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훈 셰프의 어제와 오늘

CIA 요리학교를 졸업하고 내로라하는 레스토랑의 주방을 맡았다. 서울로 돌아온 이 셰프의 다음 행보는? 송훈 셰프는 대기업 프랜차이즈를 택했다.

028 GQM-edition-food-1

당연히 오너 셰프로 식당을 열 줄 알았다. SG다인힐이라니, 이유가 있나? 뉴욕에 기반을 둔 대니마이어 그룹에서 오랫동안 일했다. 대니마이어는 우후죽순으로 체인점을 내는 기업이 아니라, 유니크함을 지키는 기업이다. 물론 쉑쉑버거처럼 ‘캐시카우’가 되는 프랜차이즈를 가지고 있지만, 품질을 지키는 경영을 할 줄 안다. 서울에서도 그런 곳에서 일하고 싶었다. 내가 알려주고 물려줄 게 있으면 더 좋겠다. 나의 궁극적인 목표는 음식하는 사업가다.

두 가지를 다 잘하기가 힘들지 않나? 한 가지에 집중하는 모습이 더 요리사답기도 하고. 요즘은 많이 바뀌었다. 특히 뉴욕 같은 경우는 더욱더. 뉴욕에서 명성을 떨치는 셰프들이 하나의 식당이 잘되면 완전히 다른 콘셉트로 식당을 내는 일이 많은데, 이것도 사업가 수완이다. 좋은 투자자와 마음 맞는 파트너를 찾는 것도 셰프의 능력이다. 1평짜리 식당이라도 비즈니스 없이는 운영할 수 없다.

뉴욕의 외식 기업과 한국의 외식 기업의 다른 점을 발견했나? 비슷하다. 차이가 있다면 우리나라엔 여러 브랜드를 총괄하는 단일화된 메뉴 개발팀이 있다는 정도랄까? 뉴욕은 새로운 식당이나 새로운 메뉴를 만들 때 셰프가 중심에 선다. 셰프에게 1백 퍼센트 이상을 맡긴다. 개발, 인력관리를 포함해 모든 것을 위임한다. 한국은 아직 인재가 풍부하지 않아서, 따로 개발팀을 꾸리는 형식이 굳어진 듯하다.

오랜만에 서울로 돌아와 여러 레스토랑을 둘러봤을 테다. 무엇이 가장 생경했나? 지금 딱 떠오르는 건 셰프가 셰프복을 입지 않고 와이셔츠 같은 걸 입은 모습을 봤을 때다. 아무리 경계가 무너지고 많은 것이 유연해진다고 해도 셰프는 요리할 때 누구보다 엄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 또 하나! 셰프가 홀에 나와 고객들과 소통을 잘 하지 않는다. 주방 밖을 두려워하는 셰프가 많다는 거다. 그런 문화는 이제 없어져야 한다. 소통하고, 피드백 듣고, 개선하고, 그런 걸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그럼 이제 SG다인힐의 셰프들은 좀 달라지는 건가? 물론이다. 일식당 같은 경우엔 스시다이에서 손님을 바로 맞이하지 않나. 그런 개념을 도입하고 싶다.

미국에 처음 갔을 때 언어 때문에 고생했다는 말을 들었다. 다시 한국에 오니 무엇이 고생인가? 역시 언어다. 조개를 해감시킨다고 할 때나, 두부를 소창에 넣어서 짠다고 할 때나, 다시 또 벽을 느낀다. 하하.

* 2014년 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