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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식 키보드에 감춰진 다섯 가지 비밀

2014.05.12정우영

‘짤칵’하는 소리와 함께 돌아온 기계식 키보드의 시대, 단지 소리에만 현혹되었다가 낭패를 보지 않기 위해 알아두어야 할 다섯 가지.

체리 스위치 110개 한 세트로 클릭, 넌클릭, 리니어가 각각 4만9천원, 아이오매니아. 오에 겐자부로, 을유문화사. 프란츠 카프카, 워크룸프레스. 김훈, 학고재. 우스다 쇼지,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스위치 기계식 키보드에서 ‘스위치’는 입력과 더불어 소리를 내는 핵심적인 요소다. 알프스나 후타바 등 다른 회사의 스위치도 있고, 체리 스위치 가운데서도 더 세밀하게 나뉘지만, 가장 보편화된 스위치는 클릭, 넌클릭, 리니어 세 가지다. 클릭 스위치는 청색이다. 사람들이 기계식 키보드에 기대하는 전형적인 소리로 무척 경쾌하다. ‘피치’가 높은 요란한 소리로 주변 사람들을 신경쇠약에 몰아넣기 딱 좋다. 넌클릭 스위치는 갈색이다. 키를 누를 때 걸리는 느낌을 일컫는 ‘구분감’은 클릭 스위치와 동일하지만, 소리는 경쾌하기보다 둔탁하다. 리니어 스위치는 흑색과 적색 두 가지가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흑색은 키 압력이 높고, 키가 튀어나오는 반발력도 높아 빠른 타이핑에 유용하다. 적색은 빠른 타이핑은 바라지만 높은 키 압력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위한 스위치다. 리니어 스위치에서는 구분감을 느낄 수 없다. 하지만 기계식 키보드 가운데 가장 조용하게 쓸 수 있는 스위치다.

 

POM – G80-3497 LSCKO-2는 최저가 12만원대, 체리, ABS – 아카이브 106은 9만9천원, 리더스키. PBT – FC705R 텐키레스는 12만7천5백원, 레오폴드. 이윤 리, 학고재.

키캡 소재 키 캡 소재는 대개 플라스틱 재질이지만 취향에 따라 골라서 쓴다. 가장 널리 쓰이는 재질은 ABS다. 비중이 낮은, 즉 가벼운 특성을 살려 보통 얇게 만든다. 자연스럽게 축과 키 캡 사이의 공간이 넓어진다. 어쿠스틱 기타처럼 울림통이 크다는 뜻이다. 클릭 스위치에 씌워서 청량한 소리를 극대화할 수 있다. 평균적으로 PBT는 ABS보다 비중이 높고 두껍다. 울림이 거의 없는 소리를 낸다. PBT가 열에 좀 더 강하고 내구성도 뛰어나다. POM은 체리사에서 생산하는 키보드에만 사용되는 플라스틱이다. 지금까지 비교한 모든 항목에서 다른 재질을 압도하는 능력을 보여준다. 다만 POM 특유의 미끄러운 표면 질감은 고려해봐야 한다.

 

G80/81-1800은 70~80달러 사이에서 거래, 체리. 제로 샤인 2108S 옐로 에디션은 10만9천원, 덕키. 에티엔 발리바르, 이제이북스.

보강판 체리사의 광고에 이런 문구가 있다. “키 감에 방해를 주는 보강판을 쓰지 않습니다.” 체리사에서 생산하는 몇몇 모델에는 보강판이 없다. 상판을 뜯어내면 바로 기판이다. 보강판이 없으면 키 감이 좀 더 부드럽다. 낭창낭창하다. 클릭 스위치와 잘 어울린다. 하지만 체리를 제외한 거의 모든 키보드에는 보강판이 있다. 보강판이 있으면 내구성이 강해진다. 키 감이 딱딱해서 손에 전해지는 충격은 좀 있다. 리니어 스위치처럼 반발력이 높아서 가볍게 두드려도 입력이 되는 경우에는 보강판이 있는 게 낫다. 보강판 유무는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다. 적절한가 부적절한가의 차원이다.

 

알루미늄 하판 – 벤전스 K65는 최저가 14만원대, 커세어. 플라스틱 상판/ 알루미늄 하판 – 마제스터치 닌자는 12만7천5백원, 필코. 알루미늄 상/하판 – M5-87는 50~60만원대, KBDMOD. 앙드레 브르통, 미메시스.

보디 재질 KBDMOD에서 주문제작하는 M5-87은 상판과 하판(보강판)이 모두 알루미늄이다. 대부분의 기계식 키보드는 플라스틱 상판, 금속 하판을 쓴다. 차이는 확실하다. M5-87에서는 플라스틱 특유의 긁히는 소리가 나지 않고 보디에서 나는 통 울림도 없다. 3킬로그램 대의 육중한 무게로 안정적으로 거치된다. 커세어의 벤전스 K65는 상판 없이 하판을 알루미늄으로 만들었다. 알루미늄 하판이 무게를 잡아주는 한편 좀 더 가볍고 부드럽고 깊숙이 눌리는 이색적인 키 감이다. 물론 적색 축이어서 더 그렇다. 얕게 누르지만 빨리 타이핑하는 쪽이나 깊이 누르지만 좀 더 딱딱한 키 감을 얻고자 하는 경우에 알맞다. 다만 전자는 몰라도 후자에 해당하는 사용자라면 알아두어야 할 대목이 있다. 플라스틱 상판, 금속 하판의 적색 축에서 보단 더 큰 소음이 난다는 점이다.

    에디터
    정우영
    포토그래퍼
    정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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