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하나뿐인 페스티벌

“(51+ 페스티벌은) 음악 중심의 페스티벌이다. 레저나 바캉스를 위한 페스티벌이 아니다. 기존 페스티벌처럼 해외에서 온 밴드가 헤드라이너를 맡지도 않는다. 한국의 음악가들이 주체가 된다.”



51+를 소개하는 말은 두리반에서 열리던 2010~2011년과 그 이후가 다를 것 같다. 하박국(영기획 대표, 51+ 페스티벌)
처음에는 정치적인 면이 도드라질 수밖에 없었다. 두리반에서, 메이데이인 5월 1일에 열렸다. 두리반이라는 공간이 사라지면서, 홍대 밖에서, 그 지역과 융화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자는 논의를 작년부터 했다. 그래서 작년에 대공분실에서 했다. 올해도 대공분실 얘기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당장 공간을 쓰기 애매한 부분이 있어서 문래예술공장에서 한다. 지금까지 해왔던, 건물 하나를 다 쓰는 페스티벌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컸다. 이제는 두리반이라는 투쟁의 주체가 ‘언더그라운드’라고 보면 될 것 같다. 한국의 음악 신에서 언더그라운드가 어떤 기능을 할 수 있을지,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여기에 좀 더 집중하기로 했다. 포스터에 유령이 등장하는데, 한국에서, 레저로 기능하는 수많은 페스티벌 틈에서, 유령들이 벌이는 페스티벌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하나의 건물 전체를 쓴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그게 우리와 제일 잘 맞는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페스티벌은 보통 지대가 크다. 동선을 짜서 다녀야 한다. 하지만 한 건물일 경우 왔다 갔다 하기가 쉽다. 층별로, 분위기에 따라 나뉘어 있어서, 예컨대 한쪽에서 펑크나 하드코어를 한다면 그쪽 애호가만 모일 텐데, 한 건물에서 하면 다른 장르의 무대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진다.

사람들이 ‘홍대’라고 했을 때 떠오르는 음악가들이 포함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뛰어나다고 생각하고 좋아하는 팀을 우선으로 섭외하기 때문이다.

신을 편협하게 다룬다는 비판을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한테는 여기가 신이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신이라고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건 있다. 출연료는 똑같이 10만원을 지급한다. 헤드라이너 이름을 더 크게 쓰지도 않는다. 다 똑같은 크기다. 모든 출연 밴드를 동등하게 다룬다. 51+를 준비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자원봉사자가 없다. 전부 돈을 지급한다. 51+는 지방 밴드가 가장 많이 출연하는 페스티벌이기도 하다.

51+는 여전히 정치적인가?
모두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반반이다. 콜트 콜텍 노동자나 리슨 투 더 시티 등 많은 단체와의 연대는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음악가로서, 정치적인 부분만 드러나는 건 바라지 않는다. 사람들이 선입견을 가질 수 있다. 그렇다고 우리는 그냥 음악 좋아하고 놀기 좋아하는 자유주의자야, 라는 게 아니라, 그 부분만 특별히 강조하고 싶진 않다.

두리반이라는 배경 없이 준비하는 두 번째 페스티벌이다. 작년의 문제점이라고 판단해서 올해 보완한 부분이 있을까?
영기획과 비싼트로피가 자립음악생산조합에 더해졌다는 것. 또 하나는 그럼으로써 더 다양한 언더그라운드 음악을 아우를 수 있게 됐다는 것. 하지만 작년에 대한 평가도 각각 달라서 보완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예년에 비해 사람이 그렇게 많이 오지 않아서 실패했다고 보는 시선도 있고, 적자를 본 것도 아니고 사람들도 재미있어하지 않았느냐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일반적인 페스티벌이 목적으로 삼는 건 어쨌든 수익이다. 51+ 페스티벌에서 내부적으로 합의된 목적이 있을까?
출연진 중에 다른 페스티벌에 초청될 일이 없는 팀이 많다. 인지도의 문제도 있지만, 음악 성향이 그런 경우도 있다. 51+ 페스티벌의 최소 관객을 6백~7백 명으로 보는데, 많은 사람이 보는 공간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음악을 선보이는 게 음악가에게나 청중에게나 의미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주체가 되는 페스티벌을 만들자는 의도도 크고.

작년에 열린 페스티벌의 숫자가 우스울 만큼, 올해는 더 많은 페스티벌이 열린다. 그들과 비교해서 51+ 페스티벌이 다르다고 말할 수 있는 건 뭘까? 음악 중심의 페스티벌이다. 레저나 바캉스를 위한 페스티벌이 아니다. 기존 페스티벌처럼 해외에서 온 밴드가 헤드라이너를 맡지도 않는다. 한국의 음악가들이 주체가 된다.

51+ 페스티벌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면, 기형적인 페스티벌 붐 다음에 다른 흐름을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 거시적으로, 앞날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나?
올해 페스티벌이 목전이라, 앞날에 대해 얘기한 적은 없다. 계속한다는 것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 내부에서 갈리는 건 규모를 더 키울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문제다. 예전에는 공평하게 음악가들과 수익을 나눴지만, 이제는 출연료가 있다. 이렇게 바꾼 건 만약에 51+ 페스티벌을 사업으로 꾸준히 이어간다면, 수익을 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가보려는 뜻이다.

세 개의 집단이 뭉쳤다. 51+ 페스티벌에 대한 합의는 잘 이뤄지나?
이를테면, ‘그민페’라고, 그랜드 민폐 페스티벌을 만들겠다는 사람들이 내부에 있다. 메탈 페스티벌이다. 51+ 페스티벌을 하려고 각각 뭔가 포기하고 타협한 게 아니다. 51+ 페스티벌이 있고, 영기획은 영기획대로, 비싼트로피는 비싼트로피대로, 페스티벌을 만들 수도 있다. 펜타포트에서 지산이 나가고, 지산에서 안산이 나가는 식이 아니라. 각각의 고유한 신을 위해 그 신에 맞는 페스티벌을 만들 수 있다면, 그게 궁극적으로 가장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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