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퍼센트의 렉서스를 만나는 법

이달 가장 유쾌하게 진보한 단 한 대의 차. 1월엔 렉서스 올 뉴 LS600hL이다.



엔진 하이브리드 (V8 가솔린, 전기 모터)
배기량 4,969cc
변속기 무단변속기(CVT)
구동방식 항시사륜구동(AWD)
최고출력 394마력
최대토크 53kg.m
최고속도 시속 210킬로미터
공인연비 리터당 10킬로미터(4등급)
가격 1억 6천9백만원(5인승), 1억 7천9백30만원(4인승)



렉서스의 시대가 있었다. 한국 자동차 시장이라는, 변덕스러운 거대 소비 영역의 지배자였다. “그 집에서 렉서스 샀대, 우리도 사자”는 식이었을까? 그 와중에 ‘렉서스는 도서관보다 조용하다’는 말이 격언처럼 남았다. 하지만 유행은 가고 만다. 다른 브랜드에서 출시한 실차에 밀리는 건 수순이었다. 새 자동차는 ‘지금’을 가장 촌스러운 것처럼 만들어버린다. 2012년 언젠가 찍은 사진의 빛이 벌써 바래는 것처럼.

시간은 냉정하게 갔는데, 렉서스 LS가 새해처럼 돌아왔다. 6년 만이다. 보고 느낄 수 있는 모든 세부에 철학이 제대로 응축돼 있고 아낌없이 투자한 결과, 이 차 안에 있을 때는 아쉬워할 겨를조차 없다. 이제 렉서스는 완벽한 하나의 텍스트로서 혹은 감상의 대상으로서 대접받을 이유가 충분하다. LS600hL은 렉서스의 기함 LS 중에서도 최상위 모델이다. 비싸서, 고급스러워서, 조용해서 좋은 차로 결론 내리는 방식은 그 모든 평가가 옳다 해도 성급하다. 세세하게 따져봐야 옳다.

핸들의 두께와 질감은 아무것도 보채지 않는다. 듬직하게 손안에 잡혀서 운전자를 달래듯, 끌어안 듯한다. 서울의 체감온도가 영하 20도를 넘나들던 날, 핸들 온도를 조절하는 버튼을 찾으려다 온기를 느꼈다. 렉서스에는 운전자의 체온과 외부온도를 알아서 감지해 실내온도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 핸들과 시트의 온도도 같이 조절하는, ‘렉서스 클라이밋 컨시어지’라는 시스템이다. 그 도시의 첫인상을 결정했던 어떤 호텔 문지기의 환대…. 나무의 결조차 자연스럽다. ‘시마모쿠’라는 목재를 38일 동안, 67가지공정을 거쳐 다듬어 썼다.

가죽은 도톰하고 스티치는 우직하면서도 섬세하다. LS600hL의 ‘h’는 하이브리드라는 뜻이다. 베터리가 완전히 충전돼 있을 경우, 시속 40킬로미터까지 전기 모터의 힘으로만 가속한다. 렉서스는 가솔린 내연기관의 소음조차 완벽에 가깝게 제어했는데, 전기 모터만 쓸 땐 그야말로 활공하듯 한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도 다르진 않다. 맹금류의 은밀한 비행, 거대 유람선의 크루징, 다 내려놓고 혼자 나가는 산책…. 물론, 4,969cc 가솔린 엔진이 내는 53kg.m의 최대토크, 그 맹렬한 가속에서 오는 쾌락도 있다.

하지만 포르쉐 같은 스포츠카가 혈류를 뒤섞다가 머리를 땅, 때리고 가는 감각은 아니다. 사람의 몸을 거대한 욕조로 보고, 소매를 팔꿈치까지 걷어서 휘휘 젓는 것 같다. 위쪽의 뜨거운 물과 아래쪽의 찬물을 섞으려고. 따뜻하고 좋은 술을 딱 두 잔 마신 기분이 이럴까?

렉서스는 조화다. 찬물과 뜨거운 물, 여름과 겨울, 산과 바다, 네모와 동그라미…. 럭셔리는 화려하게 압도하는 게 아니라고, 다정하게 환대하면서 운전자와 승객을 안아주는 거라고 속삭이는 것 같다. 라디오 볼륨을 높이려고 동그란 버튼을 돌리는 부드러운 감각에서조차 렉서스의 마음이 느껴지는 걸 보면.

그야말로‘ 렉서스다운’ 엔진룸.의뭉스러울 정도로깔끔하다. 모니터는웬만한 랩톱 크기,12.3인치다.“편안하세요?”가만히 묻는 겸양,렉서스의 총체이자그들이 정의한호화로움이다.렉서스가 추구하는마음, 진짜 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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