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더 더 신동엽 1

신동엽은 원래 그랬다. 원래 아무렇지도 않게 야했고 능청스러웠다. 워낙 그랬던 신동엽인데, 세상에 신동엽 좀 보라며 난리다. 그에게 다소 엉뚱한 물건을 건넸다.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받았다. 그러고는 하라는 대로 하지 않았다.

의상 협찬/ 재킷은 존 화이트, 셔츠는 보스 블랙, 녹색 브이넥 니트는 이브 생 로랑 by 분더샵 맨, 체크무늬 팬츠는 꼼 데 가르송 옴므 플러스, 오렌지색 포켓치프는 테루티 by 존 화이트, 에나멜 로퍼는 레페토, 양말과 보타이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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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금’ 이 아니라 ‘29 금’ 인터뷰를 하려는 데 어떤가?
하하, 뭘 또 29금을….

난리났다는 표현이 웃기지만, 반응이 뜨거웠다. 봤나?
봤다. 좀 신기하기도 했다. 나는, 내가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해왔던 모든 것을 대중들이 다 알고 있을 거라는 착각을 하고 산 것 같다. 내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다는 얘기에 좀 놀랐다. 계속 한결같다고 생각했는데, 새로운 뭔가를 한 것처럼 생각되나 보다. 물론 이미 알던 사람들이 반가워하는 측면도 안다.

사실 오늘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남자 신동엽’ 얘기를 하려고 했다. 실패하고 물러나기도 하고 멋져지기도 하고 또, 자고 싶다는 말도 확 하는. 그런데 자고 일어나니 ‘색드립’ 점멸등이 켜 있었다.
사업 실패는, 그게 내가 회사에 나가 경영을 하고 주도적으로 뭔가를 한 게 아니었다. 공동 대표로 이름을 올리고, 연대 보증을 서고…. 고소 고발에 뭐에, 정말 다 얘기할 수가 없었다. 구차하니까. 나는 알려진 사람이니까 어떻게든 좋게 해결해야 했다. 큰 상처를 받았지만 결과적으로는 나를 이용해 욕심의 극한을 보여준 사람의 말로를 통해 권선징악을 봤다. 중요한 것은 그 시간이 인생을 통틀어 가장 값진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깨달음의 시간이었다.

사업 안 하고 개그만 하겠다는 깨달음?
나는 그때 행복이 뭔지도 몰랐다. 어떤 충족감이 행복이라고 느꼈을 뿐이다. 확신이 없었다. 그때는 조급했고 피폐했다.

언제? 신동엽이라고 쓰고 시청률이라고 읽던 그때?
하하, 6~7년 전 한창 바쁠 때 말이다. 그때 내 삶은 온통 숫자였다. 시청률에 한 주가 괴롭고 한 주가 기뻤다. 나를 진짜 쥐어짤 때였다. 극악스럽게 나를 밀어붙였다. 새 프로그램을 하면 프로듀서는 누구인지 어떤 성향인지 어떻게 일을 하는지, 작가는 또 어떤지, 상대 프로그램의 제작진, 출연진은 누군지, 어느 요일 몇 시 프로그램인지, 우리가 1분 먼저 들어가는지 5분 늦게 끝나는지. 그런 게 전부였다. 0.1퍼센트 때문에 잠을 잘 수 없었다. 그렇게 지내면서 이게 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청률이 아니라 다른 생각 좀 해보자 하는 기분이 들었다. 연예인으로서 누려도 되는 게 있다면 다 누렸고, 사랑받을 수 있을 만큼 다 받았다고 생각하면서 쉽게 말해 딴 데 눈 판 상황이었다. 돌이켜보면 자연스럽지 않은, 나답지 않은 결정이었다.

당신이 새로운 예능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식의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그랬을 수도 있다. 나는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 수치상으로는 정점이지만, 내가 이걸 또 하는구나, 하는 기분이 들거나 , 어 재미없으려고 하네, 하면 바로 그만뒀다. <러브하우스>,<남자셋 여자셋>, <해피투게더>,<헤이헤이헤이>, 다 그랬다. 그런 생각이 정점에 있을 때 방송이 아닌 다른 일에 한눈을 팔고 싶었던 것 같다. 15년 이상 방송하면서 더 이상 나올 게 있을까? 거품은 아닐까? 했다.

어떻게든 이 사랑을 계속 더 받아야지? 나는 그랬을 것 같다.
들킬까 봐 그랬던 것 같다. 내 자체의 함량이 그렇게 높지 않은데 모자라는 부분이 드러날까 봐 초조했다.

최고였다. 몰랐나?
수치에 목숨 거는 사람이었으니 수치로는 알았다. 그러나 수치만으로는 안 됐다. 결과적으로는 지금 훨씬 겸허하게 열심히 할 수 있게 되었지만.

연말 시상식을 보면서, 특히 사회를 보는 당신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꼭 지난 학기 반장이 이번 학기 반장 투표 진행하는 기분이랄까? 질투 나지 않았나?
전혀! 완전히 다르니까. 질투나 시샘이 아니라 부러움이었다. 그렇게 에너제틱한 방송을 나는 하지 못한다. 김용만 씨, 유재석 씨, 강호동 씨 상 탈 때마다 좋았다.

그 시간을 보낸 당신은 좀 달라 보였다.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중량감으로 함께 나오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하고 간 프로그램을 맡기도 했다.
숫자가 중요하지 않게 되었으니까. 여전히 시청률은 보통 회사의 매출처럼 중요하게 느껴지고 고민과 환호가 오가는 일이지만, 생각이 달라졌다. 내가 어떻게 보일까 보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있을까가 더 중요하게 생각되면서 상관없어졌다. 강호동 씨 그림자가 완연한 <강심장>을 맡는 일을 예전이라면 안 했을 것이다. <강심장>은 주어진 수명을 다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다시 살려보고 싶었다. 일반인들과 함께 수다 떨듯 즐기는 <안녕하세요>는 요즘 내가 정말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다. 내가 어떻게 보이는 것보다, 그냥 내가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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