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탐구한 이달의 테크

아는 만큼 탐구한 이달의 테크 제품.




애플 아이패드 미니


“크기만 작아졌고 나머지는 똑같다”는 비판은 유서가 깊다. 전자제품 회사가 곧잘 크기와 무게, 두께만 줄여서 출시하곤 한다. 그런데, 아이패드 미니에 대해선 같은 비판이 없었다. 사용자들이 그간 아이패드에 바랐던 건 좀 더 가볍고 작아지는 것뿐이었나 싶은 대목이다. 9.7인치에서 7.9인치로 줄었다. 숫자로는 별것 아닌 것 같은데, 한 손에 쥘 수 있는 것과 두 손으로 드는 게 다르고, 가방에 문고판 한 권 넣는 부담과 양장본 한 권 넣는 부담이 달랐다.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아닌 만큼 해상도는 아이패드 2 수준이고 또 어둡지만, 신경쓰일 수준은 아니다. 속도 면에서는 3세대 아이패드와 거의 같았다. “크기만 작아지고 나머지는 똑같은” 게 긍정적인 상황이었다. 결국 3세대와 같은 크기와 무게, 두께에 속도는 더 빨라진 아이패드 4세대가 함께 출시되면서, 모두 행복하고 3세대 아이패드 사용자만 불행해졌다. “크기만 작아졌고 나머지는 똑같다”고 3세대 아이패드 사용자가 비판하거든, 위로 차원에서 가만히 들어줄 필요가 있다. 16기가바이트 와이파이 모델 기준 최저가 39만원대.

RATING ★★★★☆
FOR 책은 문고본.
AGAINST 책은 양장본.




아토믹 플로이드 파워 잭스+리모트


모든 사람이 만족하는 제품은 없다. 하지만 아토믹 플로이드는 다 같을 수 없는 취향에 대해 두 가지 준비를 했다. 힘 있는 소리로 확실한 캐릭터를 구축해, 맘에 들지 않는 사람은 가까이 오지 말라는 경고의 빨간색을 내비치는 것. 또 하나는 설사 소리가 취향에 꼭 맞지는 않더라도 티타늄, 알루미늄, 케블러 같은 견고한 소재들에 기대 반감을 누그러뜨리는 것. ‘비교적’ 저가인 파워 잭스+리모트에서도 빨간색과 소재는 어디 가지 않았다. 소리는 차갑다. 높은 주파수대의 소리를 비중 있게 잡아내 극적인 느낌을 잘 살린다. 너무 잘 살려서 가끔 신경에 거슬리기도 하나, 각 주파수대를 일정하게 표현하는 편이고 이어폰으로서는 꽤 넓은 헤드룸으로 안정적이다. 록보다는 팝, 그중에서도 일렉트로닉 팝에 적절하겠다. 마이클 잭슨으로 치면, 잭슨 5 시절보다는 솔로 쪽이다. 최저가 18만원대.

RATING ★★★☆☆
FOR <철남> 츠카모토 신야.
AGAINST ‘뜨거운 안녕’ – 토이.




후지필름 XF1


후지필름의 카메라 라인업은 저가형 디지털 카메라 쪽에서 EXR 시리즈의 명성이 여전한 가운데, X-PRO1이나 X-E1처럼 무모할 정도로 화질에 집착하는 고가의 카메라가 있고, 중간이 없었다. X100과 X10이 그 역할이었으나, 그들이야말로 고전적인 디자인과 높은 출시가의, 골똘한 인상의 시작이었다. XF1은 융통성이 있다. 크기와 무게가 상식적인 수준이고, 알루미늄과 가죽을 함께 쓰고, 반듯하게 각진 외관을 채택해 고전적인 디자인에 대한 고집을 조금 꺾었다. F1.8의 밝은 렌즈와 CMOS 2/3인치는 X10을 기준으로 했을텐데, X10보다는 더 직관적이고 조작이 쉽다. 예컨대, 렌즈 경통으로 카메라를 켜고 끄는 방식, E-Fn 같은 개인화 설정 방식 등이 좀 아기자기하달까? X10이 남성 사용자를 겨낭한 카메라라면, XF1은 여성 사용자를 겨냥했다고 보면 크게 무리 없을 것 같다. 최저가 69만원대. 그래도 70만원은 안 넘겼다.

RATING ★★★★☆
FOR ‘나도 여자랍니다’ – 장나라.
AGAINST 소니.




소니바이오 듀오 11


윈도우 8의 출시와 함께 태블릿을 응용한 노트북이 쏟아져 나왔다. 윈도우 8의 타일 형식 UI는 태블릿과의 대응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고, 마침 노트북도 태블릿의 장점을 흡수하는 데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360도 회전 스크린, 슬라이딩 키보드, 분리형 키보드의 다양한 방식을 선보였는데, 듀오 11은 그중에서도 슬라이딩 키보드 방식을 택했다. 버튼을 누르거나 힘주어 당기지 않아도 되고, 비교적 튼튼히 고정되어 안정적이었다. 4기가바이트 램, 코어 i5-3317U CPU, 128기가바이트 SSD 사양은 태블릿을 삼킨 노트북 분야에서는 거의 표준에 가깝지만, 알루미늄 유니보디의 고급스러운 마감, 11.3인치의 작은 화면에서 실현한 1920×1080의 고해상도, 노트북에서 꽤 드문 16:9의 화면비율,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 압력을 감지하는 디지털 스타일러스 펜 기본 제공 등은 있는 힘껏 쏟아 부은 소니바이오의 물량을 보여주는 증거다. 소니바이오로서는 노트북 분야에서 가진 자사의 혁신성을 이어갈 또 하나의 전기라고 본 듯하다. 낯선 윈도우 8의 UI에 적응하는 건 모험일지 몰라도, 듀오 11을 선택하는 건 모험이 아니다. 최저가 1백64만원대.

RATING ★★★★☆
FOR “많은 건 새것이 좋지.” – 윤종신
AGAINST 여전히 아이패드.




만도 풋루스


위니아만도가 아니라 만도다. 만도는 자동차 제동장치와 조향장치 생산으로 유명하다. 전기자전거 풋루스는 생활가전이 아닌, 자동차 산업에서 태어났다. 그 단단하고 안정적인 설계를 납득할 것이다. 두 가지 구동 방식이 가능하다. 스로틀을 누르거나 페달을 돌리거나. 12도 경사까지는 물리적인 힘을 가하지 않고도 너끈히 올라간다. 모드 가속감과 페달감을 조절할 수 있고, 수동 변속으로 거리 상황에 맞는 대응도 가능하다. 테스트 시 최대속력은 25~30킬로미터. 페달을 밟는 동력이 전기에너지로 전환되어 배터리를 충전하므로, 방전을 걱정할 것도 없다. 풋루스에 체인은 불필요했다. 하지만 오히려 과거 전기자전거의 단점을 답습하는 부분이 있다. 모터 소음 때문에 주목받을 확률이 높다. 접을 수 있지만, 가볍게 끌 만한 무게가 아니다. 인간의 힘으로 내는 가속이 아니므로, 만만히 봤다가는 큰 코 다친다. “자전거보다는 자동차에 가깝다.” 가격도. 출시가 4백만원대.

RATING ★★★☆☆
FOR 너는 숟가락으로 떠줘야 먹을래?
AGAINST ‘나는 나인 나’ – 이상은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