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거리든 어디든 다 북적이지만, 실은 집에서 혼자 있는 시간이 더 많은 12월.

1. 꽃을 꽂는다. 단순한 모양에 주둥이가 넓지 않은 꽃병 그리고 제멋대로 자란 석화버들, 이렇게 두 가지를 갖춰놓고 그때그때 어떤 한 송이를 바꿔가며 꽂는다. 이번엔 네덜란드 작약을 꽂았다. 유리병 5만원, 클라스카. 작약 4만원, 제인 파커. 매캐한 장미 향 향수 ‘롬브르단로’ 17만5천원(100ml), 딥디크. 나무로 만든 선글라스 27만9천원, Shwood by 스컬프.

2. 비싼 마스크 팩을, 아끼지 말고 척척 퍼 바른다. 블랙 로즈 크림 마스크 16만원(60ml), 시슬리.

3. 배숙을 만든다. 한 솥을 끓여, 두고두고 데워 마신다. 어설픈 감기 따위 얼씬도 못하도록. 배와 계피와 생강과 꿀, 모두 SSG 푸드 마켓.

1. 편지를 쓴다. 공들여 고른 편지지에 쓴다. 왼쪽 편지지와 봉투 세트 ‘시티라이프’ 15만원(50매), 피나이더. 한지에 물을 들인 엽서 1만5천원(5매 세트)와 붉은색 종이끈, 모두 장지방. 정경자 사진집 2만원(2권 세트 한정판), 유어 마인드.

2. 비누와 주방세제와 섬유 탈취제를 바꾼다. 방에서 전혀 다른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주방세제 ‘알로에&그린티’ 1만3천원, 와킨스. 섬유 탈취제 ‘베이비’ 1만5백원, 런드레스.

3. 천체망원경으로 별을 찾는다. <도라에몽 후시기노 사이언스>에 딸린 부록 망원경 2만9천원, 영풍문고.

4. 초를 켠다. 경건함과 순수함, 혼자서라면 그런 감정도 간지럽지만은 않다. 앞에서부터 ‘등대’ 1만5천원, 아틀리에드 밀레. 솔방울 모양 밀랍초 2만원, 뮤제 아시아. 사각뿔 모양 향초 1만원, 베이지컬리. 자작나무 가지 5천원, 소재이야기.

1. 벼룩시장을 계획한다. 옷 팔아 옷 사고, 판 팔아 판 사는 ‘검소한’ 소비생활을 이제부터라도 계획한다. 접시는 10만원대, 모두 마이클 아람.

2. 2012 컴필레이션 시디를 만든다. 무슨 노래로 채우든, 마지막 곡은 프랭크 오션의 ‘Bad Religion’이 어떨는지. 공시디 2만4천원(프린터블 50장), 다이오유덴 by 천사공시디.

3. 올봄에 채집한 식물을 정리한다. 지금쯤이면 완전히 말랐을 터, 두툼한 노트에 보기 좋게 옮겨 붙이고 메모도 남긴다. 아티스트 히마의 드로잉이 있는 세 가지 노트, 모두 오벌에서 판매.

1. 지도를 펼친다. 영문으로 된 지도를 펴면 잘 아는 국내 도시도 어쩐지 낯설게 보이기도 한다. 우리나라 전도 3만2천원(영문판), 성지문화사.

2. 조카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을 고른다. 턱받이 3만6천원, 베이싱 에이프.

3. 위스키를 마신다. 곁들일 견과류나 진한 초콜릿이 있다면 혼자 마셔도 그럭저럭 괜찮다. 틴케이스가 딸린 12년산 위스키 한정판 4만원대, 시바스 리갈.

4. 내일 궁에 입고 갈 수트를 챙긴다. 아무래도 관광객이 덜 붐비는 곳은 창경궁이다. 니트 타이 28만원, 톰 포드. 포켓스퀘어 10만원, 알렉산더 올치 by 10 꼬르소 꼬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