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프로농구를 향한 질문들

지난 아시아선수권에서 대표팀은 3위로 선전했다. 올해는 농구 월드컵과 인천 아시안게임이 연이어 열린다. 어떤 선수를 주목하나? 최근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이대성 같은 선수가 대표팀에 뽑혀야 한다”고 했다. 유재학 감독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대표팀 감독을 맡을 확률이 높다. 유 감독이 갓 프로에 데뷔한 소속팀 신인 이대성을 높게 평가한 이유는 명백하다. 기술이 뛰어난 장신 가드라서다. 이대성은 키가 193센티미터나 되지만, 포인트 가드를 본다. 고교 시절엔 포워드였지만 대학과 프로를 거치며 가드로 전향했다. 즉,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중앙대를 떠나 브리검영 하와이 캠퍼스로 편입해 미국 농구를 경험하기도 했다. 국제대회에선 상황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기술적인 선수가 필요하다. 한국이 지난 아시아선수권에서 필리핀에 당한 건 가드 싸움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이대성은 드리블, 패스, 슈팅 같은 기본기는 물론 운동 능력도 뛰어나다. 순간적인 돌파와 방향전환 능력도 수준급이다. 특히 수비에 냉정한 유재학 감독이 “이대성의 개인수비 능력은 KBL의 톱클래스 수준”이라고 극찬할 정도로 수비력도 인정받고 있다. 다만 아직 경험 미숙으로 코트 사정을 파악하고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은 좀 부족하다. 꾸준히 한국에서 대학 4년을 마친 선수에 비해 공식 경기를 뛸 기회가 적었던 탓이다. 유재학 감독은 그를 꾸준히 경기에 출전시키며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19경기에 출전해 평균 7.6점, 1.9 리바운드, 2.5어시스트, 3점슛 성공률 39.7퍼센트. 리그 상위권을 달리는 모비스의 ‘깜짝 스타’라 할 만하다. 2002년 부산 아시안 게임에서 대표팀은 기적적으로 금메달을 땄다. 그 땐 4쿼터를헤집어놓은 김승현이 있었다. 프로 초년생이던 김승현은 이후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이번엔 이대성이 유력 후보다. 서민교([MK 스포츠] 기자)

김민구, 김종규, 두경민 등 스타성 있는 신인들이 대거 프로에 입단했다. 실제로 ‘역대 최고’라 부를 만한 드래프트였나? KBL 역사를 바꿔놓을 것이라는 거창한 예언과 함께, 몇몇 팀은 김민구, 김종규, 두경민을 얻기 위해 지난 시즌 말 고의 패배까지 택했다. 농구 실력만 보여주면 그만인 것을, 애석하게도 이 신인들은 베테랑들이 느낄 법한 부담을 일찌감치 떠안아야 했다. 또한 드래프트 시기가 10월로 바뀌면서 새로운 프로 동료들과 손발 한번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트레이닝캠프조차 없이 성인 무대에 뛰어드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대표팀에 들락거리며 쌓인 피로도 그대로 안고 왔다. 즉, 올 시즌 신인들은 제법 특수한 상황에 처해 있다. 고의 패배를 택한 프로팀의 선택이나 언론을 통제하는 일은 신인들의 몫이 아니다. 그런 상황을 감안했을 때 이들 3인방은 잘해나가고 있다는 평이다. 1순위로 뽑힌 창원LG의 김종규는 아직 뚜렷한 역할이 주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온갖 잡일을 도맡는 부지런함과 가드 뺨치는 스피드만으로 평균 10득점, 6리바운드에 가까운 성적을 냈다. 김민구는 KBL의 볼거리를 큰 폭으로 늘렸다. 과감한 드리블, 노 룩 패스 등 동작 하나하나에 자신감이 넘친다. 한 쿼터에 14점을 몰아넣으며 데뷔한 두경민 역시 폭발력만큼은 인정받고 있다. 욕심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지만, 슛이 지독히 림을 외면해도 망설임 없이 던지는 배짱은 놀라울 정도다. 물론 세 선수 모두 그간의 대형 신인들에 비해선 개인 기록이 빈약한 편이다. 하지만 직접적인 비교는 곤란하다. 신인 몇 명이 프로 무대를 지배했던 예전보다 개별 선수의 공격 소유권이 큰 폭으로 감소했고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도 낮아지는 추세니까. 조현일([루키] 편집장)

농구는 스타 의존도가 높은 종목이다. 김선형은 지난 시즌 MVP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고 있나? 2012~2013시즌 정규리그 우승팀 SK는 올 시즌도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다. 12월 8일 현재 LG에 공동 1위 자리를 내줬지만, 홈경기가 많은 1월쯤 다시 독주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SK가 2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다면 MVP는 100퍼센트 김선형에게 돌아갈 것이다. 현재 SK 국내 선수 중 제일 많은 득점(11.13점)을 올리고 있고, 어시스트(6위, 4.4개), 스틸(7위, 1.3개)도 준수하다. 기왕이면 국내 선수를 선호하는 투표인단의 성향도 수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경기 내적으로 들여다봐도, 김선형은 한결 여유 있는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포인트 가드 역할을 처음 맡았던 전 시즌에는 다소 서두르고, 혼자 해결하려는 성향이 강했지만, 올 시즌은 동료들을 고루 활용하는 모습이다. 돌파를 이용해 점수를 따내고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역할은 오로지 김선형만 할 수 있는 일이다. 다만 1위 팀의 대표선수라고 해서, 그가 MVP가 된다고 해서 김선형을 KBL의 최고 가드라 단정 짓기는 어렵다. SK는 애런 헤인즈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고, 김선형은 지난 챔피언 결정전 때부터 겪어온 고질적인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했다. 김선형의 2점슛 성공률은 48.8퍼센트로 가드치고 나쁘지 않다. 그러나 3점슛은 15.7퍼센트로 부끄러운 수준이다. 27퍼센트였던 지난 시즌보다도 떨어졌다. 그의 2점슛은 대부분 돌파로 만들어낸 것이다. 림에서 4~5미터만 떨어져도 슛 성공률이 낮아지니 상대는 대놓고 김선형의 돌파만 견제하고 있다. 모비스가 대표적이다. 정규리그 중에는 리바운드를 잡아줄 장신 선수가 많아 약점이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으나, 챔피언 결정전처럼 약점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수 있는 단기전에서는 김선형의 슈팅이 다시 한 번 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우승에 실패한 정규리그 MVP는 그리 높은 대접을 받지 못한다. 더욱이 자신의 약점 때문에 최종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MVP의 가치를 인정받는 데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손대범([점프볼] 편집장)

프로농구는 프로배구보다 평균 관중에선 앞선다. 기사량도 많다. 하지만 정작 시청률 경쟁에서는 고전하고 있다. 왜 그럴까? 많은 이들이 프로농구 TV 시청률 저하의 원인을 주 시청층이 어리다는 점으로 파악하고 있다. 인터넷 시청자수는 배구 못지않고 오히려 평균 시청자수는 더 많다는 것이 그 근거다. 하지만 그것이 프로농구 시청률이 낮다는 문제의 근본적 이유가 될 수는 없다. 만일 “주 시청자층이 어리기 때문에 TV 시청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명제가 참이라면, 자성의 목소리가 먼저 나와야 한다. 10대와 20대가 프로농구를 즐겨 본다는 말은 농구대잔치 시절의 극성 농구팬과 프로농구 초창기의 ‘올드팬’을 모두 놓쳤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시청률 하락의 근본 원인은 콘텐츠 자체다. 일단 이미 널리 알려졌듯, 수비 위주의 전술과 외국인 선수를 압도하는 국내 빅맨의 부재 같은 측면을 들 수 있다. 그리고 현대(현 전주KCC), 기아(현 울산 모비스) 등 전통의 팀이 해체되면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게 된 점도 과거 농구 시청자들이 프로농구를 떠난 이유 중 하나다. 확실한 시청률을 보장할 수 있는 빅 매치가 없는 것이다. 프로야구의 롯데 대 기아, 프로축구의 서울 대 수원, 프로배구의 삼성 대 현대 같은 시청률 보장 카드 한 장이 농구에는 없다. 수도권 라이벌, 경남 라이벌, 통신 라이벌, 전자 라이벌 등등 모든 카드를 다 라이벌이라고 하는데, 그중 대중들이 진짜 라이벌이라고 인식하는 경기는 드물다. 방송사 입장에서 가장 아쉬운 내용이다. 스타 만들기에도 실패했다. 양동근, 함지훈, 조성민, 강병현, 하승진 등 2000년대 중반에도 과거 못지않은 스타 후보들이 나왔다. 하지만 구단과 연맹 모두 선수를 제대로 포장하지 못했다. 그들은 농구판 안에서의 스타일 뿐이다. 얼마 전 <우리동네 예체능>에 강병현이 출연했을 때 많은 여성 시청자들이 “농구선수가 너무 예쁘게 잘생겼다”는 말을 연발했다. TV 시청자들은 2008년부터 뛰면서 KCC의 우승에 두 차례나 공헌한 리그 대표 가드를 그날 처음 본 것이다.정우영([MBC 스포츠 플러스] 아나운서)

<응답하라 1994>, <우리동네 예체능> 같이 농구를 소재로 차용한 TV 프로그램이 프로농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나? 아시아선수권에 이어 열린 프로-아마 최강전의 평균관중은 4천7백21명이었다. 결승전 관중은 6천 명이 넘었다. 일견 올 시즌 프로농구를 위한 성공한 모의고사처럼 보였다. 반면 판정 논란은 프로농구 관중 동원 실패의 전주곡 같았다. 고려대와의 결승전이 끝나고 판정에 강한 불만을 표한 상무의 윤호영은 “이번 대회는 이슈를 만들기 위한 대회인 것 같다”는 유의 말을 했다. 이슈란 당연히 대학팀의 우승이다. 국제대회를 통해 경희대의 김민구, 김종규, 고려대의 이종현은 스타가 되었고 그들이 우승해야 농구 붐이 생길 거란 믿음이 도처에 깔려 있었다. 하지만 프로-아마 최강전의 흥행이 프로농구로 이어지진 않았다. 11월 말까지도 프로농구 평균관중은 채 4천 명을 넘기지 못했다. 일단 프로팀은 프로-아마 최강전 4강에서 모두 탈락했다. 대학팀에도 지는 선수들의 경기가 매력적일까? 게다가 농구란 스포츠는 애초에 아마추어가 더 매력적일 수 있는 요소가 많다. 가장 신체 접촉이 많은 운동이고, 빠르게 뛰며, 몸을 부딪치는 어떤 청춘의 표상으로서 기능한다. 자동차보다 오토바이, 이어폰보다 헤드폰에 어떤 상징이 있는 것처럼. 과연 <슬램덩크>가 프로농구를 다뤘다면 지금 같은 위치에 있었을까? 미국에서도 3월에 열리는 대학 농구 NCAA 토너먼트가 어지간한 해의 NBA 결승전보다 시청률이 높다. 한국 농구야야말로 이런 아마추어적 특성을 통해 성장했다. 90년대 농구대잔치에서 연세대와 고려대는 선, 나머지 프로팀은 물리쳐야 할 상대, 악처럼 묘사되곤 했다. 방송국은 그걸 똑똑히 기억한다. 그리고 그 성공방식을 따른다. <우리동네 예체능>은 아마추어 농구의 미덕을, <응답하라 1994> 역시 대학 농구의 향수를 다룬다. <우리동네 예체능>의 코치는 우지원, <응답하라 1994>엔 첫 회부터 90년대 연세대 농구부 선수들이 등장했다. 프로농구는 청춘이나 향수를 소구하기엔 구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 유니폼에 박힌 과잉에 가까운 로고들부터 그렇다. 대학 농구나 아마추어리즘에 집중하는 방송만 바라보고 있기엔 프로와 아마의 거리가 농구대잔치 시절처럼 가깝지 않다. 에디터/ 유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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