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에 출시된 테크 제품들

아는 만큼 탐구한 이달의 테크 제품.



아이리버 아스텔앤컨 AK100
사람마다 사치를 부리고 싶은 지점은 다른데, 한 번 빠지면 끝장을 보고 싶다. 그럴 때마다 비용이 문제다. 한편 적당한 물건이 없을 때도 있다. 예를 들어 걸어 다니며 최고의 음질로 음악을 듣고 싶다면, 무얼 선택해야 할까? 일단, 컬러플라이의 하이엔드 휴대용 플레이어가 있다. 하지만 한국에선 구하기가 힘들다. 코원? 소니? 다들 음장기술이 좋다. 그러나 하드웨어 한계를 뛰어넘지 못한다. DAC가 장착된 생김새도 근사한 플레이어를 기대하지만, 없었다. 이것을 아이리버는 알았다. 아니, 알아야 했다. 회사의 위기를 개척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정성을 다했다. 먼저 울프슨 8740 DAC를 장착하고, 음원 손실률을 최소화했다. 생김새는 섬세하고 점잖다. 이 제품을 구입할 사람이 누구인지 차분히 생각한 증거다. 그래서 반갑다. 사고 싶어도 살 것이 없던 사람들을 위로해줘서. 가격은 68만 5천원. 가격이 꼭 마음에 들진 않지만, 최선이 느껴진다. 걱정인 건, AK100을 쉽게 살 수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차가 있진 않을까? 그들이 부디 카오디오로 고개를 돌리지 않았기를.

RATING ★★★★☆
FOR 뚜벅이.
AGAINST 오너드라이버.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 2(SHV-E250)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전략은 이제 궤에 올랐다. 판매 성적도 그렇고, 디자인 차별성에서도. 차별화 전략 중 핵심인 펜 입력 방식은 갤럭시 노트 2에서 1024단계로 나눠 더욱 민감해졌다. 화면은 5.5인치로 늘렸고, 배터리도 키웠다. CPU는 쿼드코어 1.6기가헤르츠로 1.4기가헤르츠인 갤럭시 S3보다 좀 더 낫다. 램은 2기가바이트로 동일하다. 생김새도 거의 비슷하다. 지금 갤럭시 노트 2를 설명한다는 건 결국 갤럭시 S3와 비교하는 일이다. 이 둘은 아주 닮았으니까. 그러니 가장 큰 걸림돌도 갤럭시 S3다. 약간 큰 화면과 펜의 사용 여부를 제외하면 거의 비슷하다. 갤럭시 S3가 크기를 많이 키웠기 때문이다. 반면 작년에 구입한 갤럭시 노트 1을 사용하며 속도와 성능에서 답답함을 느꼈다면 노트 2는 가장 적절한 선택일 것이다. 키우긴 쉬워도 줄이기 어려운 건 차와 집만이 아니다.

RATING ★★★★☆
FOR 갤럭시 노트 1.
AGAINST 갤럭시 S3.





구글, 에이수스 넥서스 7
구글과 반스앤노블, 그리고 아마존은 7인치 시장에 초점을 맞췄다. 이들 모두 콘텐츠 및 서비스를 유통하는 회사다. 다르게 말하자면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도구로 7인치를 선택했다. 그래서 새로운 기술보다는 공통적으로 필요한 기능에만 집중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넥서스 7이다. 16기가바이트 모델이 29만9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도1280 X 800의 고해상 디스플레이, 쿼드코어 CPU인 테그라 3를 포함했다. 게다가 340그램밖에 되지 않으니 이쯤 되면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가격대 성능비’. 만약, 태블릿 PC에서 이 기준을 정확히 지키고 싶다면, 넥서스 7은 정답이다. 오히려 제품자체보다는 현재 상황이 애매하다. 스마트폰에 최적화 된 모바일 웹페이지는 7인치엔 벙벙하고, PC용 브라우저는 너무 꽉 찬다. 7인치 전용 앱도 많지 않다. 건강식품도 맛이 없으면 손이 잘 가지 않듯 살 때는 야심차지만 정작 손에 쥔 건 스마트폰이 될지도 모른다.

RATING ★★★★☆
FOR 건강식품.
AGAINST 인스턴트 식품.





니콘 P7700
P7700을 처음 봤을 때, 하필 이런 생각을 했다. ‘참 괜찮은 CRT 모니터 같다.’ 이유는 간단하다. 크기와 무게는 부담되지만, 성능만큼은 보장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P7700은 과거 필름 카메라 FM2를 만들던 니콘의 단단한 정신은 아직 여전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수많은 다이얼로 감도, 노출, 촬영 모드, 줌, 조리개를 각각 단박에 조정할 수 있다. 게다가 LCD창은 360도로 돌아간다. 결과물은 만족스럽다, 정확하게 말하면, 딱 생긴만큼이다. 최대 조리개 2.0, 광학줌 7.1배, 감도 6400이 줄 수 있는 최상의 이미지. 하지만 이 카메라를 선뜻 구매하기 힘들 수도 있다. 센서의 크기가 1/1.7인치라는 사실 때문이다. 최근 소니의 RX100이 이끈 대형 센서 열풍을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아마도 1시리즈가 미러리스 카메라 치곤 작은 센서를 탑재하고 있기 때문에 하이엔드 카메라의 센서를 키웠을 때 1 시리즈의 경쟁력이 떨어질 걸 염려 했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니콘이 미러리스 시장에 진출할 때 잘못한 선택이 나비효과처럼 하이엔드 카메라의 발목마저 잡을지도 모를 일이다. 최저가 55만원 선.

RATING ★★★★☆
FOR CRT 모니터.
AGAINST 나비효과.





와컴 잉클링
화면에 직접 쓰는 태블릿 PC는 결국 종이가 아니라서 세밀하게 표현하기 어렵다. 작성한 종이를 스캔하는 방식은 번거롭다. 만약 작성한 종이와 데이터 모두를 갖겠다면, 여러 과정이 필요했다. 잉클링은 종이에 글이든 그림이든 아무렇게나 끄적여도 스캔한 듯 저장하며, 그 순서까지 모두 따로 따로 기억한다. 리시버를 종이에 끼우고 제공된 볼펜으로 쓰기만 하면 된다. 어떤 면에선 직접 화면에 쓰는 방식보다 훨씬 더 혁신적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종이에 작성하는 건 잉클링 전용 볼펜으로만 가능하다. 다른 건 둘째 치더라도 오래 쓰기엔 좀 두껍고 무겁다. 게다가 다양한 필기구를 사용할 수 없으니, 종이의 장점, 즉 다양한 필기감을 느낄 수가 없다. 만약 미끄러운 볼펜이 싫다면? 진짜 종이에 쓰는 장점을 온전히 흡수하진 못했다. 아니, 우리의 욕심이 과했다. 영화 <부당거래>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알아요.” 종이를 사용하게 해준 호의는 완벽한 권리가 될 수 없을까? 최저가 32만원 선.

RATING ★★★★☆
FOR 볼펜 애호가.
AGAINST 만년필 애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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