 구워도 360도 지글지글 익고, 집에선 찬밥 취급 받던 베이컨도 밖에선 근사한 모양을 내는 최고의 식재료가 된다. 꼬치를 들고 놀 듯이 먹다가 지겨워지면 캠핑에 제격인 또 다른 요리를 시작한다. 캠핑이 명의 캠핑 애호가들에게 즐겨 만드는 캠핑 요리법을 물었다. 눈 감고도 할 수 있는 간단한 것부터 보양식 뺨치는 요리까지 난이도 순서대로 모았다.

 

번데기탕과 새우감자 튀김 by 윤영주

“캠핑에선 절대 음식 양이 많으면 안 돼요. 먹을 게 코스로 이어지는데, 한 가지 요리가 배를 모두 채워버리면 안 되잖아요? 그리고 여러 명이 함께 캠핑할 땐 눈치를 봐서 자신이 준비한 요리를 먼저 꺼내는 게 좋죠. 그래야 다들 남기지 않고 맛있게 먹으니까요. 작은 더치 오븐만 있다면 번데기탕과 튀김, 이 두 가지 요리를 한 번에 후다닥 만들 수 있어요. 이걸 꺼내 놓으면 그때부터 술이 술술 들어갑니다.”

01 작은 크기의 더치 오븐 하나와 번데기 캔 하나, 튀김 재료를 준비한다. 튀김 재료 만들기가 귀찮다면, 캠핑하는 사람들이 애용하는 마트 코스트코에 간다. 새우에 감자가 둘둘 말려 있는 걸 구입하면 만사가 편하다. 02  무쇠 솥과 비슷한 더치 오븐의 뚜껑을 뒤집으면 냄비가 하나 더 생기는 셈이다. 한쪽엔 식용유를 찰랑찰랑하게 붓고, 다른 한쪽엔 번데기를 국물까지 그대로 붓는다. 불을 붙이고 조금 기다린다. 03  튀김용 기름에 밀가루를 조금 떨어뜨렸을 때 지글지글 올라오면 새우감자말이를 넣는다. 번데기탕이 들썩들썩 끓기 시작하면 고추장을 한 숟가락 넣고 잘 저어준다. 고추장 맛이 배어들었을 때 청양고추를 넣는다.

 

라면죽 by 김재성

“사실은 즉석밥을 데워먹기 귀찮아 라면 국물에 넣고 익히기 시작하면서 만들게 된 요리예요. 즉석밥을 끓인 물에 넣고 데우려면 두 번 요리해야 하잖아요. 마침 샤브샤브 전문점에 갔을 때 만든 죽도 떠올랐고요. 라면죽은 아침 식사보다는 간식으로 더 잘 어울려요. 캠핑장에 도착해서 힘들게 텐트를 치고 나면 허기지잖아요. 근데 밥 때는 아닐 때, 재빨리 만들어 가볍게 먹기 아주 좋아요.”

01 바닥이 넓은 팬에 라면 한 봉지를 끓인다. 면발을 신나게 건져 먹는다.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하나쯤 있는 가스 스토브 그릴에도 라면을 끓일 수 있다. 냄비보다 편하다. 02 라면 국물에 찬밥을 넣는다. 국물이 너무 적으면 물을 더 첨가한다. 물이 적으면 부드러운 죽을 만들 수 없으니, 알아서 신경 써야 한다. 밥이 불면서 국물이 줄어들기 시작할 때쯤 달걀을 넣고 손목을 이용해 휘저어준다. 03 밥과 국물이 혼연일체가 되어 구수한 냄새를 풍기기 시작하면 불을 끄고 참기름을 몇 방울 떨어뜨린다. 깨소금이 있다면 훌훌 뿌린다.

 

돼지목살구이 by 안남근

“캠핑용 바비큐는 사실 어렵지 않아요. 사전에 고기를 얼마나 잘 염지하느냐가 중요하죠. 흔히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추잖아요? 여기서 몇 가지만 더 신경 쓰면 됩니다. 외국에선 허브 같은 향신료를 많이 넣는데, 그걸 우리 식으로 바꿔 말하면 마늘이죠, 마늘가루만 잘 써도 고기 맛이 확 달라집니다. 잡내도 없어지고요. 아, 그런데 너무 짜게 하면 안 돼요. 약간 심심하게 염지를 해야 된장이나 쌈장에 찍어 먹기 딱 좋은 간이 됩니다.”

01 고기는 1.3센티미터로 두툼하게 준비한다. 소금과 설탕을 1:1로 섞은 다음 A 소금의 1/4 정도, 후추와 파슬리가루 약간씩을 넣고 시즈닝을 만든다. 가루를 고기 표면에 살살 뿌려준다.  하루 정도 숙성시킨다. 02 바비큐 그릴을 준비하고 숯에 불을 붙여둔다. 숯은 한쪽엔 수북히 담고, 다른 한쪽엔 듬성듬성 담아 불의 세기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게 좋다. 그래야 고기를 센 불과 약불에 옮겨가며 구울 수 있다. 03 돼지목살을 그릴에 올리고 여러 번 뒤집어가며 굽는다. 어느 정도 익었다 싶을 때 가위로 큼직하게 썰고 숯불 향이 배어들도록 재빨리 뒤집으면서 바싹 익힌다.

 

저수분 수육 by 감홍규

“처음 캠핑을 다닐 땐 바비큐 요리를 많이 먹었어요. 그런데 이게 서양식이라 그런지 몇 번 먹다 보면 금방 질려요. 그때 갑자기 어릴 때 가마솥에 솔잎 깔고 압력과 김으로 수육을 해 먹던 게 생각났어요. 그걸 응용해서 양파와 대파를 푹신하게 깔고 수육을 쪄서 먹었더니 함께 간 가족들 반응이 진짜 최고였습니다. 이 요리는 삶는 게 아니라서 물을 쓰지 않는데, 덕분에 음식물 쓰레기도 줄었습니다. 캠핑을 가면 쓰레기 줄이는 요리법이 유용하거든요.”

01 냄비 바닥에 양파와 대파를 수북이 깔고 그 위에 된장을 바른 통삼겹살을 올린다. 맛이 진한 된장일수록 수육의 맛이 좋아지고 돼지고기 잡냄새도 없어진다. 통마늘, 통후추, 청양고추를 그 위에 흩뿌린다. 02 냄비 뚜껑을 닫고 버너 위에 올린 뒤 1시간 정도 놔둔다. 양파와 대파에서 나오는 수분으로 고기가 익는 식이라 구수한 맛은 그대로 남고, 기름은 쫙 빠진다. 중간 중간 안부를 묻듯이 고기 상태를 확인하면서 시간을 맞춘다. 03 완성된 수육을 가지런히 썰고 부추 겉절이를 곁들여 먹는다. 부추 겉절이는 양념과 함께 냄비에 넣고 칵테일처럼 흔들면 손을 버리지 않고 편하게 무칠 수 있다.

 

창코나베 by 정병길
“일본에서 스모 선수들이 몸 키우려고 먹던 요리가 창코나베라죠? 이게 캠핑에서도 써먹을 만해요.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 모조리 짊어지고가서 닭 육수에 담가 샤브샤브처럼 먹으면 됩니다. 정확한 요리법이랄 것도 없는데, 지난 2년 동안 하도 많이 만들어서 그런지 이젠 진짜 대충 만들어도 맛이 제대로 우러나요. 특히 겨울 캠핑에서 먹으면 속이 아주 뜨끈뜨끈합니다. 물론 여름에도 보양식처럼 먹어야죠.”

01 큼직한 더치 오븐에 물을 붓고, 통마늘을 배에 품은 닭 한 마리를 그대로 넣는다. 약 1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 육수를 우린다. 배고프기 전에 더치 오븐을 미리 걸어두고 천천히 수다 떨면서 기다린다.  02 육수가 어느 정도 우려난 것 같으면 일본식 맛간장 쯔유를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여기에 버섯, 청경채 같은 각종 채소를 담갔다가 먹는다. 이때 닭은 먹지 말고 육수의 맛을 위해 계속 두었다가 마지막에 발라 먹는 게 좋다. 03 화로불이 꺼질 때까지 천천히 즐기다가 국물이 남으면 뚜껑을 덮어둔다. 다음 날 아침이면 국물이 묵처럼 굳어 있는데 여기에 다시 불을 붙이고 우동면을 넣어 끓이면 라면보다 든든한 아침 식사가 된다.

 

훈제오리 단호박찜 by 김경량
“캠핑 요리를 워낙 자주 만들다 보니 뭔가 특별한 것에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오리고기 전문점에 갔다가  요리의 힌트를 얻었습니다. 생각보다 만들기 쉽더라고요. 캠핑장에서는 더치 오븐을 많이 쓰니까 집에서 만드는 것보다 오히려 간편하죠. 오리 기름이 좍좍 배어든 단호박과 채소의 맛도 끝내주고요. 특히 완성된 단호박찜을 수박 썰 듯이 썰어서 꽃잎처럼 펼치면 가족들의 입도 같이 떡 벌어집니다.”

01 숟가락으로 단호박 안쪽을 모조리 긁어낸다. 통마늘, 양파, 당근, 은행, 말린 해바라기씨, 길게 찢은 느타리 버섯을 훈제 오리와 함께 프라이팬에 살짝 볶는다. 오리 기름까지 모두 단호박 속에 집어 넣고 뚜껑을 닫는다. 02 화롯대 위에 더치 오븐을 걸고 단호박을 통째 넣는다. 뚜껑 위에도 뜨거운 숯을 올려서 열이 더치 오븐의 위아래 모두에 가해지도록 한다. 03 30분 정도 찐 뒤 모두 익으면 단호박 뚜껑을 열고 꽃잎 모양으로 썰어 낸다.

 

[TOOLS 캠핑 요리를 위한 기막힌 도구들]

01 힙 플라스크 캠핑장에 가면 다음 날 일어날 걱정, 고성방가로 욕먹을 걱정하지 않고 술을 먹을 수 있다. 그래선지 모두가 주량의 1.5배를 마셔도 멀쩡하고, 다음 날도 말끔하다. 스테인리스 술병은 술맛을 더 살린다. 이게 없다면 스테인리스 소주잔이라도 꼭 구비한다.

02 머그컵 캠핑을 처음 시작할 때  최소한으로 갖춰야 할 장비가 숫가락, 젓가락 그리고 개인 컵이다. 나무젓가락과 종이컵은 캠핑장의 쓰레기만 키울 뿐이다.

03 바비큐 패키지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바비큐 재료를 미리 재워 판매하는 쇼핑몰도 함께 늘어났다. 숯불에 굽기 적당한 간으로 양념을 미리 해두고 진공 팩으로 포장해 판매하는데, 하루 만에 택배가 도착하니 어느 땐 직접 하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다.

04 육지창 캠핑장에 가면 모두가 정육점 주인처럼 고기를 다룬다. 고기 수축 현상을 막으려면 육지창으로 고기를  마구 찔러준다. 맛이 부드러워지고 양념도 잘 밴다.

05 훈연칩 직화 바비큐 요리에 은근한 참나무 향을 입힐 수 있는 훈연칩이다. 이 나무토막을 물에 30분 정도 담갔다가 숯 위에 너다섯 개 올리면 열기와 연기가 동시에 고기에 스며들어 제대로 된 훈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06 커피 드리퍼 집에선 커피 내려 마시는 일이 귀찮을지 몰라도 캠핑에선 커피 드리퍼가 필수다. 진탕 마신 다음 날, 텐트에서 눈을 뜨면 해장국이 아니라 커피부터 생각난다면 믿을 수 있겠나? 캠핑용 드리퍼는 납작하게 접히면서 스테인리스로 된 것이 편하다.

07 더치 오븐 캠핑을 가면 불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 요리에선 이게 엄청난 장점이라서 무쇠 냄비인 더치 오븐만 갖춰도 찜, 백숙, 튀김까지 오만 가지 요리를 텐트 앞에서 할 수 있다.

08 가스 토치 숯에 불을 붙일 때 쓰는 도구다. 더치 오븐을 빨리 가열하고 싶을 때도 토치로 냄비 바닥을 달구면 된다. 바비큐 요리가 잘 익지 않았을 때 직접 열을 가하거나, 요리 위에 치즈를 올리고 그 부분만 더 익히고 싶을 때도 가차없이 쐬면 된다.

 

[BIG MATCH 술과 안주의 절묘한 결혼]

밀키스와 수정과로 만든 칵테일 “뉴욕 사람들 이거 진짜 좋아해요. 밀키스, 박카스, 쌕쌕, 수정과요.” 뉴욕에서 한식당 ‘단지’를 운영하는 후니김 셰프의 말이다. ‘단지’에선 밀키스 칵테일, 박카스 칵테일을 선보이는데, 그 맛이 온갖 기교를 부린 칵테일 한 잔보다도 더 풍성하다. ‘단지’ 바텐더로부터 받은 레시피를 참고해 간단하지만 근사한 칵테일을 집에서 후다닥 만들어봤다. 캔에 든 수정과로 칵테일을 만든다면, 역시 베이스는 캐네디언 위스키다. 크라운 로얄은 사이다, 콜라, 레드불 같은 온갖 음료수와 섞어 먹는 위스키로 유명한데다 호밀이 들어간 달큰한 맛 덕에 수정과와도 차지게 섞인다. 위스키 45ml에 수정과를 120ml 정도 넣고 레몬즙을 약간 짜 넣은 뒤 차가운 얼음이 든 잔에 부어 마시면 된다. 혹은 40초 정도 전자레인지에 돌린 뒤 와인잔에 부어도 좋다. 데킬라를 베이스로 밀키스 칵테일을 만들 땐 데킬라를 제대로 골라야 한다. 데킬라의 원료인 블루아가베의 함량을 확인하는 게 중요한데, 돈 훌리오나 패트론처럼 100퍼센트 블루아가베만으로 증류한 데킬라를 써야 거친 맛 없는 매끈한 칵테일을 만들 수 있다. 우선 데킬라 45ml에 레몬즙을 15ml 정도 짜 넣고, 설탕 시럽을 10ml 정도 더 넣는다. 오렌지 비터가 있다면 한번 슬쩍 뿌리고 내용물을 잘 흔든 뒤 얼음이 든 잔에 넣는다. 그리고 밀키스를 잔 끝까지 부으면 완성이다. 이 칵테일 한 잔에 우리 집 베란다가 스카이라운지처럼 느껴진다.

 

[DRINK 1만5천원으로 혼자 맥주를 마시는 8가지 방법]

마트에서 가장 비싼 병맥주 
슈나이더 아벤티누스 아이스복 4천9백원 × 3 = 1만4천7백원
대형 마트에서는 맥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어떤 패키지로 파느냐, 어떤 할인 행사를 하느냐에 따라 맥주 가격이 출렁이는데, 그중에서도 알코올 도수 12도인 이 맥주는 단연 비싸다. 100밀리리터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1천4백85원이다. 찌릿할 정도로 알코올이 강한 복맥주라 세 병만 있어도 신나게 취한다.

 

마트에서 가장 싼 캔맥주 
케오 1천원 × 15 = 1만 5천원
국산 맥주보다 더 싼 맥주가 있다. 사이프러스산 맥주 케오는 100밀리리터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3백3원이다. 1만5천원으로 거의 5천 리터를 마실 수 있는 셈이다. 이 중 양으로는 가장 많지만, 맥주 맛까지 가장 뛰어난 건 아니다. 그래도 여름 밤이 너무 길 때, 혹은 길게 이어지는 야구 경기를 볼 때 한 캔씩 까면 원 없이 맥주를 마실 수 있다.

 

일본에서 막 수입된 부티크 맥주   
히타치노 네스트 화이트 에일 7천5백원 × 2 = 1만5천원
맥주에도 유행이 있다면, 지금은 세계적으로 일본 부티크 맥주의 인기가 올라가는 중이다. 히타치노 네스트는 컬트 사케를 만드는 기우치 주조에서 만드는 에일 맥주다. 일본에서 복을 부르는 상징이라는 부엉이가 ‘일본스럽게’ 그려진 이 맥주 두 명을 마시면 벚꽃이 다시 핀 것처럼 입 안이 화려해진다.

 

하우스 맥주집에서 산 에일 맥주 
북한산 페일 에일 1만6천원 
경리단길 끄트머리에 숨어 있는 펍, 크래프트 웍스 탭하우스에서는 가평에서 직접 만든 맥주를 판다. 외국인이 많고 가게 이름도 어려워 선뜻 들어가긴 힘들지만 북한산, 지리산, 백두산으로 이름 붙여놓은 맥주는 하나같이 훌륭하다. 2리터들이 맥주 한 병이면 혼자 마시기 딱 좋고, 친구네 집에서 왁자지껄 놀 땐 종류별로 한 병씩 사갈 만하다.

 

더치 커피를 섞은 밀맥주 칵테일
(호가든 3천50원 × 3) + 더치 커피 6천5백원 = 1만5천6백50원
늘 마시던 맥주가 지겨워지면 즉석에서 맥주 칵테일을 만든다. 호가든처럼 향기가 강한 맥주에 씁쓸하고 강력한 더치 커피를 조금 섞으면 오렌지 향은 더 강해지고 맥주 맛은 더 깊어진다. 커피 전문점에서 얼음을 넣지 않은 더치 커피를 산 뒤, 맥주 한 병에 소주잔으로 한 잔 정도의 더치 커피를 넣으면 된다.

 

아이스크림을 넣은 맥주 아포가토
(기네스 4천2백원 × 2) + 투게더 7천원 = 1만5천4백원
탄산이 팍팍 터지지 않는 흑맥주는 후끈한 여름밤에 찾고 싶은 맥주는 아니다. 그럴 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넣고 맥주 아포가토를 만든다. 밥 숟가락으로 최대한 동그란 모양으로 아이스크림을 두번 떠서 기네스 거품 위에 풍덩 떨어뜨리면 된다. 아이스크림이 살짝 녹기 시작할 때 마신다.

 

편의점 앞에서 마시는 맥주
(오비 골든라거 330ml 1천7백50원 × 3) + (500ml 2천4백50원 × 3) + 콘칩 1천4백원 = 1만4천원
전주에는 가게에서 마시는 맥주라는 뜻의 ‘가맥’ 문화가 있고, 맥주 애호가들은 길이나 한강변에서 마시는 맥주를 ‘길맥’이라고 부른다. 역시 한여름엔 편의점 앞 파라솔 아래에서 마시는 맥주가 최고다. 1만5천원으로도 이렇게 푸짐해, 마시다 지칠 땐 동네 친구를 부른다.

 

수입 식료품점에서 마시는 맥주
분트 엠버 3천5백원 + 사무엘 아담스 3천5백원 + 미첼롭 울트라 3천5백원 + 롤링락 3천5백원 = 1만4천원
이태원에는 수입 식료품을 파는 가게가 많다. 그중 경리단길 ‘해피스토어’에선 다른 데선 보기 힘든 미국 맥주를 조금씩 판다. 갈 때마다 외국인들이 문 앞에서 맥주를 마시는 걸 볼 수 있다. 마트에 비해 가격도 저렴해서 한 병 고르면 두 병 고르고 싶고, 그러다 서너 병씩 꼭 사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