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이 지난 뒤

에단 호크는 연극 <맥베스>를 마친 후 쉴 계획부터 세웠다. 영화나 연극을 고를 때처럼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셔츠와 재킷, 선글라스는 모두 디올 옴므.
셔츠와 재킷, 선글라스는 모두 디올 옴므.

“곧 <맥베스>가 끝나면 한동안 연극엔 출연하지 않을 거예요. 일 말고 다른 부분에도 집중하고 싶거든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일부터 시작할 거예요.” 뉴욕 연극계에서 확고한 입지를 굳힌 에단 호크에겐 네 명의 아이가 있다. 그는 자신의 삶을 종종 “지속적이고 만성적인 불만족”이라 표현해왔고, 곧 다가올 휴식을 충분히 즐기고자 한다.

에단 호크는 열네 살에 <컴퓨터 우주 탐험>의 주연으로 데뷔해 29년간 5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그가 감독한 세 편의 영화, 직접 쓴 두 권의 책과 시나리오, 수많은 연극 출연작은 포함하지 않은 숫자다. 올해는 SF 스릴러 <프리데스티네이션>과 마이크 알메레이다 감독의 <심벨린>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휴가 이후엔 <가타카>를 감독한 앤드류 니콜의 새 영화와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의 <리그레이션>에 전념할 예정이다.

잭 오브라이언 감독의 <맥베스>는 1월 중순에 끝난다. 역시나 잭 오브라이언 감독과 에단 호크가 합작한 <더 코스트 오브 유토피아(러시아 혁명 사상의 탄생을 그린 톰 스토파드의 소설이 원작으로, 에단 호크는 미하일 바쿠닌 역을 맡았다)>에 비해선 좋은 평을 얻지 못했다. “반응이 좋지 않다고 해서 보람이 없는 건 아니에요.” 에단 호크는 개의치 않는 듯했다. “사실 첫날은 혹평을 받을까 불안하기도 해요. 공연 막바지에 비로소 자유로울 수 있죠. 그리고 마지막 날 제 모든 걸 쏟아 붓는 거예요. 잭은 지금까지 <맥베스>를 여섯 번쯤 감독했어요. 이번엔 개인적인 시각으로 해석하고 싶어 했던 것 같아요. 마녀, 미신 같은 초자연적인 주제에 집중했죠. 저한테도 인간의 악은 항상 탐구하고 싶은 대상이에요.”

그는 언제나 창작의 자유, 정신적 독립을 주장한다. 좋은 평가나 성공은 그 다음 문제다. “<더 코스트 오브 유토피아>는 무려 9시간에 달하는 작품이었죠. 어마어마한 찬사를 받았고요. 다른 작품들이 그만한 호평을 받지 못했다고 함량이 떨어진다 말할 순 없어요. 물론 톰 스토파드는 훌륭한 작가지만 가장 만족스러웠던 연극은 <헐리벌리>였어요.”

에단 호크는 1970년, 텍사스에서 태어났다. “어머니가 열여덟 살이었어요. 전 이 얘기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해요. 백인 쓰레기란 말이 반사적으로 떠오르거든요.” 에단 호크의 부모는 그가 다섯 살 때 이혼했다. 이후엔 어머니와 같이 살았다. 그가 자본을 경멸하는 충실한 독서가가 된 데는 어머니의 영향이 크다. 에단 호크는 데뷔 초기 <배트맨> 같은 블록버스터나 히어로물 섭외를 거절하고 독립영화에 집중했다. <죽은 시인의 사회>와 <늑대 개>의 성공 이후엔 주가가 더욱 치솟았지만, <청춘 스케치>, <비포 선라이즈>, <가타카> 같은 비주류 영화를 택했다. 그리고 X세대가 동경하는 배우가 됐다. 로맨틱하고 연약한 남자, 이상주의자, 물질주의가 만연한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배우.

특히 <비포 선라이즈>의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과의 협업은 에단 호크 스스로 경력에 큰 전환점을 맞았다고 여기는 <테잎>, 사회 참여적 성향을 드러낸 <패스트푸드 네이션>까지 이어졌다. “링클레이터와 일할 땐 밴드의 일원이 된 기분이에요.” 에단 호크의 말처럼, <비포 선셋>과 <비포 미드나잇>은 배우와 감독이 함께 만든 결과물이다.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는 <비포 선셋>으로 아카데미 각본상에 공동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2010년, 샘 셰퍼드의 <마음의 거짓말>을 연극무대로 가져왔어요. 그는 제가 깊은 동질감을 느낀 작가였죠. 그때 드디어 제가 감독으로 성장했다고 생각했어요. 배우로서 <테잎>을 찍을 때처럼.”

<비포 선셋>과 <비포 미드나잇> 사이에도 에단 호크는 많은 영화에 출연했다. 뱀파이어가 등장하는 <데이브레이커스>, 호러물 <더 퍼지> 등 꽤 낯선 작품들이었다. 에단 호크는 그의 선택에 대해 떳떳하게 말했다. “장르 영화도 충분히 상업적인 동시에 예술적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런 영화는 독립영화 판에도 거의 없죠.”

모든 상의와 모자는 디올 옴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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