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온 두명의 바텐더



요시다 시게키 세루리안 타워 도큐 호텔 벨로비스토 바, 2012 월드클래스 일본 대회 우승

손님에게 칵테일을 낼 때와, 바텐더 대회에서 칵테일을 만들 때는 많은 것이 다른가?
세계 대회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문화와 색채를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퍼포먼스와 아이디어도 차이를 만든다. 그래서 바텐더는 술 공부뿐만이 아니라 예술, 미술, 의학, 음악, 춤을 칵테일에 접목시키기 위해 공부해야 한다.

바텐더 대회에는 스피드 챌린지가 있다. 실제 업장에선 속도가 그리 중요할 것 같지 않은데?
대회 때만큼 빠르게 만들면 금방 지치고 만다. 게다가 손님 앞에서 들떠 있는 건 좋지 않다. 손님에게는 바와 바텐더가 경치이기 때문에 만드는 모습도 신경 써야 한다. 하지만 속도 역시 중요하다. 손님이 마시고 싶다는 기분이 줄었을 때 술을 받으면 맛이 없다.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클 때 나오는 칵테일이 더 맛있다.

일본은 바 문화가 특히 꽃핀 도시다. 지금 도쿄의 칵테일 트렌드라고 부를 만한 경향이 있나?
베이스로 쓰는 술의 유행이 사이클처럼 돌아가는 것 같다. 싱글 몰트위스키가 잘나가다가 럼, 진, 프리미엄 보드카가 유행하더니 지금은 데킬라가 잘나간다. 2020년 도쿄올림픽 때까지 이 사이클에 일본 술이 들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호텔 바에서는 신선한 과일을 짓뭉개서 쓰는 칵테일이 강세다. 갈수록 일본인들은 알코올 도수가 낮은 칵테일을 선호하는 것 같다.

왜 지금 데킬라 베이스 칵테일이 강세인가?
마가리타, 마타도르 같은 데킬라 칵테일은 크게 인기가 없었다. 그런데 최근 부드럽고 맛있는 데킬라가 수입되면서 이것을 베이스로 사용하는 칵테일을 여기저기서 연구 개발하고 있다.

바텐더는 손님의 취향을 잘 파악해야 한다. 하지만 그게 쉽나? 어떻게 파악하나?
나이와 이미지로 먼저 파악한다. 무엇을 먹고 왔는지, 어디에 들렀다 왔는지, 다음엔 어디로 가는지 묻는다. 직접적으로 음식 중엔 어떤 맛을 좋아하는지도 묻는다. 그런 다음 바뿐만이 아니라, 주방 냉장고 안에 있는 모든 재료들까지 염두에 두고 칵테일을 만든다.

마나부 오타케 도쿄 팰리스 호텔 더 로얄 바, 2011년 월드클래스 세계 대회 우승

디아지오가 주최하는 월드클래스 세계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어떤 점이 주효했을까?
칵테일은 신기하고 놀라워야 한다. 그런 점에서 세계 대회에서 아시아적 색깔을 드러내면 반응이 늘 좋다. 나무로 만든 그릇이나 잣나무 잔, 중국의 차기나 한국의 막걸리 주전자를 쓰면 재미를 더할 수 있다.

유럽과 아시아의 칵테일은 어떻게 다른가?
먹는 음식이 달라 미각에도 차이가 있다. 일본인들은 단 것을 싫어하고 오히려 신맛을 즐긴다. 유럽에선 술이 강하거나, 단맛이 확실한 칵테일이 인기지만 일본은 맛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 부분이 일본 칵테일의 섬세함인가?
그렇다. 맛의 균형만큼 맛과 기술의 균형도 중요하다. 쓸데없는 동작 없이 자연스럽게 내놓는 과정과 기술에도 신경 쓴다. 다도에서 차를 몇 번 젓느냐가 중요한 것처럼 칵테일에서도 픽을 24도로 꽂을 것인가 25도로 꽂을 것인가를 신경 쓴다. 이런 것들이 모여 일본의 섬세함이 된다.

일본은 클래식 칵테일이 강세인 나라다. 손님들은 당신의 창작 칵테일, 시그니처 칵테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그들에게 칵테일은 ‘재미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진토닉이라는 클래식 칵테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겨울이라 유자를 사용해 진토닉을 만들었습니다”라고 추천하면 싫어할 사람이 없다. 대화를 통해 손님의 취향과 바텐더의 스타일을 자연스럽게 섞는 것이 더 중요하다.

창작 칵테일의 아이디어는 어떻게 기록하고 발전시키나?
출근길 전철 안에서 홍보물을 보다가도 생각하고, 주간지에서 읽은 단어를 발전시키기도 한다. 어제 한국식 불고기를 먹으러 갔는데, 부추가 나왔다. 그걸 보다가도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식이다. 이렇게 나온 칵테일은 사진을 찍어 워드파일에 붙여두었다가 계속 수정하고 갱신한다. 이 문서에 손님에게 어떤 말을 건넬지도 함께 써 둔다.

요즘 도쿄의 바에서 가장 인기 있는 칵테일은 무엇인가?
라임을 넣은 카이피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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