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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UP! <2>

2014.05.15GQ

더 많은 사람과 더 멀리 가고 싶은 날이 있다. 그럴 때 생각나는 15대의 듬직한 자동차, 그리고 그들과의 솔직담백한 인터뷰.

엔진 직렬 4기통 직분사 디젤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36.7kg.m 공인연비 리터당 12킬로미터 가격 2천2백67만~2천8백28만원

엔진 직렬 4기통 직분사 디젤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36.7kg.m 공인연비 리터당 12킬로미터 가격 2천2백67만~2천8백28만원

쉐보레 올란도 2.0 디젤 볼 때마다 기특한 차다. 예쁘고 합리적이다. 화려하지 않지만 실속 있다. 혼자 타고 다니기에도 어색하지 않고, 친구와 가족이 타도 좋을 것이다. 접근 가능한 가격에 만족스러운 연비, 오래 두고 타도 질리지 않는 성격까지 갖췄다. 주말 캠핑을 염두에 두고 있는 사람이라도, 굳이 험로를 골라 탈 게 아니라면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만하다. 쉐보레는 여러모로 모난 데 없는 차를 만든다. 그럴 때 움직이는 마음도 있다.

넌 누구니? 난 쉐보레에서 나온 7인승 RV야. 해외에서도 이따금씩 마주칠 수 있는 월드카이기도 하지. 크루즈 뼈대를 기본으로 천장을 번쩍 높이고 지붕을 꽁무니까지 늘려 만들었어. 어때? 괜찮지 않아? 스스로 매력을 꼽는다면? 쉐보레 특유의 묵직한 주행감각이 매력이야. 장르와 덩치를 감안하면 핸들링도 또렷하고 경쾌한 편이고. 네가 내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지? 아무래도 좀 더 부지런해지지 않겠어? 내가 이래저래 쓸모가 많을 테니까. 사실 대부분은 세단으로도 가능한 것들인데, 이런 차를 사면 사람들이 알아서 변하더라고. 신기하지? 스스로 생각하는 단점이나 감추고 싶은 점도 솔직하게 한 번 말해봐. 실은 외모에 좀 콤플렉스가 있어. 예쁘다는 사람도 있기는 한데, 난 좀 불만이야. 특히 헤드램프와 리어램프가 좀 섭섭할 때가 있어. 스스로 주인을 고를 수 있다면, 어떤 사람이길 원하니? 물건 하나 살 때도 꼼꼼히 따지는 실속파일거야. 공간이나 품질, 성능 등 나머진 대체로 훌륭하거든. 진짜 7명 태울 희망에 부풀어 있다면 그건 좀 말리고 싶고. 뭐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엔진 1,685cc 직렬 직분사 디젤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33kg.m 공인연비 리터당 13.2~14킬로미터 가격 2천95만~2천5백40만원

엔진 1,685cc 직렬 직분사 디젤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33kg.m 공인연비 리터당 13.2~14킬로미터 가격 2천95만~2천5백40만원

기아 카렌스 1.7 디젤 풍성한 옵션, 날렵한 외모를 선호한다면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1999년 데뷔 이후 4세대째 진화한 결과, ‘카렌스’라는 이름이 익숙하게 연상시켰던 이미지는 이번 세대의 디자인으로 깼다. 그래서 미니밴의 활용도를 그대로 갖추면서도 세련된 느낌까지 챙겼다. 담담하게 가족을 지향하면서 승용으로도 어색하지 않다. 이런 이미지를 바탕으로 아빠들의 지지도를 서서히 높혀가는 중.

넌 누구니? 난 기아차의 7인승 미니밴이야. 유럽의 경쟁 모델을 꼼꼼히 벤치마킹해 개발했지. 실제로 유럽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정작 안방 시장에선 반응이 썰렁한 것 같지만. 스스로 매력을 꼽는다면? 단연 뛰어난 완성도지. 라이벌의 장점을 철저히 연구했거든. 어딘지 허술했던 과거의 카렌스는 비교하지 말아줄래? 난 완전히 달라졌어. 장비도 없는거 빼곤 다 있으니까. 네가 내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지? 솔직히 나를 가진다고 별스런 변화 따윈 없을 것 같은데? 당최 내가 튀지 않는 스타일이기도 하고. 게다가 차 갖고 유난 떠는 사람들 역시 나한테 관심 없을 거야. 스스로 생각하는 단점이나 감추고 싶은 점도 솔직하게 한 번 말해봐. 남의 장점을 너무 열심히 파고들었나 봐. 좋은 점은 많은데, 기억에 남을 ‘한 방’이 없다고 해야 하나? 되게 예쁜데 딱 집어 설명할 수 있는 매력은 좀 약한 미녀라면 이해가 쉽겠어? 스스로 주인을 고를 수 있다면, 어떤 사람이길 원하니? 주부도 좋고 가장도 좋지. 소형 해치백보다 좀 더
공간을 여유롭게 쓰고 싶은 사람들한테 어울릴 듯해. 노파심에 말하면 3열엔 어른 못 탄다.

엔진 V8 6,162cc 가솔린 최고출력 403마력 최대토크 57.6kg.m 공인연비 리터당 6킬로미터 가격 1억 2천4백20만원

엔진 V8 6,162cc 가솔린 최고출력 403마력 최대토크 57.6kg.m 공인연비 리터당 6킬로미터 가격 1억 2천4백20만원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6.2 가솔린 거대하고 위풍당당하다. 가만히 달리다가 사이드미러를 보면 이 차의 양쪽 뒷바퀴가 차선을 지배하고 있다. 실내는 호사스럽다. 에스컬레이드는 일종의 문화로 이해할 수 있는 차다. 이 큰 덩치가 숨을 곳이란 없을 것 같은데, 사람만은 이 안에서 은밀한 시간을 소유할 수 있다. 이런 감성이 에스컬레이드를 선택할 때의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실용성, 경제성을 생각하고 사는 차도 아니다.

넌 누구니? 미국 호화 SUV의 대명사야. 성공한 래퍼와 스포츠 스타들이 한 대쯤 꼭 갖고 있는 차이기도 하고. 그래서 그들을 선망하는 이들이 즐겨 보는 뮤직비디오에 빠지지 않고 나와. 스스로 매력을 꼽는다면? 단연 육중한 덩치. 아담하고 날렵한 에스컬레이드를 상상할 수 있겠어? 게다가 승차감도 부드러워. 고속도로 달릴 땐 세상 부러울 게 없지. 네가 내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지? 나와 함께하는 순간은 넌 항상 주인공이야. 주위 사람들은 두
부류로 나뉘게 될 거야. 첫째는 대놓고 부러워할 테고, 둘째는 뒤에서 흘끔거리며 배 아파 죽겠지. 스스로 생각하는 단점이나 감추고 싶은 점도 솔직하게 한 번 말해봐. 당당한 체격이 단점으로 변하기도 해. 주말에 빡빡하고 붐비는 마트 주차장 찾기엔 부담스러우니까. 연비도 외면할 수 없는데, 그 정도 각오쯤 하고 찾는 게 마땅하겠지. 스스로 주인을 고를 수 있다면, 어떤 사람이길 원하니? 왜소하거나 소심하고 기가 약한 분들에게 ‘강추’. 에스컬레이드란 탈을 쓰면 평소와 전혀 다른 대접과 반응을 경험하게 되니까. 그때의 짜릿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

엔진 직렬 4기통 1,956cc 디젤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11.5kg.m 공인연비 리터당 11.5킬로미터 가격 4천4백90만원

엔진 직렬 4기통 1,956cc 디젤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11.5kg.m 공인연비 리터당 11.5킬로미터 가격 4천4백90만원

피아트 프리몬트 2.0 디젤 AWD 아직 낯선 이름, 피아트 프리몬트다. 하지만 한번쯤 들여다볼 가치까지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도심형 SUV로서 갖춰야 하는 면면들을 조밀하게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투박하다 말할 수 있는 외모는 듬직하다고도 할 수 있다. 독일차와 미국차에 익숙해진 감성이 이탈리아 감성을 수용하는 데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피아트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출시 당시보다 5백만원 내린 가격 역시 염두에 둘 만하다.

넌 누구니? 미국계 이탈리아 자동차야. 크라이슬러 산하 브랜드인 다지의 저니란 차와 쌍둥이 관계지. 크라이슬러와 피아트가 전략적 파트너를 거쳐 한 회사로 거듭나며 나온 혼혈이야. 스스로 매력을 꼽는다면? 사륜구동과 디젤 엔진, 7인승 등 한국 시장에서 인기 끌 요소를 빠짐없이 갖췄어. 주행감각도 외모처럼 박력 있지. 한 번 꼼꼼하게 살펴봐. 이 값에 이만한 장점 갖춘 수입차가 흔친 않아. 네가 내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지? 움직일 일이 많아질 거야. 디젤 엔진이어서 초반 가속과 연비 모두 훌륭하지. 힘이 좋으니까 승차 인원이나 짐에 상대적으로 덜 휘둘릴거야. 빠듯하긴 하지만 여차하면 7명이 탈 수도 있고. 스스로 생각하는 단점이나 감추고 싶은 점도 솔직하게 한 번 말해봐. 아무래도 정체성이 문제야. 피아트의 브랜드 파워도 국내에선 많이 약하고. 스스로 주인을 고를 수 있다면, 어떤 사람이길 원하니?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데 망설임이 없는 사람. 유독 독일 브랜드를 편애하는 시장에서 피아트 몰려면 용기와 배짱이 있어야겠지. 그러나 일단 타보면 만족할 거야. 아주 편해.

엔진 V6 3,496cc 가솔린 최고출력 294마력 최대토크 35.3kg.m 공인연비 리터당 7.7킬로미터 가격 5천3백45만원

엔진 V6 3,496cc 가솔린 최고출력 294마력 최대토크 35.3kg.m 공인연비 리터당 7.7킬로미터 가격 5천3백45만원

포드 익스플로러 3.5 익스플로러를 타면 자동차를 수식할 때 흔히 쓰는 ‘미국적’이라는 말의 정확한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거대하고 모자람이 없으며 소파처럼 안락하다. 편의장비도 풍성하다. 2, 3열의 좌석을 필요에 따라 접고 펼쳐서 공간을 설계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뒀다. 랜드로버나 BMW, 아우디가 오프로드와 온로드를 포괄할 수 있다면, 포드 익스플로러는 도심에서의 활용성에 방점이 찍혀 있다.

넌 누구니? 포드의 베스트셀러 SUV지. 1990년 처음 나왔어. SUV 돌풍의 원조라고 보면 돼. 과거엔 무뚝뚝한 못난이였는데, 지금은 보다시피 아주 미끈하지. 스스로 매력을 꼽는다면? 미국차의 전형적 틀에서 벗어났어. 식사량을 많이 줄였지. 심지어 4기통 2.0리터 터보 엔진까지 얹는데, 이만한 덩치의 미국 SUV에서는 아주 이례적인 경우야. 네가 내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지? 다른 SUV와 비슷해. 아무래도 좀 더 놀러 다닐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이 샘솟겠지. 실제로도 차 산 직후엔 열심히 다닐 테고. 스스로 생각하는 단점이나 감추고 싶은 점도 솔직하게 한 번 말해봐. 실은 내 존재감이 예전만 못해. 미국에선 여전히 유명하지만 한국에선 아직 잘 모르는 사람이 많아. 스스로 주인을 고를 수 있다면, 어떤 사람이길 원하니? 미국 제품의 튼튼한 이미지와 익스플로러의 명성을 선망하는 사람들? 그러나 실제로는 가격 대비 덩치와 편의장비 따지는 분들이 많이 선택한다고 그러더라.

엔진 2,231cc 직렬 4기통 직분사 디젤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40.8kg.m 공인연비 리터당 11.4킬로미터 가격 3천1백66만~3천5백33만원

엔진 2,231cc 직렬 4기통 직분사 디젤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40.8kg.m 공인연비 리터당 11.4킬로미터 가격 3천1백66만~3천5백33만원

쉐보레 캡티바 2.2 디젤 4WD 자동차 담당 기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칭찬이 자자했던 차다. 쉐보레가 만드는 거의 모든 차가 그렇듯이, 오랫동안 흔들림 없이 마음으로 의탁할 수 있는 매력이 캡티바에는 있다. 40.8kg.m의 최대토크, 184마력의 출력도 모자람이 없을 것이다. 자꾸만 새 차가 나오고, 또 계속해서 뭔가 바뀌는 시장에서도 의연할 수 있다면….

넌 누구니? 난 쉐보레의 중형 SUV야. 오펠 안타라, 홀덴 캡티바 등 여러 버전이 세계 각국에서 팔리고 있어.
2006년 데뷔했고 2011년엔 얼굴을 친부모도 못 알아볼 만큼 뜯어 고쳤지. 스스로 매력을 꼽는다면? 디젤 엔진에 사륜구동에 7인승까지 잘 팔릴 요소를 몽땅 갖췄어. 3년 소모품 교환, 5년/10만 킬로미터 보증, 7년 24시간 긴급출동 서비스를 포함한 ‘쉐비 케어’도 기본이고. 든든하지? 네가 내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지? 아무래도 캠핑에 관심이 생기지 않겠어? 요즘 쉐보레가 캠핑 행사에 열심이거든. 스스로 생각하는 단점이나 감추고 싶은점도 솔직하게 한 번 말해봐. 나이가 만만치 않지. 외모를 한 차례 다듬어 노화를 감췄지만 뼈대와 안전장비 등은 7~8년 전 수준에 머물러 있어. 효율도 좀 아쉽고. 스스로 주인을 고를 수 있다면, 어떤 사람이길 원하니? 현대기아차의 안티 팬들. 솔직히 제원과 장비로 저울질하면 내가 좀 벅찰 때도 있거든.

엔진 직렬 4기통 2,488cc 슈퍼차저 최고출력 233마력 최대토크 33.7kg.m 공인연비 리터당 10.8킬로미터 가격 7천7백50만원

엔진 직렬 4기통 2,488cc 슈퍼차저 최고출력 233마력 최대토크 33.7kg.m 공인연비 리터당 10.8킬로미터 가격 7천7백50만원

인피니티 QX60 하이브리드 미국차의 풍성한 미덕을 영리하게 갖춘 일본차다. 엉덩이와 등을 푹신하게 감싸주면서, 막 깨어난 거인처럼 웅장하게 달린다. 인피니티 특유의 기민한 핸들링도 그대로 살아 있다. 이번엔 전기 모터를 더해 하이브리드로 만들면서 리터당 8.8킬로미터였던 연비를 10.8킬로미터로 늘렸다. 다케히코 키쿠치 한국 닛산 대표 이사는 “가족과 자신의 삶을 함께 중시하는 한국의 30~40대 부모들에게 최적화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스타일과 활용도를 같이 챙겼다는 뜻이다.

넌 누구니? 난 인피니티가 작심하고(돈 벌려고) 선보인 크로스오버 카야. SUV와 미니밴, 두 가지 장르의 장점을 섞었어. 미국에서 주로 파는 만큼 덩치도 아주 위풍당당하지. 스스로 매력을 꼽는다면? 난 진정한 7인승이야. 무늬만 7인승인 차들이 너무 흔하거든. 간단한 조작으로 쉽게 3열에 탈 수 있어. 네가 내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지? 자신감이 생길 거야. 거대한 덩치와 멋진 디자인까지 겸비했으니까. 브랜드 지명도가 떨어지는 점은 숙제야. 스스로 생각하는 단점이나 감추고 싶은점도 솔직하게 한 번 말해봐. 디젤 엔진이 없으니 속이 좀 쓰리기는 해. 내가 기름을 좀 많이 먹거든. 하이브리드가 출시돼서 다행이기도 하고. 스스로 주인을 고를 수 있다면, 어떤 사람이길 원하니?브랜드에 연연치 않고 실질적 가치를 좇는 현명한 소비자.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와 비슷한 가격에 더 고급스러운 소재와 장비를 제공하거든.

    에디터
    정우성, 컨트리뷰팅 에디터 / 김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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