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간 남자들

아웃도어 브랜드 CF에서 찾은 남자 배우들의 매력 품평.

현빈과 K2 현빈의 제대 후 첫 행보는 광고 촬영이었다. 삼성 스마트TV 광고에선 얼굴은 거의 비추지 않은 채 내레이션으로만 출연했고, 여러 이미지가 흑백 화면으로 교차되는 일명 ‘현대카드풍’ K2 광고에선 말없이 얼굴만 등장했다. 목소리가 담백하면서 전혀 상업적인 기운이 없다는 게 광고 모델 현빈의 최대 장점인데, K2의 이미지 광고는 삼성에 비해 이 점을 충분히 활용하진 못했다. 다행히 후속 편에선 등산화의 장점을 특유의 점잖은 톤으로 읊는다. 모델이 좀 덜 멋있어도, 광고라면 그쪽이 맞다.

조인성과 블랙야크 조인성과 2년째 계약을 이어오고 있고, 광고 제작 편수도 꽤 많다. 작년 초엔 한효주까지 발탁해 광고에 들이는 돈과 공이 상당하다. 문제는 세밀한 부분을 놓쳐 완성도를 떨어뜨린다는 것. 가장 최근 집행된 ‘캠핑 편’을 보면, 조인성과 한효주가 허공을 향해 손가락을 찌르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전 편에서는 둘의 얼굴이 자연 경관 위에 크게 오버랩된 채 광고가 시작된다거나 ‘백허그’를 하고 가만히 서 있는 모습으로 끝나기도 했다. 중장년층을 잡으려는 의도였다면, 굳이 두 명의 톱 모델을 쓰지 않고도 더 확실한 ‘복고풍’을 만들 수 있었을 텐데….

원빈과 센터폴 원빈은 절대 지지 않는다. 반질반질한 ‘투블록 커트’ 헤어 스타일로 산속을 헤매고 다녀도, 그게 전혀 어색하거나 별나 보이지 않는다. “산에 와서 땅만 보다 가시게요?”라고 묻는 카피와, 무작정 산행을 떠나는 세태를 꼬집는 광고 콘셉트도 충분히 차별적이다. 다만 ‘Let’s go trekking’이 아닌, ‘Let’s trekking’이라는 어색한 문법을 쓰는 메인 카피가 옥의 티라면 티다.

송중기와 노스페이스 김수현은 출현하는 모든 광고 속에서 능청스럽게 캐릭터를 소화한다. 다양한 광고가 끊임없이 들어오는 건 확실히 김수현 덕이 크다. 반면 비슷하게 스타 반열에 오른 송중기는 작품 속에 있을 때 매력과 개성이 훨씬 더 뚜렷해진다. 제품의 선명한 색을 잘 담은 영상, 공효진이라는 멋진 파트너, 브랜드의 젊은 기운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 건 이 때문이 아닐까.

하정우와 밀레 화면에 하정우의 얼굴이 가득 차고 내레이션이 흐른다. 뛰고 구르는 모습을 슬로 모션으로 처리하는 다른 광고와 다르게, 하정우는 가만히 서 있는 쪽을 택했다. 엄태웅에서 하정우로 이어지는 모델 선정만 봐도 무게감을 더하고 싶은 밀레의 지향점이 확실히 보인다. 무엇보다 어딘지 웃음이 터질 듯하지만 끝끝내 진지한 하정우만의 묘한 매력은 이 광고의 백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