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나는 지금인 것 같아요, 김성령 <2>

2013.06.13GQ

김성령은 지금이 가장 예쁘다. 아무 것도 감추지 않아서.

"뉴욕에 가면 나만의뭔가 있을 줄 알았죠.혼자 갔다는 것에대한 뿌듯한 자랑거리뭐 그런 건 있는데 또혼자 여행 가라고하면 안 가, 못 가요."흰색 셔츠는 쟈니헤잇째즈, 재킷과 바지는 하우앤왓.

“뉴욕에 가면 나만의
뭔가 있을 줄 알았죠.
혼자 갔다는 것에
대한 뿌듯한 자랑거리
뭐 그런 건 있는데 또
혼자 여행 가라고
하면 안 가, 못 가요.”

흰색 셔츠는 쟈니헤잇째즈, 재킷과 바지는 하우앤왓.

 

재킷과 치마, 벨트와 장갑은 하우앤왓, 모자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재킷과 치마, 벨트와 장갑은 하우앤왓, 모자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혼자서 이완될 수있는 그런 시간이나한테 있나?그런 시간을 갖고싶어요. 너무필요하다고생각해요."재킷은 엠포리오 아르마니

“혼자서 이완될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나한테 있나?
그런 시간을 갖고
싶어요. 너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재킷은 엠포리오 아르마니

혼자 하는 여행은 익숙해야 갈 수 있어요. 뉴욕에 가면 나만의 뭔가 있을 줄 알았는데 이게 하던 사람이 해야지, 무작정 혼자 간다고 해서 좋은 게 아니더라고요. 스트레스 받더라고요. 뿌듯한 자랑거리 뭐 그런 마음은 드는데 또 혼자 여행 가라고 하면 안 가, 못 가요.

같이 가고 싶은 사람이라도 있으세요? 요즘 사실은 굉장히 마음이 좀…. 드라마 할 때는 막 4박 5일씩 잠도 못 자고 일을 하잖아요? 요즘은 그렇진 않은데 매일 일이 있으니까. 그러니까 심장이 답답해요. 드라마 끝나면 여유가 많을 줄 알았거든요. 아는 연극배우들한테 “<야왕> 끝나면 갈게” 그래서 봐야 할 연극이 한 다섯 편 있어요. 근데 못 가요. 심지어 숙제 같은 느낌이 드는 거예요. 아이들도 중요하고 그런데 그런 느낌 있잖아요? 일에는 우선순위가 있긴 한데, 지금 내 상태에선 어떤 걸 우선순위라고 할 수 없는 거. 다 중요한 거?

다 중요해서 하나도 놓을 수 없는 상태, 사람 미치는 상태 아닌가요? 다 한꺼번에 다가오니까. 아이가 2순위일 순 없잖아요? 아이에게는 ‘아이의 때’가 있으니까. 이렇게 좋을 때 ?나는 가족이 먼저야” 하고 일을 놓을 수도 없어, 건강도 중요하고. 한꺼번에 다 오니까 판단이 안 서는 거예요. 며칠 너무 힘이 들더라고요. 그랬는데, ‘그럼 내가 침대에 누워서 고민만 하지 말고 빨리 해결을 하자’ 생각했어요. ‘아이들 숙제를 봐줘야 해? 그럼 얼른 봐줘, 내일 일을 해야 돼? 그럼 우선 하면서 고민하자!’ 그냥 막 북치고 장구치고 막 해나가고 있는 거예요. 소위 인기도 좋아지고 좋은 일들이 너무 많아서 주위에서 ‘축하한다’ 그러면, 뭘 축하해?

그런 말도 듣기 싫을 때가 있죠. “널 위해서 기도할게.” 이런 얘길 들으면 참 고마운데…. 그냥 나를 내버려뒀음 좋겠다는 느낌? 하지만 다 감당하고 견뎌야 되는 일이구나. 인기가 있으면 이런 고비가 또 있는 거구나. 생각을 조금 바꾸면 즐거울 수 있는 거니까. 내가 혼자 좀 쓸쓸하고 외로운 시간은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바쁘면 일을 하면서 즐거움을 찾는 거예요.

그럼 완전히 이완될 수 있는 시간은요? 그런 시간이 있나? 혼자 있을 때도 이완이 되진 않더라고요. 그런 시간이 너무 필요해요. 삶은 균형이 맞아야 돼요. 일만 죽어라 하는 사람도 불행하고 만날 팽팽 놀기만 해도 그렇고. 하지만 쉽지 않잖아요? 집에 혼자 있어도 계속 앉아서 뭔가를 찾게 되고 보게 되고. 나이 들면서 생긴 습관이기도 해요, 사실.

이제 어떻게 보이고 싶으세요? 가볍고 밝은 걸 하고 싶다 말한 걸 봤어요. 다 하고 싶죠. 약간 강하고 진지한 역할을 하면 좀 힘이 들어요. 아이들한테까지 인상을 쓰고 말이 곱게 안 나가고. 일상에서도 안 웃으려고 노력해요. 옛날에 <왕과 비> 할 때 폐비 윤씨였는데 크리스마스 즈음 내가 막 피를 토하는 장면이 딱 걸린 거예요. 연말이라 부산의 가족한테 가야 되잖아요? 그때 너무 힘들어서 정말 다음에는 밝은 거 하고 싶다 그랬죠. 밝은 역할을 하면 내 생활도 같이 밝아질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다음 영화에선 형사반장 역할을 한다는 소식을 방금 들었어요. 격투도 있나요? 류승룡 씨와 찍어요. 격투는 한두 장면 있어요. 몸 쓰는 건 이제 아래 형사 애들이 하고, 전 반장이니까. 하하. 그보다는 그냥 걷는 모습에도 각이 잡혀 있어야 되죠. 걱정이에요.

사실 오늘 촬영은 누가 봐도 당신과 자고 싶도록 찍고 싶었어요. 그러니까, 사실 나보다 더 섹시하고 아름다운 배우가 많지만 40대라서 이슈가 된 것 같아요. 40대 같은 20대, 그런 거? 좀 있으면 50인데. 아이,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마리옹 코티아르를 좋아해요. <인셉션> 보면서 ‘나 같다’ 생각했어요. 그렇게 되고 싶어요. 40대지만 얼마든지 보여줄 수 있는.

40대인데 20대 같아서 아름다워 보이는 건 아니에요. 나, 사실 동안은 아니거든요. 어려 보이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굉장히 좀 우아한 쪽이죠. 하하.

이제 어디로 가세요? 집으로 가요. 작은애가 오늘 배탈이 났는지 몸이 안 좋아서.

    에디터
    정우성
    포토그래퍼
    목나정
    스탭
    스타일리스트 / 마연희, 헤어 / 지선(보보리스), 메이크업 / 이경은(브랜드 M), 어시스턴트 / 정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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