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박력있는 요리, 스테이크

남자가 집에서 할 수 있는 가장 박력 있는 요리, 프라이팬과 고기만 있다면 일단 시작할 수 있는 단출한 요리, 레고 블록보다 더 다양하게 맛을 조립할 수 있는 마법 같은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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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프라이팬으로 끝내주는 스테이크를 굽는 놀라운 방법

1 고기를 구입할 때 2~ 2.5센티미터 두께로 썰어 달라고 한다. 평소 스테이크 레스토랑에서 미디엄이나 레어를 즐겼다면 더 두꺼워져도 괜찮다. 하지만 오븐 없이 프라이팬으로만 요리하려면 두께는 2센티미터가 적당하다.

2 잘 닦은 도마 위에 고기를 올려두고 소금 약간과 후추 약간을 높은 데서 살살 흩뿌린다. 소금은 맛이나 향이 첨가되지 않은 것이 좋고, 후추는 분쇄기가 붙어 있는 통후추를 힘차게 갈아 뿌린다. 통후추가 없다면 오뚜기 ‘순후추’로도 충분하다.

3 고기에 올리브 오일을 쏟아붓듯이 듬뿍 뿌리고 맨손으로 골고루 문질러 준다. 뒤집어서 2의 과정을 똑같이 반복한다. 고기의 옆면에도 올리브 오일이 묻을 수 있도록 구석구석 고기를 어루만져준다. 30분~1시간 정도 둔다.

4 깨끗하게 씻은 프라이팬을 센 불 위에 올리고 2~3분 기다린다. 열기를 잔뜩 머금은 프라이팬이 무섭게 느껴질 때쯤, 올리브 오일에 푹 젖은 스테이크를 올린다. 그 순간 지글지글 끓는 소리가 우렁차게 나면 적당한 온도가 됐다는 뜻이다. 스테이크 표면이 팥죽색이 될 때까지 그대로 1~2분간 둔다. 뒤집어서 또 1~2분을 기다린다.

5 겉이 얼마나 익었는지 궁금하면 몇 번 뒤집어도 좋다. 스테이크를 구울 땐 꼭 한 번만 뒤집어야 한다는 말은, 여러 장을 한 번에 굽는 스테이크 레스토랑에서나 염두에 둘 소리다. 뒤집는 횟수보다 중요한 건, 겉이 바삭해질 정도로 충분히 굽는 일. 그러면서도 속살이 퍼석퍼석해지지 않을 정도로 센 불에 빠르게 익혀야 한다.

6 고기가 얼마나 익혔는지 알아내기 위해 손바닥 살을 눌러 단단한 정도를 비교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고기마다 육질이 모두 다르고, 두께도 제각각이라 적용이 늘 애매하다. 가장 좋은 건 표면을 찔러보거나 살짝 잘라보는 것이다. 육즙이 샌다며 기겁하는 전문가들도 있지만, 스테이크가 비닐봉지도 아니고, 한 구석 썬다고 모든 육즙이 줄줄 새는 건 아니다. 몇 번 하다 보면 직감도 생긴다.

7 알맞게 익은 고기를 접시로 옮긴다. 육즙을 가두기 위해 불에서 뺀 뒤 5분 정도 포일을 덮고 식히라는 조언도 있지만, 이 역시 손님 앞에 완벽한 스테이크를 내는 스테이크 레스토랑에서 어울릴 조언이다. 집에선 상을 차리는 동안 고기가 알아서 육즙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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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pping 정육점에서 고민을 떨치는 법

1 등심 스테이크 레스토랑에서 립아이라고 부르는 부위가 바로 등심이다. 안심이 너무 부드러워 씹는 맛이 아쉬울 때, 채끝이 너무 담백해 고소한 맛이 부족할 때, 얼굴보다 큰 티본 스테이크를 굽기엔 프라이팬이 너무 작을 때, 고기는 역시 기름이 패스트리처럼 속속들이 밴 게 최고지 하는 생각이 들 때, 고민 없이 등심을 고른다.

2 안심 비싼 가격에 비해 쇠고기 특유의 구수한 풍미는 좀 떨어지지만 부드러운 결만큼은 여기 있는 부위 중 최고다. 특유의 심심한 맛 때문에 주로 다채로운 소스와 함께 내거나, 스테이크가 거의 익을 때쯤 프라이팬에 버터를 녹여 끼얹는 방법을 쓴다. 다른 부위보다 빨리 익고 빨리 마르기 때문에 프라이팬보단 오븐에 넣고 굽는 편이 더 낫다.

3 채끝 스테이크 레스토랑에서 흔히 뉴욕 스트립이라고 부르는 부위. 길쭉한 모양이 뉴욕 주를 닮아서 이름을 그렇게 붙였다는 속설도 있고, 뉴욕에서 시작된 스테이크라서 생긴 별칭이라는 말도 있다. 이름이야 어떻든 특유의 모양 덕에 프라이팬 위에서 굽기도, 뒤집기도 편하다. 이 중에서 지방이 가장 적어 씹는 맛이 제일 좋고, 느끼하지 않다.

4 티본 T자 모양 뼈를 중심으로 양 옆에 등심과 안심이 붙어 있는 부위. 안심과 등심은 익는 속도가 확연히 달라 등심을 적당히 익히면 안심은 장조림처럼 퍼석퍼석하게 익어 있을지도 모른다. 뼈 부위 살은 프라이팬으로만 익히기엔 무리고 뼈를 바르는 것도 일이라, 티본은 전문 스테이크 레스토랑에 요리를 맡기는 게 낫다.

 

 

Tip

1 어느 나라 소가 제일 맛있나
국내에 수입되는 쇠고기는 호주산과 미국산 두 가지다. 스테이크용으로 고르기에 제각각의 매력이 있다. 호주산은 방목형으로 들판에 풀어서 키우는 소라서 우리나라 육우보다 등급이 떨어지지만, 호주산 와규 품종의 경우는 한우와 미국산 상급 쇠고기와 자웅을 겨룰 만하다. 고기의 성숙도를 중시하는 미국산 쇠고기는 한우와 비교해 부드러운 질감이 강점이고, 호주산은 특유의 엷은 풀 내음이 은근한 매력이다. 30일 정도 숙성된 한우는 우리 입맛에 착 붙는 고소한 맛이 유달리 특출하다. 나인스게이트 그릴에서는 세 나라 쇠고기의 같은 부위를 한 접시에 올리는 ‘비프 트리오 프로모션’을 진행 중인데, 미묘한 맛의 차이를 느낄 수 있도록 시즈닝을 하지 않고 같은 방식으로 굽는다. 한꺼번에 맛을 봐야 혀가 작지만 큰 차이를 제대로 알아챌 수 있다. 지영섭(웨스틴 조선호텔 서울 나인스게이트 그릴 총괄 셰프)

2 스테이크와 장작의 상관관계
스테이크 맛을 좌우하는 몇 가지 요소에 불을 피우는 장작도 포함된다. 화덕과 같은 대형 그릴에 굽는 스테이크는 장작의 종류에 따라서 향이 달라지니까. 코너스톤에선 오랜 고심 끝에 몇 가지 나무를 주방에 들였다. 떡갈나무, 북가시나무는 타고 남은 재의 열로 오랫동안 고기를 익힐 때 사용하고, 단풍나무는 센 불을 만들 때 쓴다. 오렌지나무와 유칼립투스나무는 독특한 향미를 더할 때 고기 옆 장작 속에 던져 넣는다. 계피 막대나 라벤더, 오렌지 껍질도 향을 더하고 싶을 때 함께 태운다. 나무도 제철이 있는데 가을엔 작은 포도나무가 제철이고 겨울엔 과일 나무가 좋다. 나무를 자른 후 3개월 동안 충분히 말려야 쓸 수 있으니 정확히 제철이라고 할 순 없지만…. 한국에선 소나무와 떡갈나무가 사계절 쓸 수 있어, 요즘 화덕 앞에서 신이 난다. 마시밀리아노 지아노(파크하얏트 서울 코너스톤 그릴 셰프)

 

사각 그릴 팬은 스타우브, 주물 프라이팬과 가운데 있는 스테이크 칼은 휘슬러, 왼쪽으로 향해 있는 칼은 우스토프 드라이작 쿨리나 스테이크 나이프, 오른쪽에 꺾여 있는 와인 오프너 겸 칼은 라기올 앙 오브락.

Tool 연장 고르기

집에서 프라이팬으로 만드는 스테이크는 미역국만큼 간단한 요리라서 특별한 도구가 필요한 건 아니다. 약간의 욕심을 부리자면 날카롭기가 한겨울 찬바람보다도 더 예리한 스테이크 전용 칼을 준비한다. 전용 칼끝엔 아주 작은 톱니 모양이 이어져 있어, 잘못 구워 조금 딱딱해진 고기도 물 자르듯 자를 수 있다. 프라이팬을 고른다면 이왕이면 열을 왕창 머금어 오랫동안 뜨거움을 유지하는 무쇠 팬이 좋다. 그릴 자국을 만들 수 있는 그릴 팬은 스테이크도 좋지만 양파나 아스파라거스 같은 사이드 요리를 만들 때 더 유용하게 쓰인다. 프라이팬 스테이크는 그릴 자국보다 바삭바삭한 질감과 조청처럼 진한 색을 살리는 쪽이 더 낫기 때문이다.

 

Seasoning 스테이크에 맛과 향을 입히는 법

고기 부위를 제대로 골랐다면 굽기 전에 소금, 후추로 간을 더하는 ‘시즈닝’을 할 차례다. 달걀프라이에 뿌릴 때보다는 양을 훨씬 과감하게 잡아야 맛이 제대로 돈다. 여기에 로즈메리를 총채처럼 잡고 고기를 때려 향을 추가하거나, 파슬리 가루나 바질 가루를 더해 때깔과 맛을 살릴 수도 있다. 독특한 향을 더하고 싶다면 디종 머스터드에 다진 마늘을 섞어 맛을 살짝 칠해도 되고 바비큐처럼 마늘 가루를 뿌려 깊은 맛을 더할 수도 있다. 원칙은 없다. 원하는 대로 맛과 향을 더하면 될 일이다. 꼭 지켜야 할 한 가지는 굽기 직전에 급하게 시즈닝을 할 것이 아니라, 30~40분 전에 해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재료가 스며들 시간을 줘야 속살부터 끄트머리까지 다 맛있는 스테이크가 된다. 육질이 좀 질긴 고기로 스테이크를 만들 작정이라면 로즈메리, 마늘, 타임을 넣은 올리브 오일에 하루 정도 재웠다가 요리하면 평범한 고기라도 입에선 녹고 코에선 풍미가 퍼진다.

 

Sauce 스테이크를 살릴 작은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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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레몬 질 좋은 쇠고기를 제대로 시즈닝한 뒤 센 불에 과감하게 구웠다면, 별다른 소스 없이도 그 자체로 풍성하다. 여기엔 레몬즙 몇 방울만 떨어뜨려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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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포르치니 버섯 소금 쇠고기 특유의 구수한 맛을 충분히 느끼고 싶다면 소금에 살짝 찍어 먹는 것도 좋다. 포르치니 버섯 소금처럼 향미가 첨가된 소금이라면 고기 맛도 살리고 기분도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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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디종 머스터드와 다진 차이브 두툼하고 기름진 스테이크를 세 점 이상 먹다 보면 여지없이 머스터드가 생각난다. 이왕 곁들이려면 신선한 차이브나 쪽파도 함께 준비한다. 스테이크 한 면에 디종 머스터드를 얇게 바르고 잘게 다진 차이브 위에 도장처럼 찍었다 뒤집으면 근사한 모양까지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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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블루 치즈 소스 기름진 스테이크에 더 느끼한 소스를 더하는 것도 맛의 균형을 맞추는 방법이다. 크림 치즈와 블루 치즈를 2:1 비율로 섞고 다진 양파와 다진 고추, 식초를 조금 넣어 소스를 만든다. 스테이크 위에 한 숟가락 푹 떠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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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다진 마늘 버터 소스 스테이크를 구울 때 버터를 살짝 넣어 맛을 내기도 하지만, 따로 소스를 만들 수도 있다. 중간 불에 프라이팬을 올리고 버터를 크게 한 숟가락 넣는다. 거품이 올라올 때 불을 끄고 거품을 조금 걷어낸다. 다진 마늘 반 숟가락을 더하고 몇 분 뒀다 스테이크 주위에 흩뿌린다. 파슬리도 뜯어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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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레드 와인 발사믹 소스 드라이한 레드 와인과 발사믹 식초를 1:1 비율로 섞어 냄비에 넣고 졸인다. 꿀이나 설탕을 한 숟가락 넣고 진득해질 때까지 계속 졸인다. 로즈메리와 통후추를 함께 넣고 졸이다 빼도 좋다.

 

Recipe 스테이크를 요리에 곁들이는 법

혼자 먹다 죽어도 억울하지 않을 맛있는 스테이크를 구웠는데, 차마 칼질까지 혼자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땐 스테이크를 과감히 다른 요리로 변형시킨다. 가장 쉬운 방법은 가지런히 썰어 샐러드 토핑으로 활용하는 것. 올리브 오일과 발사믹 식초만 뿌려도 배가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된다. 고기가 식어도 맛은 사라지지 않으니 도시락 통에 넣어서 캠핑을 떠나도 좋다. 조금 더 정성을 들이고 싶다면 스테이크 샌드위치를 만든다. 쫄깃한 포카치아 빵이나 우걱거리면서 씹기 좋은 바게트, 혹은 버터 향이 겹겹이 들어찬 크루아상의 배를 반 가르고, 어슷썬 스테이크를 줄 세워 채운다. 토마토, 양파, 채소 등을 살짝 구워 넣고 마요네즈나 머스터드를 더한다. 고슬고슬하게 지은 밥 위에 스테이크를 올려 덮밥으로 즐겨도 좋다. 양파와 버섯이 있다면 얇게 채 썰어 프라이팬에 볶아 함께 올리고 폰즈 소스나 간장을 약간 떨어뜨린다. 스테이크는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 없는 쉬운 음식이니까, 속 편하게 버무려 먹는다.

 

Side Dish 스테이크를 빛낼 작은 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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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양배추 초절임 김치 스테이크를 먹을 때 김치를 찾는 일이 과연 교양 없는 행동일까? 기름진 스테이크를 먹다 보면 새콤하고 시원한 무언가가 당기기 마련이다. 물기를 뺀 동치미나, 양배추 초절임 김치 같은 사이드 요리가 있다면
한 덩이의 스테이크가 더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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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파와 아스파라거스 구이 스테이크의 오랜 친구 아스파라거스를 구울 때 깨끗하게 씻은 대파도 함께 굽는다. 탄 것처럼 그을린 대파의 모양이 아스파라거스만큼이나 입맛을 돋운다. 스테이크 칼로 어슷하게 썰어 고기와 함께 먹으면 입 안이 산뜻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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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구운 양파와 마늘 양파 단면에 그릴 자국이 나 있는 것만큼 스테이크 기분을 내는 사이드 요리가 또 있을까? 양파를 구울 땐 통마늘도 흩뿌려 함께 굽는다. 아삭하게 씹는 맛 정도만 살린 채소는 스테이크의 담백한 고기 맛을 더 살리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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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볶은 시금치 스테이크 사이드로 오랫동안 군림해온 채소가 시금치다. 크림과 치즈에 시금치를 넣고 질척하게 졸인 ‘크림드 스피나치’가 제일 일반적이지만, 우리 입맛엔 마늘 넣고 기름에 살짝 볶은 시금치가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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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숙주나물 온 국민이 숙주의 팬인 일본에선 스테이크 사이드로 숙주나물을 곁들인다. 고기를 구운 프라이팬에 그대로, 소금과 후추만 조금 뿌려 들들들 볶아서 낸다. 숙주가 없다면 콩나물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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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카포나타 새콤달콤한 카포나타를 곁들이면 고기를 무한정 먹을 수 있다. 가지를 썰어 물기를 뺀 뒤 볶아둔다. 팬에 다진 양파, 올리브, 케이퍼를 볶다가 토마토 페이스트를 넣고 졸인다. 가지와 식초를 넣고 한 번 더 졸인 뒤 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