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 아들과 딸 – 오진혁, 기보배

아, 올림픽. 우리는 곧 이들의 얼굴을 보며 가슴 졸이는 밤과 낮을 보낼 것이다. 응원하고 기도하다 눈물을 흘릴 지도 모른다. 런던 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 10인을 만났다. 아니, 대한의 아들과 딸 열 명을 힘껏 안아주었다.

양궁 오진혁, 기보배

“양궁 선수는 좀 소심한 게 있죠?” 오진혁이 막 꿀단지를 발견한 곰처럼 웃었다. “저희는 살이 찌면 찌는 대로 둬요. 양궁은 잔근육이 중요하거든요. 근육이 커지면 불리해요.” 다시 찡긋. 촬영할 땐 “진지하게요!” 외치는 사진가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 전 귀엽게 하고 싶은데….” 순간 일동 폭소. 기보배는 그야말로 20대처럼, 막 태어난 어린 새처럼 입 주변 근육을 다 써서 말했다. “선수촌 생활, 갑갑할 때 있죠. 그런데 국가대표니까, 아무나 못하는 걸 제가 하고 있으니까. 그래도 가끔 선수촌 앞에 있는 카페도 가고 마트도 가고 해요. 가서 핸드크림 같은 것도 사오고. 아, 자기 전엔 게임도 해요, 사천성이라고.” 이들은 오전 5시 40분에 일어나 새벽 운동, 아침 먹고 오전 운동, 점심 먹고 오후 운동, 저녁 먹고 저녁 운동을 하는 식으로 살고 있다. 몸과 마음의 긴장을 7월 28일 남자 단체전 결승, 7월 29일 여자 단체전 결승에 맞추고 있다. 늘어지면 조여주고, 끊어질락 말락 할 때 다시 풀어주는 식으로. 바지춤에 뱀을 집어넣고 버티는 식의 정신력 강화 훈련은 없다. 그래도 단 하나의 목표에 모든 걸 집중하고 있는 지금이 가장 빛나는 순간이라는 걸 알고 있다는 듯이. 극도의 긴장을 앞두고 이렇게 허허로운 얘기를 나누면서, 오진혁과 기보배의 눈빛은 미동도 없었다. 스탠드에 서서 활시위를 당기고, 이 세상은 나와 노란색 과녁으로만 이뤄졌다고 느끼는 순간처럼. 그래서 호수처럼 온화하고, 다 끌어안을 것처럼 담대한 두 사람. 얼마 전엔 오진혁과 기보배 선수가 선수촌에서 비공식 시합을 했다고 한다. 오진혁이 다시, 곰처럼 웃으면서 말했다. “제가 졌어요. 잘하더라고요.” 기실, 어느 날 밤 태릉 선수촌에서 벌어졌던 그 시합이야말로 진짜 올림픽 결승보다 치열했을 테다. 에디터/ 정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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