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차, 재규어 F-타입 S

이달, 보기만 해도 가슴 떨리는 자동차들. 그리고 단 한 대를 위한 영예. 9월엔 재규어 F-타입 S다.

엔진 V6 3.0리터 슈퍼차저 가솔린배기량 2,995cc변속기 자동 8단구동방식 후륜구동최고출력 380마력최대토크 46.9kg.m공인연비 리터당 8.7킬로미터가격 1억 2천만원

재규어 F-타입 S 약 1년 전 영국 버크셔에서였다. 이 차가 낮은 울타리 밖에서 시동을 걸었을 때, 그 소리만 들었는데도 전 세계에서 모인 기자들이 소리 없이 웃었다. F-타입이 등장하자 마침내 탄성이 터졌다. 디자이너 이안 칼럼은 기자들 주변에서 1등 성적표를 자랑하고 싶은 조카처럼 의기양양했다. 피노키오처럼 상기된 볼을 하고, 기자들을 보면서 웃었다. “솔직히 우리가 (다른 브랜드에 비해) 좀 잘하는 것 같아요.” 그는 이런 말도 했고, 그럴 자격이 있다. F-타입은 재규어의 유산과 이안 칼럼의 실력, 절정의 감각과 순수를 잘 섞어 빚은 차다. 시동을 걸면, 엔진 소리는 두 부분으로 성부처럼 나뉜다. ‘카아앙’과 ‘그르르르’. 1막과 2막, 1악장과 2악장, 공격과 위협, 흥분과 전율. 소리는 2~3초 안에 지나가고 감흥은 오래간다. 엔진룸은 가속페달을 밟는 강도와 지속성에 따라 다른 소리로 운다. 지붕을 열었을 때와 닫았을 때의 소리가 또 다르다. 한남대교를 건널 때와 경부고속도로를 달릴 때가 다르고, 고가 도로 밑을 지날 때 소리와 터널을 지날 때 소리가 또 다르다. 어떤 소리는 머리를 때리고 다른 소리는 가슴을 울린다. 배 속에 나비 한 마리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 나비가 갑자기 왼쪽 가슴을 간질이기도 한다. 머리가 텅 빌 정도로 달리는데도, 그 마디마디가 우아하고 현란하다. 재규어 F-타입은 그 모든 요소에 대해 몇 시간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차다. 이안 칼럼의 디자인을 현실화 한 엔지니어의 고집과 기술, 알루미늄 모노코크 차체를 접합하는 방법, 그저 아름다움에 대해서도. 여백이 있으나 모자람은 없고, 넘치지 않지만 양감이 도드라진다. 최소화한 곡선 위로 미끄러지는 건 바람, 빛, 심지어 어둠…. 재규어 코리어의 초도 물량은 50대였고, 그 물량은 출시 전에 이미 계약이 끝났다.

엔진룸은 라디에이터 그릴 쪽이 고정돼서 앞 유리아랫부분으로부터 크게 열린다. 익숙한 승용차의 반대 방향으로열리는 셈이다. 마치 조개 같은 모양이라서 ‘클램 셸 보닛ClamShell Bonnet’이라고 부른다. 엔진을 거는 버튼, 패들 시프트,레이싱 모드 버튼은 주황색으로 도금돼 있다. 재규어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직관성, 가죽 시트의 질감, 메리디안 사운드시스템에도 의심이 파고들 실낱같은 틈도 없다. 통이 크지만섬세한 소리, 공간감과 세부가 같이 풍성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THE HISTORY OF JAGUAR SPORTS CARS C부터 F까지, 재규어의 진화는거리낌 없이 그은 직선 같다. 그 일관된아름다움, 앞코부터 엉덩이까지 한 덩어리로서완결된 미학적 양식…. E-타입은 1961년 탄생이후 지금까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자동차’로 꼽힌다. F-타입은 그 계보를현대적으로 잇는 데 뿌듯하게성공했다.

재규어와 악수하는 일  스마트키를 손에 쥐고 버튼을 누르면 손잡이가 이런식으로 튀어 나온다. 평소에는 숨어었다. 그래서차체 굴곡을 흐트러뜨리지 않는다. 공기의흐름도망가뜨리지 않는다. 시동을 걸면 어제맞춰놓았던 온도 그대로 공조장치가 작동할 것이다.두 개의 송풍구가 간결하게 솟아오른다. 디자인적재미, 공들여 만든 세부다. 재규어 인포테인먼트시스템은 경험한 모든 것 중 가장 직관적이다.손가락이 모니터에 닿는 감각과 색의 조합마저섬세하고 예민하다. 운전석에서 느낄 수 있는현란하고 복잡다단한 감정과 쾌락의 결을 일일이느끼기 전에, F-타입은 이런 식으로 악수를 건넨다.그 손을 기꺼이 잡고, 가속페달을 한껏 밟는다.계절이 내 것 같다.



디자이너 이안 칼럼과 엔지니어의 마음이안 칼럼은 재규어의디자인 언어를 다시설계했다. 그렇게 출시한XJ와 XF, XK에는일관되고 순수한아름다움이 있었다.“이안은 항상 불가능에가까운 각도와 곡선을요구해요. 처음에는막막하지만 어떻게든해내죠. 그게 엔지니어의일이고, 그 편이 훨씬아름답다는 걸 누구나아니까요.” 버크셔에서만난 재규어 엔지니어의속 깊은 말. F-타입의완성도 그 이면에는디자이너와 엔지니어의철학과 도전, 아름다움에대한 냉정한 공유가있었다는 증거다.

1. 포르쉐 박스터 S 6천20만~1억 1천2백만원2. 메르세데스-벤츠 SLK55AMG 1억 4백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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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박스터 S는 신묘하기까지 하다. 운전자의 실력과 한계 성능을 보란 듯이 무시하면서 마음먹은 대로 달린다. 마음을 얼마나 날카롭게 먹느냐가 곧 운동 성능을 보장한다고 단언할 수 있는 정도다. 벤츠 SLK55AMG에 설명을 보탤 필요가 있을까? 광폭한 성능과 낭만을 단숨에 포괄하는 차다. 여기에 재규어 F-타입의 운동성능과 아름다움을 더하면, 그야말로 행복한 고민이 시작된다. 성능 재원을 비교하기 전에, 세 명의 친구를 새로 사귄다 생각하면 어떨는지. 재규어의 아름다움과 위트, 영국적 여유와 품격을 다른 두 대와 냉혹하게 견줘봐야 할 일이다. 자동차끼리 그러자는 게 아니라, 당신의 성향을 먼저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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