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차, 볼보 S60 D2

이달, 보기만 해도 가슴 떨리는 자동차들. 그리고 단 한 대를 위한 영예. 4월엔 볼보 S60 D2다.

엔진 직렬 4기통 직분사 디젤 배기량 1,560cc 변속기 자동 6단 구동방식 전륜구동 최고출력 115마력 최대토크 27.5kg.m 공인연비 리터당 17.2킬로미터 가격 4천1백80만원

볼보 S60 D2

당황할 수 있다. 이 차는 그동안 한국에 출시된 어떤 볼보와도 다르다. 볼보는 비교적 베일에 쌓여 있는 것 같은 브랜드였다. 독일 회사가 나날이 점유율을 높여 가고, 어떤 일본 회사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때도 볼보는 조용했다. 혹은 의연했다. 고객 충성도가 워낙 높아서 그래도 괜찮다거나, 아무리 눈에 띄지 않아도 팔릴 만큼은 팔리는 브랜드라는 사실이 볼보의 존재를 강변했다. 과연, 볼보는 조용하지만 달릴 줄 아는 차를 만드는 회사니까.

지금은 단종된 C30은 오랫동안 위시리스트의 상위에 올라 있었다. 그렇게 예쁘고 안정적이면서 담백하고 희소하기까지 한 해치백은 흔치 않았다. 희소한 데는 이유가 있는 거라고? 모든 의혹은 결국 순수한 소유욕이 이긴다. C30은 그걸 자극하는 차였다. XC60은 한 번 경험하면 누구라도 갖고 싶어 하는 SUV였다. 듬직하고 섬세했다. 다른 모델도, 스웨덴 감성 특유의 존재감이 확실했다. 게다가 가속페달을 깊이 밟으면 신나게 뛰쳐나갔다. S60 D2의 초점은 좀 다르다. 포기할 건 과감하게 포기했다. 뛰쳐나가는 맛을 좀 줄이는 대신 연비를 높였다. 어떤 옵션은 과감하게 덜어내고 가격을 낮췄다. 사실 볼보의 진입장벽은 꽤나 높은 편이었다. 이런저런 장점을 잘 알면서도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 때문에 돌아서는 경우가 잦았다. 좀 보태면 살 수 있는 다른 브랜드가 충분했다. S60 D2의 가격은 경쟁력을 갖췄다. 4천1백80만원이다. 출력과 토크가 가장 높은 모델은 2,401cc 디젤 엔진을 쓰는 S60이다. 5천4백10만원이다. 같은 모델 안에서 1천3백만원 가까이 차이 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킬로미터에 이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각각 12.3초와 7.3초다. 자그마치 5초, 운전석에서 느낄 수 있는 심리적 차이는 더 크고, 지향성도 분명히 차이 난다. S60 D2가 호쾌한 차는 아니다. 그걸 기대했다면 같은 예산으로 선택할 수 있는 다른 모델도 많다. 하지만 S60은 애초에 가족을 염두에 두고 만든 안정적인 세단이다. 볼보의 장점을 그대로 지니고, 조수석과 뒷좌석에는 사랑해 마지않는 누군가를 태우고, 묵직한 책임감과 여유를 갖고 안락하게 타는 차다. 속도계는 천천히, 다만 꾸준하게 올라간다. 볼보는 “1.6리터급 수입 디젤 승용차 중 가장 높은 출력”이라는 말로 비교 우위를 설명했다. 이 차를 이루고 있는 어떤 요소도 운전자를 보채지 않는다. 천천히 해가 지는 쪽으로 느긋하게 달리자고, 그럴 때 창밖으로 스쳐가는 것들이 어쩌면 당신의 전부인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진짜 감동이 아니었냐고 이 차는 다독인다. 그거야말로 이 아쉬운 계절의 시간과 공간을 즐기는 방법이라고.




볼보의 실내는 유난히 안정감을 준다. 모든 버튼이 큼직하고 직관적이다. 스웨덴의 겨울, 장갑을 낀 운전자도 실수 없이 누르기 편한 크기다. 공조장치에서 바람이 나오는 방향을 조절하는 버튼은 사람이 앉은 모양을 형상화 했다. 현대차를 타는 사람은 “현대차와 비슷하네” 하겠지만, 볼보가 오래전부터 고수해온 디자인이다. 핸들 뒤에는 손가락으로 기어를 변속할 수 있는 패들시프트가 있다. 이게 정말 필요할까? 이런 의문은 있다.





EVERY VOLVO HERE

볼보는 SUV와 왜건으로 잘 알려진 회사다. XC60, 70, 90 등 XC로 시작하는 모델들이야말로 볼보의 튼튼한 정체성을 상징한다. V로 시작하는 모델은 해치백 혹은 왜건 사이에 있다. 디자인과 실용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한 라인업이다. 연령대에 상관없이 사랑받는 모델이기도 하다. S로 시작하는 것들은 세단이다. S60이 중형, S80은 볼보의 기함이다.



SOMETHING ABOUT SAFTY

볼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시티 세이프티가 장착돼 있다. 시속 50킬로미터 이하에서 앞 차와의 간격이 좁아져 추돌 위험이 있는데도 운전자가 반응하지 않으면 알아서 멈춘다. 시속 15킬로미터 이하일 때는 완전 정지, 그 이상이었을 때는 충격을 최소화한다. 볼보에 따르면, 추돌사고 중 75퍼센트가 저속에서 발생한다. 50퍼센트 이상의 운전자가 추돌 전에 브레이크를 밟을 틈이 전혀 없었다고도 한다. S60 D2에는 코너 트랙션 컨트롤CTC도 장착돼 있다. 좌우 타이어에 실리는 구동력을 알아서 배분한다. 코너에서 운전자가 의도한 궤적보다 바깥쪽으로 밀리는 현상, 언더스티어를 방지할 수 있다.



MORE ABOUT LIGHTING

여러 가지 옵션 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고마운 옵션이다. 액티브 밴딩 라이트는 핸들을 꺾는 방향으로 헤드램프가 최대 15도까지 회전한다. 헤드램프 입장에서 15도니까, 실제로 밝힐 수 있는 도로의 면적을 보면 마음이 다 놓인다. 가로등 하나 없는 시골길을 달릴 땐 이런 기능이야말로 친구 같다. 일반 할로겐 전조등보다 230퍼센트 넓은 시야를 제공한다. 코너링 라이트라는 기능은 헤드램프에 있는 두 개의 LED 램프가 방향 지시등이 점멸하는 쪽으로 빛을 비춰준다. 어두운 골목에 접어드는 순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계기판 조명은 퍼포먼스, 엘레강스, 에코 세 가지 모드로 변경할 수 있다.

2013 토요타 캠리 3.5 가솔린 4천2백70만원 혼다 어코드 3.5 가솔린 4천1백90만원 2014 닛산 알티마 3.5 3천7백50만원

YOUR SHOPPING LIST

혼다 어코드는 관록의 세단이다. 기계적으로 조밀하고, 세세한 조작을 하는 순간에도 ‘기술의 혼다’에 대한 전통이 묻어난다. 시간과 시장의 상황과 관계없이 우뚝하다는 뜻이다. 닛산 알티마는 흰색 셔츠 같은 세단이다. 담백하고 유용하며, 폭넓은 활용이 가능하다. 토요타 캠리는 냉철한 중용의 세단이다. 이 장르가 원하는 세밀한 요구사항을 차분하게 만족시킨다. 볼보는 가격을 내리고 효율을 높임으로써 젊은 세대 공략을 말했다. 하지만 S60 D2의 성격으로 미뤄보건데, 진심으로 가족을 생각하는 이 세 대의 걸출한 일본 세단과 비슷한 선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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