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맥주 마시러 카와고에로 간 이야기

2014.05.16GQ

창고에서 발전한 쿠라즈쿠리 형태의 건축물.

코에도 맥주 공장의 모습. 초창기에는 영문 철자를 Koedo라고 기재하다 8년 전 디자인을 바꾸며 첫 글자를 C로 쓴다.

카와고에 곳곳에서 코에도 맥주를 파는 상점을 발견할 수 있다.

코에도 공장은 위생관리에 철저하다. 공장을 살아 있는 생물로 보는 아사히리 대표는 직원들에게 공장에 올 때는 요구르트나 낫토를 먹지 말라고 당부한다.

도쿄에서 전철로 30분 남짓 달리면 카와고에시가 나온다. 고구마와 맥주가 유명한 동네. 코에도 맥주 공장을 찾아가 고구마 맥주를 마셨다.

카와고에시는 서울로 치면 일산쯤에 있다. 홍대쯤인 이케부쿠로에서 출발하면 30분 만에 도착한다. 그런데 두 동네의 온도는 완전히 다르다. 카와고에는 작은 에도(코에도)라고 부를 정도로 시대의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그때의 정취를 찾는 관광객이 지난 1년간 6백30만2천 명을 기록했다. 요코하마에서 이곳까지 직선 노선의 전철이 개통된 영향도 있겠지만, 일본 전역에 이 정도 규모로 에도 시대의 풍광이 남아 있는 곳이 드물기 때문이기도 하다. 카와고에에 들렀다면 빠뜨리지 않고 마셔야 할 맥주가 있다. 골목 구석구석 어딜 가나 코에도Coedo라고 쓰인 검은색 현수막이 보이는데, 바로 카와고에의 특산 맥주 브랜드다. 작은 양조장에서 수작업으로 만드는 크래프트 맥주다. 우리나라에도 수입되고, 생맥주로도 마실 수 있다. 코에도는 일본 내 크래프트 맥주 중에서 연간 생산량이 가장 많다. 햇빛이 내리쬐는 날 코에도의 조용한 공장을 찾았다. 도서관에 가는 기분으로 안으로 들어서면 세련된 디자인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세 개의 홉이 겹쳐진 모양의 로고, 기모노의 반복되는 무늬처럼 배경 패턴을 만든 라벨, 군더더기 없이 미끈한 포장 박스와 전용 잔까지. 하지만 일단 맛을 보면 디자인보다 더 큰 놀라움이 입 안으로 밀려 들어온다. 루리, 카라, 시코쿠, 시로, 베니아카 다섯 종류의 코에도 맥주는 제각각 풍성하고 캐릭터가 베일 듯이 선명하다. 필스너인 루리를 마시면 이렇게 화려한 필스너도 있었나, 놀라게 된다. 카라를 마시면 이렇게 새콤한 기운이 도는 라거도 있었나, 맥주를 다시 보게 된다. “맥주는 농업입니다. 저희 공장에서도 유기농업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요. 맥주는 또한 과학이기도 합니다. 양조 과정의 급속 냉각 시설이나 여과기, 정확한 온도의 건조기는 정말 중요합니다.” 시게하루 아사히리 대표가 양조장 한가운데서 과학자 같은 위생 가운을 입고 또박또박 말했다. “그리고 맥주는 아름다워요. 마실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들지 않나요” 그 말이 진심으로 느껴지기까진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지금 새로운 부지에 양조장을 짓고 있어요. 견학도 가능해질 겁니다.” 카와고에를 찾아야 하는 확실한 이유가 또 하나 늘었다. www.coedobrewery.com

    에디터
    손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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