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틀리의 정수

빈틈없이 극단을 지향하면서도 과시하지 않는다. 벤틀리 올 뉴 플라잉스퍼의 기품은 거기서 온다.



1 화려하고 격조 있는 실내. 2 뒷좌석에서도 실내의 모든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리모컨. 3 8채널 오디오 시스템의풍성하고 정교한 소리, 금속과 가죽의 조화. 4 모든 바느질에서장인의 손길을 느낄 수 있다. 촘촘한 벤틀리 로고에서도. 5 모든좌석을, 이렇게 다양한 각도로 조절할 수 있다.

벤틀리 플라잉스퍼 안에서, 비로소 보이는 것들
벤틀리의 운전석과 조수석은 완벽한 대칭 구조다. 자연이 생명을 만드는 규칙이 그렇고, 맹금류의 날개가 그렇고, 보닛 위에 있는 벤틀리 로고도 그렇다. 과장 같다면, 한 번이라도 이 안에서 플라잉스퍼의 진동을 그대로 느끼면서 창밖을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 게 좋다. 그건 일종의 체험이다. 플라잉스퍼는 어떤 도로든 활공하듯 달린다. 힘과 부드러움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룰 땐 정수리에서 뭔가 맑은 기운이 솟아오르는 것 같은 묘한 경험을 하기도 한다. 그 순간으로부터, 인생의 목표를 다시 설정하고 싶은 충동을 느낄 만큼 강렬하다. 플라잉스퍼가 선물하는 이런 기분의 근원을 여기, 이 실내에서 찾아보는 건 어떨까? 이 안엔 자동차가 구현할 수 있는 호사의 어떤 정점이 있다. 품격을 형상화하는 그들의 기술,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면서도 끝내 지켜내는 벤틀리의 고집과 전통의 요소들도. 중앙을 중심으로 날개를 펼친 것 같은 대시보드처럼, 운전석과 조수석을 비롯한 다른 모든 세부에 쓴 원목 패널의 무늬도 좌우가 대칭이다. 숲속에 있는 나무들이 제각기 다르듯, 벤틀리 인테리어에 쓴 패널의 무늬도 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 자연을 그대로 이식했다는 증거이자, 장인의 손으로 섬세하게 저며 만들었다는 근거이기도 하다. 이런 무늬는 그렇게 작업해야만 볼 수 있으니까. 이 작업을 하는 데만 약 72시간이 걸린다. 울타리 없는 목장에서 기른 소의 가죽만 써서 덮은 실내, 그 가죽을 촘촘히 이은 바느질도 마찬가지다. 이 작업을 하고 있는 벤틀리 공장을 보면, 진정한 고급함이야말로 시간으로부터만 가까스로 획득할 수 있는 결정체라는 걸 알 수 있다. 서늘할 정도로 깔끔한 공장에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한 장인들이 차분하게 앉아 있는 풍경은 숭고하기까지 하다. 누군가의 손가락이 바늘을 쥐고, 어느 정도의 힘으로 이 가죽들을 이었을지를 서울에서 상상하는 일은 그 자체로 아득하고 풍요롭지 않나? 뒷좌석에 앉았을 땐 단정하고 깔끔한 리모컨을 이용해 자동차의 실내에서 조작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온도를 조절하고 음악을 고르거나 볼륨을 조절하는 일. 그러다 내 몸에 꼭 맞게 조절해놓은 시트에 하릴없이 기대는 순간. 눈을 감아도, 마침내 느껴지는 것들….

BENTLEY FLYING SPUR엔진 W12기통 6.0리터배기량 5,998cc변속기 자동 8단최고출력 625마력최대토크 81.6kg.m공인연비 리터당 5.8킬로미터가격 2억 8천7백만원~

벤틀리 플라잉스퍼를 갖는다는 것
일본 클래식 FM에서 하는 말을 다 알아들을 순 없었다. 조수석과 뒷좌석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얕은 잠에 빠졌다. 오키나와 해안도로를 달렸던 그날 오후의 평화. 레바논 베이루트는 차선도 신호도 희미했다. 그 복잡한 도로를 달래듯 달렸던 이른 아침의 정적과 스피커에서 나던 소리…. 벤틀리와 보낸 시간은 으레 이렇다. 바깥의 일상이 태풍같이 소요했던 날도, 실내에 들어와 문을 닫으면 완벽에 가깝게 안락했다. 플라잉스퍼는 벤틀리의 대표적인 4도어 모델이다. 가장 강력하고, 극단적으로 우아하다. 5,998cc W12기통 터보 엔진의 힘은 과연 사려 깊다. 침묵할 때와 분노할 때를 냉정하게 아는 누군가의 진짜 실력을 감히 가늠할 수 없는 것처럼, 이 위풍당당한 엔진의 끝을 정확히 짐작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최고속도는 시속 322킬로미터에 이른다. 역대 벤틀리의 4도어 모델 중 가장 빠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킬로미터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4.6초다. 약 2.5톤에 달하는 플라잉스퍼의 공차중량을 고려하면 W12기통 6리터 엔진의 힘을 조금이나마 짐작하는 데 도움이 될까? 플라잉스퍼 운전석에서, 한 번도 함락된 적 없는 성의 주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면 과장일까? 올 뉴 플라잉스퍼는 더 단호해졌다. 나긋하던 곡선의 일부에 각이 살았고, 완만하던 라디에이터 그릴의 각도도 가파르게 섰다. 안쪽이 크고 바깥쪽이 작았던 헤드램프는 안쪽을 작게, 바깥쪽을 크게 다시 그렸다. 은근하지만 눈에 띄는 방식으로 벤틀리의 정체성을 강화했고, 요소요소에 쓰인 직선으로 더욱 광활한 이미지가 됐다. 벤틀리 플라잉스퍼가 마음을 풍족하게 만드는 모든 요소를 한눈에 파악할 순 없다. 미처 상상 못했던 세부를 발견하고, 만져보고, 가죽과 나무에서 풍기는 냄새를 맡는 일. 창문을 닫으면 들리지 않는 바깥 소리를 비로소 잊는 일. 오감을 열어야만 만끽할 수있는 극한의 기분이 벤틀리에는 잠재돼 있다. 플라잉스퍼를 갖는다는 건 그런 뜻이다. 이 모든 힘과 여유, 감각적 향락이 계절을 가리지 않고 마음에 닿는 모든 순간을 소유하는 일이다.

벤틀리의 운전석과 조수석은리어램프가 더 간명해졌다. 뭔가 거대한생명체가 오랫동안 비축해놓은에너지를 한데 압축한 것 같다. 올 뉴플라잉스퍼에 새롭게 쓰인 직선, 곳곳에날을 세운 각도와 더불어 플라잉스퍼의광활한 패기가 느껴진다. W12기통6.0리터 엔진의 힘은 풍족하기가 가을같고, 그로부터 발현되는 날카로움은 또겨울 같고, 적은 엔진 회전수에서부터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는 엄청난 힘은가히 여름 태풍 같다. 봄처럼 이완되는실내, 그 문턱에는 영국 크루에 있는벤틀리 모터스 유한회사에서 손으로빚어 만들었다는 징표가 고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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