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젊은 유격대

2012.09.11유지성

넥센 히어로즈의 유격수 강정호가 가면을 벗었다. 아직 전성기는 아니라고 했지만, 시상식에서 뭘 입을지는 고민 중이다.

“방망이가 잘 맞으면 수비도 잘되고, 수비가 잘되면 방망이는 안 맞을 수도 있고. 하하. 홈런왕 욕심은 별로 없어요. 원래 홈런타자가 아니었으니까."

“방망이가 잘 맞으면 수비도 잘되고, 수비가 잘되면 방망이는 안 맞을 수도 있고. 하하. 홈런왕 욕심은 별로 없어요. 원래 홈런타자가 아니었으니까.”

수비할 때 글러브에서 공을 빼는 기술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교 시절 포수를 봐서인가?
수비할 때 글러브에서 공을 빼는 기술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교 시절 포수를 봐서인가?

포수로 드래프트되지 않았나?
고등학교 2학년 때 포수를 시작했다. 포수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글러브에서 공 빼는 게 빨라서.

순서가 반대였군. 공을 빨리 빼야 도루 저지를 잘할 수 있으니까. 그전엔 무슨 포지션에 섰나?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유격수였다. 그전엔 3루수.

발이 좀 느린 편이다. 수비할 때 어려운 점은 없나?
다른 선수들보다 좀 불리하지만 다른 장점으로 커버하면 된다. 수비 위치에 먼저 가 있는다거나, 스타트를 빨리 한다거나.

달리기도 연습하면 느나?
는다.

100미터 몇 초 뛰나?
자세한 건 어릴 때 재고 안 재봤는데… 13초? 14초?

음…. 광저우 아시안게임 전후로 수비가 급격히 좋아졌다는 평이다.
아, 그런가? 갔다 와서 그렇다기보다 겨울에 체중감량을 좀 많이 했다. 연습도 부지런히 했고.

야구도 체중이 영향을 많이 미치나?
잘 몰랐는데, 재작년부터 확실히 느낀다. 몸이 기억하고 있는 자기 밸런스를 찾아야 하는데, 살이 찌면 아무래도 순발력이 떨어진다.

이대호가 잘 치고 류현진이 잘 던지는 걸 보면….
자기 몸에 맞는 체중이 있는 것 같다.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당신의 주가는 상한가였다. 군대 안 가는 20홈런이 가능한 유격수. 트레이드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없었나?
갔다온 다음에 오히려 더 없었다. 이제 더 비싸졌을 테니까.

나를 그 정도 주고 살 데가 없다?
그렇게까지 다른 팀이 필요로 할까? 하는 생각이랄까.

유격수는 전 포지션 중 유일하게 확실한 ‘계보’라는 게 있다. 김재박, 류중일, 이종범, 박진만…. 욕심나나?
욕심난다. 아직 젊으니까 더 실력을 쌓아서 계보에 들어가고 싶다.

이 계보에는 아까 얘기했던 종류의 전제가 깊게 깔려 있다. “유격수는 수비가 우선이다.” 깰 수 있나?
깨 넘어야지. 수비, 공격 전부 겸비해서 깨고 싶다.

이렇게 묻고 싶다. 그 계보에 이름을 올리는 것과, 장종훈의 길을 걷는 쪽이라면 어느 쪽을 택하고 싶나? 장종훈은 유일한 유격수 홈런왕이었지만, 이듬해 3루로 자리를 옮겼다.
음, 아무래도 그 계보에 들어가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 유격수를 계속하고 싶으니까.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알렉스 로드리게스처럼 꼭 포지션을 옮겨야 하는 상황이라면 받아들일 수 있나?
당연하다. 팀을 위해서라면. 이왕이면 알렉스 로드리게스처럼 3루수로. 핫 코너이기도 하고, 방망이도 잘 쳐야 되고, 스타성도 있어야 하니까.

유격수 계보에서도 으뜸은 이종범일 텐데, 광주일고 선배다. 광주일고에선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건가? 좋은 선수가 끊이질 않는다.
정신력을 굉장히 많이 강조한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훈련을 많이 해서, 다들 정신력이 강하다.

올해가 전성기인가?
아직은 갈 길이 좀 더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 일단 수비도 그렇고, 방망이도 아직은 완벽하지 않다. 3할, 30홈런, 100타점 정도 치면 만족할 수 있을 듯하다.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다. 곧 시상식이다. 기다리고 있나?
시상식? 뭐 입을지만 생각하고 있다. 시상식이니 수트는 입어야겠는데, 뭘 입어야 할지 고민이다.

사복을 입으면 여지없이 화제가 된다.
요즘엔 하도 말이 많아서 얌전히 입는다.

    에디터
    유지성
    포토그래퍼
    박세준
    스탭
    어시스턴트 / 정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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