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나의 옷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절, 밤낮으로 턱시도 재킷을 입을 거야.

1 Lou Dalton 2 Lanvin 3 Louis Vuitton 4 Mr. Start 5 Saint Laurent 6 Gucci 7 Marc Jacobs.

이브닝 재킷보다 아름다운 남자 옷을 찾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언제일지 모를 특별한 밤을 위해 보관만 하기엔 너무 옹색하니, 언제고 꺼내 입는다. 피크트 라펠이건 숄칼라건 상관없다. 티셔츠나 셔츠 위에 입으면 향락에 젖은 남자처럼 보이니까. 고매하기로 정평이 난 옷일수록 더 거칠게 입어야 제맛. 드리스 반 노튼은 파자마를 연상시키는 셔츠에 이브닝 재킷을 아무렇게나 걸쳐 입은 스타일을 선보였다. 옷 입는 법칙 따윈 우습다는 듯 양말에 가죽 샌들까지 신었다. 끔찍한 불륜보다 더 혼란스러운 이 스타일이 기막히도록 찬란한 건 다 이브닝 재킷 덕이다. 이쯤 되니 많은 디자이너가 턱시도를 만들 때 단조로운 색깔부터 지운다. 짙은 포도주색부터 늘 현재적인 회색까지 우아한 색깔은 죄다 불러들였다. 밤에는 한 벌로 갖춰 입고, 낮에는 재킷만 따로 입는다. 더블 브레스티드 재킷을 목이 늘어진 티셔츠와 입었을 때도 처음엔 부적절해 보였지만 지금은 더없이 자연스럽다. 그러니 드리스 반 노튼과 에디 슬리먼이 컬렉션에서 증언한 대로 덮어놓고 이브닝 재킷을 일상에서 입어보는 거다.

BRYAN FERRY
1970년대에 유행했던 밴드들은 성 구분이 모호한 스타일이나 지나치게 장식적인 의상을 입었지만, 브라이언만은 달랐다. 록시 뮤직의 보컬이었던 브라이언 페리는 무대에서 턱시도를 즐겨 입었다. 그는 애매모호한 자신의 음악엔 이브닝 수트가 제격이라 생각했다. 퇴폐적인 광기를 덮을 큼 우아한 이브닝 수트는 생소한 그만큼 멋졌다. 영화< 화양연화 >엔 브라이언 페리의 ‘아임 인 더 무드 포 러브’가 흐른다. 브라이언 페리는 영화 제목처럼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에 입어야 할 옷이 이브닝 수트임을 이미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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