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풀

‘소울’은 김추자에게만 있는 게 아니다.



삼청동에 새로 문을 연 스닉솔은 어쩌면 이런 것들만 모아놓았을까 싶게, 컬렉션이 아주 좋은 가게다. 젊은 문화를 제대로 아는 주인이 중심을 단단히 잡고 차린 상점. 이런 곳은 대체로 평판이 좋고 오래간다. 스페리 탑 사이더와 케즈, 버켄스탁과 잔 스포츠, 모두 일맥상통하는 하나의 기저가 있다. 분명한 ‘기원’과 고유한 ‘성격’. 브랜드가 이 두 가지를 모두 갖는 건 돈으로도 홍보 전략으로도 되는 일이 아니다. 스페리를 신는 사람은 남의 에르메스 데크 슈즈보다 내 스페리가 더 좋고, 케즈를 신는 사람은 이브 생 로랑 수트에 그걸 신어도 아무 문제 없다고 믿는다. 말하자면, 스페리나 케즈를 대신할 건 지구상에 없다고 믿는건데, 그 믿음이 기이할 정도로 굳건하다. 콜라는 상스러워서 샴페인만 마신다는 청담동의 누군가도 잔 스포츠 가방은 어디든 메고 다닌다. 결국 이미지 앞에서 가격표는 아무짝에 상관 없는 일이 되는 것이다. 브랜드 자체가 어떤 ‘컬처’로 상징되는 상표만 모은 스닉솔은 그래서 누구에게든 권하고 싶은 가게다. 그동안 삼청동엔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이라는 겸손한 간판을 건 팥죽집 때문에 다녔다. 이제는 그 동네에 갈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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