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지구

가만있어도 소름이 돋았다. 대부분이 빈집인 동네였는데, 갑자기 어떤 시선이 느껴졌다.

엔진 4.8리터 V8 바이터보최고출력 520마력최대토크 61.2kg.m공인연비 N/A0->100km/h 4.2초가격 2억 5천6백90만원

포르쉐 뉴 파나메라 터보 이그제큐티브
파나메라 터보 이그제큐티브의 뒷좌석은 여느 파나메라보다 15센티미터 넓다. 안팎의 세부는 더 고급해졌다. 두 개의 리어램프 사이는 갑자기 잔잔해진 바다의 수평선 같다. 세련되게 다듬었고, 단정하기까지 하다. 헤드램프도 조금 더 둥글어졌다. 지붕에서 엉덩이로 떨어지는 선도 미세하게 도톰해졌다. 일단 뒷좌석 승객의 머리 위 공간이 넓어졌다는 의미이고 따라서 밖에서 보는 모양새도 더 안정적으로 변했다. 하지만 여전히,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분노한 거인이 씩씩대는 것 같은 소리가 난다. 심장 박동은 그럴때 빨라진다. 갑자기 늘어난 혈류 때문일까? 머리가 아찔하고 시야가 좁아지기도 한다. 파나메라는 더 정확한 과녁을 조준했고, 우리가 꿈꿀 수 있는 지향점도 조금 더 높아졌다.

엔진 5,204cc V10 가솔린최고출력 550마력최대토크 55.1kg.m공인연비 리터당 6.3킬로미터0->100km/h 3.5초가격 2억 2천7백50만~2억 3천1백20만원

2104 아우디 R8 V10 5.2
이 차는 운전자의 마음보다 빨리 반응한다. 그럴 때마다 겁박하는 맹수 같은 소리를 내는데, 그게 마냥 광폭하게만 들리진 않는다. 일말의 나긋함일까, 단호하지만 부드러운 권유일까. 아우디 R8에는 그런 마음이 숨어 있다. “내 마음이 이렇고, 당신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달릴 수 있다. 당신의 마음이 동했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한계를 깰 수 있을 거다.” 자동차가 이런 말을 건네는 느낌을 다른 운전석에서 받은 적은 없다. 극한의 성능과 조작의 용이함, 도로에서의 안정성과 뱅앤 올룹슨 스피커의 정교하고 풍만한 소리까지…. 아우디 R8 V10의 속내는 알면 알수록 깊어진다. 그러니 일상이라도, 일탈이어도 좋을 것이다.

엔진 2,979cc 직렬 6기통 가솔린최고출력 320마력최대토크 45.9kg.m공인연비 리터당 9.9킬로미터0->100km/h 5.7초가격 1억 3천5백10만원

BMW 뉴 740LI
극도로 안락하다. 뭉쳤던 근육이 풀리는 듯 하고, 하루 종일 아스팔트 원액에 절인 것 같았던 마음이 씻기는 것 같기도 하다. 센터페시아에서 조수석으로 가는 나뭇결을 보는 마음도, 핸들을 싸고 있는 가죽을 쓰다듬는 촉감에서도 위로 받는다. 뒷좌석에 앉아서 고개를 뒤로 젖혀볼까? 가장 편안한 각도로 발목을 지지해주는 풋레스트에 두 발을 얹어볼까? 내 근육이 이렇게 긴장하고 있었나? 구름 안에 있는 것 같은 와중, 이 모든 느낌을 건축하는 기계적 부품에는 기실 BMW만의 역동성이 웅크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럴 때 오는 은밀한 쾌락과 가능성이야말로 추석 선물처럼 풍성하다.

엔진 1,997cc 직렬 4기통 디젤최고출력 163마력최대토크 14.5kg.m공인연비 리터당 14.5킬로미터0->100km/h 9.8초가격 4천4백90만~5천4백90만원

시트로엥 DS5
DS5는 주관이 또렷하고 하고 싶은 말이 분명한 시트로엥의 기함이다. 장르를 거부하는 것 같은 형태, 인테리어를 이루는 과감한 요소, ‘시트로엥’이라는 이름 자체의 풍요로운 어감…. 낯설지만 자유롭다. 따라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하지만 누구라도, 프랑스 자동차 특유의 핸들링에서 오는 재미를 거부할 순 없을 것이다. 완만하게 우회전하는 순간의 감각조차 인절미처럼 차지다. 이 모든 요소를 뭉뚱그려 ‘프랑스 감성’이라 호칭하는 게 옳을까? 섣부른 판단은 유보해두고, 일단은 경험해볼 가치가 있다. 좋은 차의 개념, 그 지평이 조금은 넓어지는 기분이 들 테니까.

엔진 1,984cc 직렬 5기통 터보최고출력 163마력최대토크 40.8kg.m공인연비 리터당 11.7킬로미터0->100km/h 10.3초가격 5천6백30만원

2014 볼보 XC60 D4
이전 모델에 비해 어떤 요소가 어떤 식으로 변화했다 해도, 볼보처럼 풍만하고 여유 있는 감성으로 승객을 끌어안는 자동차는 흔치 않다. 애써 고급함을 웅변하지도 않고, 괜히 부담스럽지도 않다. 뒷좌석을 한 칸 올려 아이가 탔을 때도 완벽한 안전을 보장하는 2단 부스터 시트, 그래서 더 안전한 쓰임이 보장되는 커튼형 에어백 같은 배려, 시속 50킬로미터 이하에서 앞차와의 거리가 급격하게 줄어들 땐 알아서 제동하는 시티 세이프티 같은 전통적인 볼보의 안정성은 그대로 아름드리 나무 둥치 같다. XC60 운전석에 앉아 온통 눈과 얼음뿐인 북유럽의 풍경을 상상하다가 그 기분에 그대로 젖어 겨울을 맞이하는 기분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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