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달의 신제품 탐구

아는 만큼 탐구한 이달의 테크 제품.




애플 아이폰 5


소설가 김연수는 산문집 <지지 않는다는 말>에서 여행자란 “(여행지에 대해) 모든 걸 다 아는 것처럼 넘겨짚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아이폰이란 그런 여행지일까? 아이폰은 새로 나올 때 마다, 넘겨짚을 수 있는 부분이 많다. 길이가 4인치로 늘어나고, 후면 디자인이 바뀌고, 빨라져도, 확연하게 바뀐 것 같지 않다. 김연수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거기서 아예 살고 싶었어’라고 말하는 사람들에 더 솔깃했다.” 아이폰 5는 과연 흥미로운 여행지는 아닐지 모르지만, 집으로서는 꽤 안정적이고 매력적이다. 운영체제와 하드웨는 여전히 긴밀하고(진짜 ‘집’을 찾아주는 지도는 불안하지만), 엄지손가락으로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는 화면 비율은 ‘그립감’까지 계산 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이전 아이폰 4나 4S와 달리 모서리를 ‘다이아몬드 커팅’으로 다듬어 마감까지 견고해졌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기존에 아이폰을 사용했던 사람들의 ‘집’으로만 점점 더 공고해지는 것 같다는 점이다. 물론 그것이 애플다운 결정이겠지만, 많은 여행객이 찾아오게 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갤럭시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들고 있는 노트는 꽤 훌륭하니까.

RATING ★★★★☆
FOR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AGAINST <여행의 기술>





삼성전자 갤럭시 카메라


갤럭시 카메라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참여해 만든 카메라다. LTE 통신과 안드로이드 OS 젤리빈을 탑재해 카메라에 스마트폰을 추가한(아니면 그 반대인) 제품이다. ‘스마트 카메라’라는 꽤 정확한 과녁을 조준한 콘셉트다. 한데, 어쨌든 ‘카메라’이기 때문에 카메라의 기능을 의심하는 건 당연하다. 최대 광학줌이 21배줌, 최대 개방 조리개는 f2.8이라는 괜찮아보이는 수치가 있자만, 그 이면엔ISO3200이 최대 고감도이며, 최소 조리개는 f8.0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IT 전문지 <더 버지>에서도 결과물이 200달러짜리 카메라와 별반 다를 바 없다는 평을 내놓았다. 결국 ‘똑딱이’ 일까? 아, 카메라가 아니라 스마트폰인가? 하지만 전화는 안 된다. 참고로 미국에선 통신사 가입 없이 구입할 수 있다. 499달러. 한국 가격은 약 75만원 선이고 공식적으론 통신사에 가입해 매달 통신요금을 지불해야만 사용할 수 있다. 약정은 24개월부터.

RATING ★★★☆☆
FOR 오만.
AGAINST 편견.




소니 HMZ-T2


하필 아무도 없는 극장이 반가운 이유를 생각해본다. 옆사람 팝콘 소리가 거슬리고 행여 누군가가 “절름발이가 범인이다”하고 외치지는 않을까 걱정하기 때문일까. 하지만 자신만의 스크린은1백 인치를 넘기 어렵다. 그것마저도 완벽하게 선명하길 원한다면 50인치 LED TV가 현실적인 목표다. 이런 상황에서 머리에 쓰고 보는 HMD(Head-Mounted-Display)는 한 사람만을 위한 초대형 극장이다. 눈앞에 딱 붙은 7백50인치 가상 스크린을 지녔기 때문이다. 소니는 1년 전 HMZ-T1의 전량 매진으로 자신감을 얻었다. HMZ-T2에선 착용감과 여러 성능 면에서 나은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3D 영상에선 일반 TV보다 더 나은 공간감을 보여준다. 하지만 눈이 정말 쉽게 피로하며 몇십분만 봐도 충혈될 정도다. 당연한 결과다. 인간의 눈은 밝고, 선명하고, 커다란 것을 보면 시리다. HMZ-T2의 가상 스크린도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분명 그렇다.

RATING ★★★★☆
FOR 예민한 사람.
AGAINST 눈이 예민한 사람.





캐논 6D


카메라가 작아지는 파도는 결국 풀프레임 DSLR까지 다다랐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작은 크기는 모든 카메라의 숙명이 되었다. 6D는 작다. 비교대상이 정확해야 하는데, 다른 풀프레임 DSLR에 비해서 말이다. 5D 마크Ⅲ에 비해 200그램 가벼워진, 680그램이고 650D가 575그램임을 감안했을 때, 풀프레임 보디로서 엄청난 진보를 했다. 게다가 와이파이를 통해 파일 전송과 무선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은 무엇보다 중요한 지점이다. 카메라의 가장 큰 파도가 ‘작은 크기’라면 ‘스마트’는 모든 전자기기의 운명쯤 되었을 테니까. 최대 고감도도 25600까지인데, 뛰어난 노이즈 억제력을 보여준다. 크기는 작아졌지만 편의사항은 오히려 좋아진 편이다. SCN(장면) 모드를 통해서 준전문가용 DSLR임에도 불구하고 편리한 사용까지 도모했다.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경쟁제품인 D600에 비해 AF 측거점이 현저히 적다는 점이다. D600이 39개인데 비해 6D의 경우 11개다. 그럼에도 다른 많은 장점 덕분에 6D의 가치는 충분하다. 사실, 이 모든 게 그렇게까지 놀랄 일인가 싶다. DSLR은 캐논의 일이었으니까. 최저가 2백10만원대.

RATING ★★★★☆
FOR 5D 마크 Ⅲ 구매 희망자.
AGAINST 철원 두루미 촬영 희망자.





로지텍 스피커


스피커는 거실이든 방이든 어떤 ‘오브제’로 존재해야 하기 때문에 소리만큼 생김새도 간과할 수는 없는 지점이다. Z553은 XBOX 스타워즈 에디션을 사면서, 꿈에서 광선검을 휘두르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모습이다. 말하자면, 로지텍은 누가 이 스피커를 좋아할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 거실의 게임기와 PC를 2개의 3.5밀리미터 AUX와 RCA를 따로 연결해서 사용할 사람들 말이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 제품은 취향‘대통합’을 이루기에 충분하다. 2개의 위성 스피커를 보고 있으면 건담의 양 어깨에 달려 있는 미사일 같으니, 지금이라도 당장 게임기를 켜고 <건담 무쌍 3>를 하고 싶은 마음까지 스멀스멀 생긴다. 소리를 들어보면, 액션 게임에 정말 어울릴 만한 저음부를 지녔음을 알 수 있다. 최저가 18만원이란 가격은 단지 베이스만을 놓고 봤을 땐 충분히 만족스럽다. 게다가 베이스 소리의 양도 유선 리모컨으로 줄였다 키웠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저음부에 비해 고음부 소리는 많이 비어 있다. 좋다, 나쁘다의 문제가 아니라, 휑하다. 베이스가 뼈진 소리를 내니 더욱 비교된다. 취향의 대통합을 이룰 수는 있어도, 소리의 빈부 격차는 줄이지 못하니, 뛰어난 리더는 아닌 것 같다.

RATING ★★★★☆
FOR 대통합.
AGAINST 빈부 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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