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층에서 벌어질 일



빡빡한 백화점에서 잠깐이라도 쉬겠다는 마음을 품어본 사람은 안다. 무언가를 사려는 사람은 어디서든 환대를 받지만, 대가 없이 쉴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는 걸. 화장실이나 엘리베이터 앞에 놓인 의자 몇 개뿐, 그나마도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한다. 신세계 본점 신관 5층, 베이프와 잠바주스 사이에 ‘5F 라운지’가 있다. 매대도 행어도 없는, 완전히 자유로운 문화 전시 공간이다. 패션 에디터 오충환의 지휘아래, 매달 새로운 주제의 전시를 연다. 모두가 소비를 강요하는 듯한 각박한 백화점에서,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 유일한 공간. 빼곡한 매장 사이에 놓인 오아시스,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쉼표, 숨을 돌릴 여백이 아주 많은 평온한 페이지. 11월 22일 첫 번째 전시, 여행사진전 가 열린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아주 잘 아는, 누군가의 사진으로만 채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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