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더 슈즈

2012.08.27GQ

폴스미스와 존 롭이 함께 구두를 만들었다.

폴스미스와 존 롭이 함께 구두를 만들었다. 누군가는 같은 종의 만남이라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그보다는 ‘이종의 결합’ 혹은 ‘문명의 충돌’이란 말이 더 맞다. 쾌활하고 자유로운 패션 브랜드 폴스미스와 고집스럽고 단단한 구두 브랜드 존 롭의 공통점이라면 영국이라는 지리적 특징뿐이니까. 브랜드 간의 공동작업은 그 경계를 확장하는 데 거침이 없다. 최근 나이키와 리바이스, 장 폴 고티에와 코카콜라, H&M과 마틴 마르지엘라 등 셀 수 없이 많은 브랜드가 함께 제품을 생산한다. 필요에 의한 작업인지, 아니면 보이지 않는 큰 흐름인지 의견이 분분하겠으나 후자가 더욱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지금 탈 작가주의를 외치고 있는 세상이라면. 소수의 문화가 지배하는 싸구려 엘리트주의에서 벗어나 인류문명은 점차 병렬화되고 있다. 나의 생각도 중요하듯 너의 생각도 중요하며 기준은 언제든 수정될 수 있다는 유연한 사고가 딱딱해진 것들을 타고 흐른다. 서로를 존중한 두 브랜드의 결과물은 새 구두를 만들어냈다. 좋은 가죽을 무두질해 정성스럽게 만든 존 롭의 구두 곳곳에 폴스미스의 유머를 더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색깔이고, 그중 제일 돋보이는 건 구두 끈이다.

    에디터
    오충환
    포토그래퍼
    CHUNG WOO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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