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의 에프론 <2>

지금까지의 잭 에프론이 아닌, 이제부터의 잭 에프론은 좀 더 야생적으로.

수트는 클린톤, 셔츠는 디올옴므, 타이는 켈빈 클라인 컬렉션.
수트는 클린톤, 셔츠는 디올옴므, 타이는 켈빈 클라인 컬렉션.

인생이라는 배의 선장으로서, 에프론은 자신의 항로 목적지를 테르프시코레(주2)와 멜포메네(주3), 칼리오페(주4)같은 머나먼 곳으로 잡았다. 그의 항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그의 항해는 시작되었고, 그는 이미 루비콘 강(주5)을 건넜다. 물론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그의 실수를 찾는 건 꽤나 쉬운 일이다. 서스 박사의 동명의 책을 각색한 영화 <로렉스>에서 당시 에프론은 주인공의 목소리 역할을 맡았는데, 그 영화의 개봉 당시 사고로 그의 주머니에서 레드 카펫 위로 콘돔이 떨어져 그가 누군가와 사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일 같은 것 말이다. (“정말 완벽한 병신 짓” 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의 손에는 감옥에서 새긴 YOLO라는 문신도 있는데, – You Only Live Once – 에프론은 문신에 대한 상세한 것은 잘 기억하지 못했다. “내 인생 처음으로 6년 동안이나 혼자였어요. 그때 난 그걸 견디는 게 너무 힘들었죠.” 그러나 <페이퍼 보이> 처럼 노골적이고, 진지하며, 성공적인 영화는 없었다. <페이퍼 보이>는 리 다니엘스 감독의 살인과 저널리즘, 그리고 늪지대에서의 섹스 같은 요소가 가미된 펄프 픽션으로 작년 10월 5일에 개봉한 작품이다. “난 좀 위험한 요소가 있는 프로젝트를 원했어요.”

에프론은 여러 훌륭한 중견 배우들과 함께 캐스팅되었지만, 그 역시 뒤지지 않는 연기력을 선보였다. 그리고 다니엘스는 배우들의 연기를 좀 더 현실적으로 확실하게 이끌어냈다. 로맨틱 코미디의 마초적 남자배우에서 연기파 배우로서 매튜 맥코노히의 깊은 내면적 변화는 영화에서 그가 연기한 제멋대로인 성격의 잘나가는 신문기자 워드 잔센 역에 훌륭하게 녹아 있다. 워드는 에프론이 맡은 근육질에 순진한 대학 중퇴자인 잭의 형이다. 둘은 여러 상황을 겪으며 함께 니콜 키드먼에게 빠지게 된다. 워드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지만, 잭은 그녀의 육체만를 원할 뿐이다. 니콜 키드먼은 어린이에서 단순히 어른으로 몸만 자란 섹스돌이라고 말할 수 있을, 샬롯 블레스 역을 맡았다.

(주2) 테르프시코레 : 노래와 춤의 여신.
(주3) 멜포메네 : 비극의 여신.
(주4) 칼리오페 : 웅변, 서사시의 여신.
(주5) 루비콘 강 : 이탈리아 북동부를 동류東流하여 아드리아 해로 흘러들어가는 작은 강. 로마 공화정 말기 카이사르가 원로원의 보수파에 대항해 내란을 일으킬 때 건넌 강으로, 돌이킬 수 없음을 시사하는 말.

재킷, 셔츠, 바지 모두 발렌시아가, 구두는 구찌.
재킷, 셔츠, 바지 모두 발렌시아가, 구두는 구찌.

이 영화가 그동안의 에프론의 역할에서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를 묘사하기 위해, 나는 아주 강렬한 장면 – 니콜 키드먼이 잭 에프론의 얼굴에 소변을 보는 장면이 아닌 다른 – 인 존 쿠삭이 수감된 감옥을 방문하는 장면에 대해 말해볼까 한다. 서로를 만질 수 없는 이 장면에서 니콜 키드먼이 성행위를 하는 연기를 하고 존 쿠삭이 그를 통해 바지 속에서 자위를 하는 모습을 잭 에프론은 그저 바라볼 뿐이고, 매튜 맥코노히는 그가 발기했다는 사실을 감추려고 한다. 이 장면에서 그의 이전까지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그 장면을 본다는 것은 매우 괴로운 일이다. – 정말 강렬한 자극이어서 – 차라리 바라보는 것보다 그 장면을 찍는 것이 훨씬 나을 지경이었다. “그건 영화 찍는 첫날이었어요” 라고 에프론은 회상했다. “그리고 니콜은 완벽하게 해냈죠. 그녀가 우리에게 말했어요. ‘난’ 내 역할대로만 하겠어. 당신들은 어쩔 거야?’ 난 내 인생에서 그렇게 놀란 적은 두 번 다시 없을 거예요. 하지만 그 장면 덕분에 내가 이 영화를 어떤 마음가짐으로 시작해야 하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었어요.” 그건 단순히 신문기사용 허튼소리나 잘 보이기 위한 허풍이 아니라 에프론이 진심으로 자신의 역할을 찾아내고 두 번 다시 그가 디즈니에서의 예쁜 소년 이미지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했다.

에프론의 내적 저항이 두드러지면서, 그는 과거로 돌아갈 모든 가능성을 버렸다. 이후 에프론은 라민 바흐러니의 신작 <앳 애니 프라이스>라는 영화에 출연한다. 에프론은 농장주의 아들로 태어나 카레이서를 꿈꾸는 딘 위플을 연기하는데, 그는 오직 자신의 성취감을 위해 그의 가족을 파괴하는 냉소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그는 나쁜 남자죠. 하지만 그게 내가 추구하는 거예요. 도덕적 가치가 결여된 사람. 나는 잿더미에서 부활하기 위해, 더 깊은 나락으로 굴러 떨어지길 원해요.”

에프론은 이미 링크스(주6), 킨카주(주7), 한 쌍의 날다람쥐, 그리고 회색여우와의 촬영을 끝마쳤다. 그의 친구인 크리스는 온라인으로 선풍기를 사기 위해 한창 집중하고 있었다. (그는 다이슨 사社의 에어 멀티플라이어 하나만 가지고 있었다.) 모든 동물이 더위에 헐떡거렸고, 오직 에프론 혼자서만 활력이 넘쳤다. 그는 친칠라를 보고 탄성을 질렀다. “친칠라, 진짜 멋지네요!” 잭 에프론은 장갑을 낀 팔을 리처드에게 내밀었다. 약간의 실랑이 끝에 리처드는 마지못해 그의 팔에 앉았다. 매는 그의 강인한 눈동자를 에프론의 파란 눈동자와 맞추었다. 에프론이 날개를 펴고 하늘로 날아올라 자유로워지길 원하는 마음을 꿰뚫어보는 것 같은 눈빛이었다.

(주6) 링크스 : 살쾡이과의 동물.
(주7) 킨카주 : 중남미에서 나무 위에 살며 주로 나무 열매를 먹는 너구리과의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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