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자라고예!

날마다 조금씩 잘생겨 보이는 남자. 누가 양상국을 촌놈이라 하는가?

“와, 내 진짜 생전에 이런 옷 처음 입어 본다. 와, 이게 다 진짜 뭐고, 이게.” 겨자색 재킷과 팬츠, 데님 셔츠는 모두 유니버셜 웍스 BY 애딕티드, 신발은 클레이, 선글라스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고향은 진영이고, 학교는 창원에서 나왔죠? 저랑 같아요. 나이도 같고.
아, 진짜요? 고등학교 어디 나왔어요?

창원중앙여고.
아, 그래요? 저 창원고등학교 나왔어요. 그쪽 애들하고 미팅 많이 했는데.

어쩐지 좀 본 듯하더라니! 그런데 창원이건 진영이건 그렇게 촌은 아니잖아요.
아니, 저도 촌놈 개그를 하면서 느낀 건데, 서울 사람들은 지방이면 다 촌으로 보더라고요. 요즘 진영에 내려가보면 커피빈도 있고, 배스킨라빈스도 있고, 던킨도너츠도 있어요. 어릴 땐 상상을 못했거든요. 그거 보면서 ‘아, 이제 진짜 촌이 아니구나’ 생각해요.

고향 가면 스타 대접 좀 받나요?
요즘은 저보다도 부모님이요. <인간의 조건>에서 얼굴을 비친 이후로 사람들이랑 사진도 같이 찍어주신다고 그래요. 효도가 딴 게 아니에요. 제가 잘되는 거, 그 자체가 진짜 효도라니까요.

<인간의 조건> 방송 중에 부모님을 배웅하고 엄청 울었죠. 부모님도 그 방송을 보셨겠네요.
방송 날이 설날이었는데, 도저히 같이 못 보겠는 거예요. 그날 약속도 없었는데 그냥 나갔어요. 차에서 DMB로 봤어요. 엄마가 울 거 같은 거예요. 엄마를 보내고 내가 그렇게 울었다는 걸 방송으로 보시면 엄마가 얼마나 또 울겠어요, 집에서.

억울한 일 당한 사람처럼 서럽게 울었어요.
그게 사실은, 오래전부터 감정이 쌓인 거예요. 사건의 발단이 작년 연말 연예대상이에요. 그때 ‘네 가지’가 ‘코너상’을 받는 줄 알고 감정이 엄청 잡혀 있었어요. (김)기열 선배도 우리가 상 받는 줄 알고 “나는 멘트를 좀 길게 할 거니까 나머지는 알아서 해라” 그랬어요 “그럼 선배님, 난 다 필요 없고 저기서 엄마, 아빠 사랑한다는 말만 꼭 하고 싶어요” 했고요. 그때부터 눈물이 맺히는 거예요. 그런데 결국 ‘용감한 녀석들’이 상을 받았는데, 그때 그 감정이 계속 가는 거예요. <개그콘서트> 녹화를 하는데, 무대에서 눈물이 떨어진 적도 있고.

허경환, 김준현, 박지선, 박성광, 박영진과 동기죠. 늦게 받은 스포트라이트라 더 간절했던 마음도 있었을까요?
사실, 한 방은 제가 먼저 쳤어요. 동기 중에선 제가 ‘닥터피쉬’로 이름을 먼저 알렸는데, 아하하. 근데 지금 생각하면 웃긴 게, 그 코너 끝나고 제가 약간 딜레마에 빠져서 10개월을 쉬었어요. 출근도 안 하고, 아예 <개콘>에 안 나갔어요.

아니, 왜요?
지금 생각하면 빵 뜬 것도 아닌데, 그땐 하나 터지면 다 떴다고 생각하는 게 있었어요. 요즘 신인들도 아마 그럴 거예요. 아무튼 그래서 ‘다음에 내가 무슨 코너를 해야 되지?’ 이런 걸 고민하다가…. 그 사이에 동기들은 뭐, (박)영진이 형이랑 (박)성광이 형이 ‘박대박’ 대박 치고, (허)경환이 형이 “있는데~” 유행어 밀기 시작하고 그랬어요.

그 후론 코너 중간에 깜짝 등장하는 작은 역할이 많았죠
‘서울 메이트’ 전까지만 해도 저의 모든 개그가 중간에 나오는 ‘등장 개그’였어요. 후배들이나 동기들이나 가장 인정하는 게, “가장 짧은 시간에 큰 웃음 줄 수 있는 건 상국이 형밖에 없다” 그래요.

외모가, 특히 얼굴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해요?
으하하. 얼굴도 좀 많이 작용을 했죠. 근데 보통 카메라 마사지를 받는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저도 잘생겨졌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요. 예전에 비해서. 그리고 톤이나 캐릭터나 다 작용을 하는 거죠. 제가 <개콘>에서 캐릭터가 세다 보니까…. 캐릭터가 없으면 등장해서 웃기고 못 빠져요.

캐릭터는 특유의 사투리에 많이 기댈 텐데, 사실 <개콘>엔 경상도 사투리 강자가 많잖아요. 서로 어떻게 달라요?
약간 그러니까, (허)경환이 형은 진짜 ‘쌩 사투리’만 쓰거든요? (김)원효 형도 약간 그렇고요. 저는 그나마 나름대로 톤을 잡다 보니까, 서울말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완전히 경상도 말도 아닌 그런 사투리….

“이거 멋있게 나온 사진 나중에 한 장만 보내주세요. 엄마가 아들 사진 크게 걸어두는 걸 좋아하셔서요.” 수트와 스카프 모두 김서룡 옴므.

서울말요? 진심이에요?
그렇죠. ‘쌩 사투리’라면 지금도 “그렇죠”라고 안 하고 “맞지예” 뭐 약간 이래야 되는 거잖아요. 제가 “형, 밥 먹었어?” 이렇게 하면 이게 지방에선 서울말이에요. 지방 사람들이라면 “아 행님, 밥 뭇나?” 뭐 이래야 되는데, 이건 뭐 서울말도 아니고 사투리도 아니고…. 단어가 사투리라기보단 억양이 사투리인 거예요.

사투리라면 자신있는데, 들을 때마다 정말 살벌하게 독특한 억양이네요.
약간 양상국만의 톤이 있어요. 양상국만의 언어인 것 같아요. ‘톤 싸움’하기 좋은 그런.

톤 싸움?
우리끼리 하는 말인데요, 경환이 형이 유행어를 되게 잘 만들잖아요. “할라 하고 있, 는, 데~” “아니, 아니, 아니 되오~” 이런 게, 경환이 형이 잘하는 톤 싸움이에요. 그래서 서울 출신 개그맨들은 유행어를 만들기가 힘들어요. 원효 형 같은 경우도, “안 돼애~” 톤이 사투리에서 나왔으니까. 근데 전라도 사람들은 톤 자체가 안 세더라고요.

요즘 <인간의 조건>에선 유행어나 사투리보단 그냥 양상국이 많이 보여요. 제일 의욕적이기도 하고요.
나머지 네 명은 그냥 자연스럽게 하는데, 저는, 되게는 아니고 조금 열심히 하니까…. 찍기는 똑같이 찍거든요. 열심히 한 만큼 제가 더 부각되는 것 같아요. 경환이 형이 농담처럼 그런 말 해요. “나는 그냥 빠질게.” 너무 방송에 안 나온다고, 자기랑 안 맞대요. 저는 오히려 <해피투게더> 같은 게 잘 안 맞고요, 이런 리얼 프로그램이 맞아요.

어떻게 보여야겠다는 목적이나 가식이 안 보인달까요?
그렇게 말하면 내가 되게 괜찮은 남자 같이 보이는데요, 으하하. 평소에 그냥 하고 싶은 걸 실천하는 편인 것 같아요. ‘서울에서 개그맨 해야지’ 하고 서울에 혼자 올라왔고, 할 수 있는 걸 다 했고요. 아, 근데 지난번 미션 때는 욕심을 좀 부렸더니 잘 안 된 것 같아요. 지렁이 키운 일이 막 화제가 되니까, ‘자동차 없이 살기’ 미션 하면서 뭘 해야 대박이지? 이런 생각을 계속했어요. 그랬더니 와, 막상 아이템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이번 미션은 그냥 막 했어요. 원래대로.

근데, 양상국은 어떤 남자예요?
음…, 좀 진국이라고 해야 되나?

무슨 국요?
왜냐면 우리 세대들이 의리, 뭐 이런 게 없어요, 솔직한 말로. 특히 서울 애들이 간사한 게 많더라고요. 근데 저는 좋아하는 사람한테 돈도 잘 쓰고 그래요. 진짜 행사 1백만 원짜리를 가도, 친구한테 들러서 30만원 주고 같이 맛있는 거 먹고 놀다 오고. 내 입으로 말하긴 좀 그런데 전 시골 애들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감성이 있어요. 어릴 때 할머니 손에서 자란 그 감성이 PC방 다닌 애들 감성이랑 다른 거 같아요. 인간미가 있는 거죠.

자랑이 청산유수네요. 여자 앞에서도 이래요?
저는 여자 앞에선 되게 매력 있는 남잔 거 같아요. ‘아, 쟤 괜찮다. 꼬셔야지’ 하면 한 번도 실패해본 적은 없는 거 같아요.

하하. 연말엔 상을 좀 꼬셔봐요.
<개콘>에서 코너가 하나 더 빵 터지면 코미디 부문 우수상 하나 받고, 아니면 버라이어티 신인상 정도? 연예대상에서 올해는 상 받을 거예요, 무조건. 건방지게 말하는 게 아니라, 항상 저한테 이렇게 외쳐요. 요즘엔 일어나자마자 네 가지를 외쳐요. 갑자기 생각이 빌 때도 항상 속으로 외쳐요. “나는 잘생겼다. 나는 잘된다. 올해 출연료로만 4천만원을 번다. 그리고 올해 연말대상에서 꼭 상을 받는다.”

잘돼가요?
이 중에서 지금은 ‘나는 잘된다’랑 ‘나는 잘생겼다’가 되어 가고 있는 거 같고요, 출연료 4천만원이라는 말은 진짜 내가 그만큼 프로그램 많이 한다는 말이잖아요. 좋은 프로그램을, 비싼 프로그램을요. 올해 나머지 두 개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상 받으면 또 울 건가요?
벌써 멘트도 생각했어요. “재작년에는 집에서 TV를 보면서 울었고요, 작년에는 이 무대 밑에서 울었습니다. 드디어 무대 위에서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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