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차

이달, 보기만 해도 가슴 떨리는 자동차들. 그리고 단 한 대를 위한 영예. 11월엔 2014 BMW 5시리즈다

엔진2.0리터 직렬 4기통 가솔린배기량1,997cc변속기자동 8단구동방식후륜구동(FR)최고출력245마력최대토크35.7kg.m공인연비리터당 11.7킬로미터가격6천7백90만~7천3백90만원

2014 BMW 528i 페이스 리프트라고 하기엔 좀 멋쩍고, ‘올 뉴’ 같은 흔한 말을 붙이기에도 모호하다. 진화는 확실하되 눈에 띄는 것들이 아니라서다. 범퍼 흡기구 모양, 헤드램프 안에 들어 있는 LED의 쓰임과 안개등…. 컵홀더 지름도 살짝 늘어났다. 계기판은 100퍼센트 디지털이다. 운전 성격을 바꿀 때마다 계기판 색깔이 통째로 바뀐다. 그 색깔에 흥이 나기도 하고, 나도 모르게 주의를 기울이기도 한다. 5시리즈는 가장 소구력이 높은 자동차 시장의 전지구적 대표주자다. 성능은 기계적으로 완성돼 있고, 미학적 세부와 균형도 출중하다. 그러니 BMW가 5시리즈의 겉모습을 거의 바꾸지 않은 건 그런 자신감의 발로 아닐까? 집요하게 개선한 세부들은 BMW 스스로 간직했던, 은밀한 아쉬움이었을 것이다. 시장은 이미 만족했으니까. 한국에서, 5시리즈는 528i와 520d를 비롯한 9개 등급의 엔진에서 고를 수 있다. 세부 옵션으로 들어가면 더 풍성해진다. 그 자체로 독립된 세계라 여길 수 있을 정도다. 대표선수 520d는 지난해 한국에서 7천4백85대 팔렸다. 부동의 1위였다. 어떤 날, 누구와 함께 있을 때 이런 기분을 느꼈지? 올림픽대로를 달릴 때, 눈앞에서 해가 떨어지고 있었다. 자유로에선 노을이 점점 붉어졌다. 마음이 편하다고 힘이 빠질 리 없으니까, 가속페달을 한껏 밟기도 했다. 스포트 모드에서 빨간색이 되는 계기판은 녹은 쇳물 같았다. 이럴 때 BMW 가솔린 엔진의 소리는 가차 없다. 보닛에서 시작돼, 보이지 않는 축을 타고 뒷바퀴로 이어지는 즉각적인 힘. 그 힘을 연결하는 모든 금속 부품들의 극한을 상상하게 만드는 소리…. 웅장하게 가슴을 울리거나, 귀를 자극하는 소리는 아니다. 다만 ‘이 완벽한 기계를 만든 것도 결국 사람이겠지’ 생각하면서 독일 어딘가의 정갈한 공장을 생각했다.

특유의 단아함, BMW 인테리어가 꾸준히 밀어붙여 성취한이미지…. 담백한 요소들이 이렇게 예뻐 보인다. 동그란 i드라이브다이얼 위에는 손으로 글씨를 쓸 수 있다. 주소를 검색하거나필요한 정보를 찾을 때 쓴다. 핸들은 운전 모드에 따라 무게를달리한다. 앞코는 핸들을 따라 기민하게 방향을 바꾸는데, 고양이눈동자처럼 민첩하다. 스피커는 하만 카돈을 썼다. 장르를 가리지않고, 지나치게 예민하거나 둔중한 소리에 치우치지도 않는다. 그저섬세하고 울림이 좋은 소리, 오래 들어도 질리지 않을 소리를 낸다.

Front

THE HISTORY OF 5 SERIES5시리즈의 역사는 항상 진화의 정점에 있었다. 그 자체로 BMW 기술의 진보이자 시장 확장의 역사이기도 하다. 1세대부터 지금까지의 미학적 성취와 전통의 흐름을 가만히 보는 것도 흥미롭다. 두 개의 콩팥을 나란히 놓은 것 같은 라디에이터 그릴을 '키드니 그릴'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그 모양은 어떻게 변했을까?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5시리즈는 또? 우리는 6세대 5시리즈와 같은 시대를 살고 있다. 가장 안정적인 균형, 모나지 않아서 편한 디자인, 시대의 표본이 될 운전 성능…. 한 번쯤은 경험해봐야 옳다. 좋은 차에 대한 당신만의 기준을 갖기 위해서라도.

계기판을 보라100퍼센트 디지털이다.숫자판이 고정돼 있고 바늘이돌아가는 식이 아니라, 모든숫자와 신호가 디자인 혹은그림이다. 그래서 에코 플러스모드는 파랑, 컴포트 모드는검정, 스포트와 스포트 플러스모드는 빨강이다. 가속페달을밟아서 바늘이 돌아갈 때, 속도를나타내는 숫자는 바늘이다가오면 커졌다가 멀어지면작아진다. 시속 80킬로미터에가까워질 때 80이라는 숫자가점점 커지다가 90킬로미터나70킬로미터에 가까워질 땐 다시작아지는 식이다. 스포트 모드의왼쪽 동그라미에는 숫자와바늘이 통째로 사라진다. 속도를나타내는 숫자만 중앙에커다랗게 띄운다. 오른쪽은 엔진회전수를 나타내는 계기판이다.작심하고 달려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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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치고, 열고, 쓰라2014 5시리즈의 가장일상적인 진화는 트렁크에서이뤄졌다. 스마트키를 가진사람의 발이 뒷범퍼아랫부분을 스치면리어램프가 깜빡깜빡 점등한후 트렁크가 자동으로 열린다.5시리즈를 사는 사람을가장이라 가정하고, 주말에는반드시 마트에 들러야 하는일상이라면 이 소소한 기능을체험할 때마다 "차 참 잘 샀어,그렇지?" 아내의 동의를구할지도 모른다. 용량은60리터나 늘었다. 열어놓고보면 그야말로 광활하다.I드라이브 다이얼 위에는이렇게, 손으로 숫자나 글씨를쓸 수 있게 됐다. 이렇게영리하니 뒷좌석엔 아이나부모님, 조수석엔 여자친구나아내를 태우고 교외를 향하는주말은 또 얼마나 평화로울까.

지금 가장 현대적인 고급함을 소유하고 싶다면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를 사면 된다. 아우디 A6는극도로 우아하고 세련됐으면서도 적당히 경쾌하다. 아우디 사륜구동 시스템 콰트로는 시종 안정적이다.렉서스 GS350은 본연의 정숙함에 역동성을 더했고, 미학적 모험을 감행했다. 그 결과가 나쁘지 않다.자, 여기서 BMW 5시리즈는 정확하게 중심을 잡는다. 동시대 중대형 세단이 지녀야 하는 덕목을 고루갖추고, 안락함과 운전 재미 중 어느 것도 포기하지 않았다. 일단 5시리즈를 알고 보면, 나머지 석 대의자동차가 각각 어떤 매력을 가졌는지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을 정도다. 기준이자 표본이라는 뜻이다.1 아우디 A6 5청8백30만~8천2백60만원2 렉서스 GS350 5천9백50만~7천6백90만원3 2014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6천 20만~9천 9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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