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대의 신차를 위한 조언

올해도 다양한 신차가 선보일 예정이다. 가격이 만만치 않은 소비재인 만큼 꼼꼼히 따져 골라야 한다. 그래서 옥석을 가릴 정보를 소개한다. 적지 않은 주관과 편견이 섞여 있다



2014년에 출시되는 차종의 가짓수만 따지면 지난해만 못하다. 하지만 현대 쏘나타, 기아 카니발 등 굵직한 주요 국산차가 세대교체된다. 수입차 업계는 고성능 버전 등 틈새시장을 겨냥한 모델을 다양하게 들여온다. 올해 신차를 구입하려는 당신을 위해 주관과 객관을 적절히 버무린 가이드라인을 소개한다.

가장 관심 모을 신차는 현대 LF 쏘나타다. 1985년 스텔라의 고급형으로 출시된 이후 현재 6세대까지 진화했다. 7세대째가 될 LF 쏘나타는 형뻘 제네시스를 연상시키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를 달고 나온다. 옆모습은 지금의 YF와 판박이다. 현대차 연구소 관계자는 “승차감과 핸들링, 차체 강성이 기존 현대차와 뚜렷이 구분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획기적 변신엔 위험이 뒤따른다. 신형 제네시스가 좋은 예다. 소식통에 따르면 초기 생산 과정에서 불거진 오류를 잡아내느라 고객 인도가 늦어지고 있다. 따라서 LF 쏘나타를 구입하고 싶다면 출시 직후보단 최소한 6개월 이상 기다린 뒤가 적당하다. 재고떨이에 나설 YF를 할인 받아 산 뒤 LF가 페이스리프트될 때 갈아타는 방법도 추천할 만하다.

기아 카니발도 3세대로 완전히 바뀐다. 4월 뉴욕모터쇼, 5월 부산모터쇼를 통해 공개될 거란 소문이 지배적이다. 원래 카니발의 세대교체는 2~3년 전 예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레저 활동이 늘면서 수요가 빗발쳤다. 시간이 흐를수록 판매가 느는 기현상마저 벌어졌다. 때문에 변신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전략적 결정이었다. 8년 만의 신형 카니발은 안팎을 송두리째 바꾼다. 일단 기아차 고유의 호랑이 코 그릴을 단다. 차체 옆면엔 날을 세워 쭉 뻗은 라인을 새겨 넣었다. 법이 바뀌면서 승합차엔 시속 110킬로미터 속도제한장치를 달아야 한다. 따라서 신형 카니발의 주력은 1~3열 시트를 갖춘 9인승이 될 전망이다. 물론 4열 시트를 구겨 넣은 11인승도 나온다. 신형 카니발은 항시사륜구동을 옵션으로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당분간 국내 시장에서 사륜구동 미니밴은 쌍용 코란도 투리스모와 토요타 시에나가 유일할 전망이다. 주력 파워트레인은 직렬 4기통 2.2리터 디젤 터보 엔진과 자동 6단 변속기다. 역시, 품질이 안정될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좋겠다.

기아 쏘렌토도 세대교체된다. 부분 변경으로 수명을 연장한 지난번과 다르다. 완전히 바뀐다. 지난해 시카고 오토쇼에서 공개된 크로스 GT 콘셉트카를 밑바탕으로 삼았다는 소문이 있지만, 위장막을 씌워놓은 사진을 보면 실루엣에 큰 차이가 있다. 그보다는 현대 싼타페 DM에서 더 많은 힌트를 찾을 수 있다.

르노삼성은 올해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재정비한다. 여기에 맞춰 전 차종의 외모를 다듬을 예정이다. 하지만 변화는 그릴과 엠블럼 주변으로 한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SM5엔 직렬 4기통 2.0리터 디젤 터보 엔진을 더할 예정이다. 한국지엠은 쉐보레 말리부와 트랙스에 각각 디젤 엔진을 얹을 계획이다.

글로벌 기업이 디젤 엔진을 더해 출시하는 신차는 굳이 뜸들이며 지켜볼 필요가 없다. 이미 해외 시장에서 판매되면서 검증된 모델이기 때문이다. 다만 디젤 엔진이란 이유로 경제성에 큰 환상을 가졌다간 실망할 수 있다. 수치로 드러난 연비는 가솔린 모델보다 확실히 높다. 대신 차 가격이 비싸다. 특히 주행거리가 많지 않을 경우 전체 비용을 잘 따져봐야 한다.

아우디는 연초 국내 시장에 A3 세단을 선보였다. A3 세단은 아우디 세단 라인업의 막내다. 아우디 코리아는 A3 세단의 슬로건으로 ‘모든 것을 바꾼다’를 앞세웠다. 여러 의미가 있다. A3 세단은 최초의 프리미엄 콤팩트 세단이다. 아담하되 안전하고 고급스러운 차를 지향한다. 차의 크기로 가치를 가늠하는 편견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그런데 A3 세단이 “라인업의 서열을 흩뜨렸다”는 의견도 있다. “A3 세단은 A4와 달리 엔진을 가로로 얹습니다. 때문에 차체는 A4보다 작지만 실내 공간은 맞먹어요. 유럽 소비자조차 헷갈려합니다. A3 세단과 A4를 비교하기 시작했거든요. 비슷한 공간이면 저렴한 차를 사자는 심리죠.” 자동차 칼럼니스트 나윤석의 분석이다. 실제로 A3 세단 2.0 TDI 다이내믹과 A4 2.0 TDI의 가격 차이는 2백40만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A3 세단이 연비도 좋고, 가속도 빠르며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낮다. 디자인의 비율도 뛰어나서 A4보다 A6을 닮았다. 또한 A4는 CVT를 쓴다. 반면 A3 세단은 보다 반응이 빠르고 효율이 좋은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쓴다.

따라서 현재 아우디의 엔트리급 세단을 고민 중이라면 끝물 A4보다 ‘신상’ A3 세단을 사는 편이 여러모로 이득이겠다. 참고로, A6는 빠르면 내년 풀 모델 체인지 된다. 아우디는 이외에도 고성능 버전 RS7와 TTS 컴페티션을 내놓는다. RS7은 스포츠카가 아닌 아우디로서 선택할 수 있는 궁극의 도발이다. TTS 컴페티션은 세대교체를 앞둔 ‘마지막 유혹’일 가능성이 짙다. 아우디는 A8 페이스리프트도 선보인다. 헤드램프를 비롯한 일부 디자인을 손봤다. A7 트윈터보도 출시한다. 엔진 배기가스의 흐름을 이용해 흡기를 압축하던 기존 터보와 다르다. 전기 모터로 터빈을 돌려 흡기를 압축한다. 지난해 독일 뮌헨에서 시승해봤다. 반응과 효율이 눈부시다. 아우디의 전기화 전략 핵심 모델 가운데 하나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연말 S-클래스를 출시했다. 동급 시장의 판세를 뒤집을 궁극의 기함이다. 1월 13일엔 CLA를 선보였다. A와 B클래스의 뼈대를 밑바탕 삼은 세단이다. 1년 전 북미국제모터쇼에서 최초로 데뷔했다. 벤츠는 “CLS에 이어 4도어 쿠페의 맥을 잇는 모델”이라고 주장한다. 세대교체를 앞두고 판매가 떨어질 C클래스의 공백을 메우는 역할도 짊어졌다.
BMW는 2시리즈를 가져온다. 1과 3시리즈 사이를 잇는다. 독특하게 생긴 1시리즈와 달리 상식적 구성과 이상적 비율을 갖췄다. BMW는 전기차 i3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i8도 들여올 예정이다. 상품성은 흠 잡을 데 없다. 다만 충전 인프라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을 어떻게 잠재울지 관심이 집중된다.

재규어는 F-타입에 금속 지붕을 씌운 쿠페를 들여온다. 기존 컨버터블보다 차체가 단단해 보다 민첩한 핸들링을 뽐낼 것으로 예상된다. XJ의 고성능 버전인 XJR도 가져올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골프 가솔린과 디젤의 고성능 버전인 GTI와 GTD를 선보인다. 포드는 신형 머스탱을 들여온다. 반응은 극과 극이다. 한국지엠 역시 7세대로 거듭난 콜벳을 가져온다. 역시 디자인에서 쓴 소리 깨나 들었다. 크라이슬러는 신형 체로키와 한동안 수입을 중단했던 그랜드 보이저를 가져온다. 최근 미국차와 유럽차의 차이를 느끼기 어려워졌다. 그렇다고 반드시 미국차를 사야 하는 이유를 찾기 힘든 게 문제지만.

포르쉐는 마칸을 출시한다. 카이엔의 동생뻘이다. 아우디 Q5와 플랫폼, 파워트레인 등 주요 부품을 공유한다. 하지만 운전 감각엔 포르쉐 고유의 맛이 진하게 배었다. 올해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시장에서 포르쉐의 판매를 수직 상승시킬 일등공신으로 점쳐진다. 다만 포르쉐가 너무 흔해져서 역효과가 나진 않을지 걱정이다.

푸조는 2008, 시트로엥은 C4 피카소를 내놓는다. 둘 다 소형 크로스오버 자동차다. 가격과 성능은 대체로 동급 독일차보다 열세지만 개성 넘치는 디자인과 빼어난 연비는 강점이다. 인피니티는 G 세단의 후속인 Q50을 출시한다. 인피니티 재건 계획의 신호탄 격인 모델이다. 토요타는 지난 크리스마스이브에 FJ 크루저를 1백 대 한정으로 출시했다. FJ 크루저는 배기가스 규제 때문에 내년부터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는 팔 수 없게 된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차종인 만큼 소장용으로서의 가치도 기대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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