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수탉 같은 사나이, 채닝 테이텀

2014.06.24GQ

당신이 곧 알게 될 채닝 테이텀에 대한 사실 몇 가지: 어렸을 적 그에겐 눈에 보이지 않는 친구가 있었다. 그는 사람에게도 꼬리가 달려 감정이 훤히 드러났으면 하고 생각한다. 그는 케이크, 맥주, 버번 위스키를 입에 달고 산다. 그는 무엇을 하든 귀신같이 빈틈을 파고들어 기어이 한 방 날리고 만다. 그리고 그는 지금 할리우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질주를 하는 중이다.

셔츠는 엠포리오 아르마니, 팔찌는 데이비드 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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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닝 테이텀의 연기 경력 중 그의 진짜 가치를 보여 준 건 만취한 밤에 찍은 어떤 영화라는 사실부터 짚고 넘어가야겠다. 세스 로건과 에반 골드버그 는 세상의 종말을 다룬 황망한 코미디 <디스 이즈 디 엔드>를 찍는 중이었다. 촬영이 한창이던 어느 날 로건은 느닷없이 테이텀에게 전화해 카메오 출연을 제의했다. “‘그러니까, 넌 여기서 어떤 변태 같은 인간인 대니 맥브라이드의 충직한 섹스 노예야.’ 역할에 대해 로건에게 들은 건 이게 전부였어요. 그런데 어쩐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테이텀이 말했다. 상상만으로도 난잡하기 짝이 없는 그 역할에서 어떻게 정신을 온전히 챙길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 테이텀은 이렇게 대답했다. “가죽으로 된 목 끈과 국부 보호대, 마스크 같은 것들을 몸에 걸치고 성 노리개를 연기했어요. 인간 존엄이나 정신 따위를 생각할 겨를이 있었겠어요? 그냥 미친 듯이 해야만 했던 거죠. 싫었다는 말은 아니에요. 기분이 안 좋거나 했으면 중간에 그냥 그만뒀겠죠. 그런데 정말 나쁘지가 않았어요.” 그는 오히려 이렇게 정신을 놓아버린 그 연기 경험이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인생은 한 번뿐인데 언제 이렇게까지 미쳐보겠어요. 잠깐 제대로 미친 인생을 살아본 거죠. 그리고 전 항상 갈 때까지 가는 걸 즐겨요.”

테이텀과 함께 <디스 이즈 디 엔드>에 출연했던 조나 힐은 그 정신 나간 장면에는 등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테이텀과 함께 밤새도록 촬영 현장을 지키며 술을 마셔댔다. “미국이 가장 사랑하는 배우 중 한 명을 미친 영화에 모셔놓고 그에게 그 영화중에서 가장 수치스러운 역할을 맡긴 거예요. 제작진이 미친 거죠. 하지만 한편으로 자기 이미지 따윈 안중에도 없이, 맡은 역할이 무엇이건 그저 최고를 연기하는 배우에게 사람들은 열광할 거란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힐이 말했다. 테이텀의 태도에서 배울 수 있는 건 무엇이든 맡은 바에 몰두하는 것, 그 이상의 무엇이다. 물론 영화는 그 정도에서 그치지 않았다. 영화 <디스 이즈 디 엔드>를 보 면 테이텀은 목 끈을 찬 상태로 맥브라이드에게 떠밀려 흙 속에 처박힌다. 그리고 그 상태로 갖은 능욕을 당한다. 여기까지는 편집에서 잘려나가지 않은 부분이다. 로건은 편집에서 잘려나갈 수밖에 없었던 더 끔찍한 장면에 대해 설명했다. 편집된 장면에서 테이텀은 도끼로 제임스 프랭코의 왼발을 잘라내고, 잘린 부위에서 쏟아지는 피를 열심히 핥는다. 그리곤 얼굴에 쏟아지는 피를 계속해서 마셔댄다. 이 끔찍한 행위를 테이텀은 즐거운 기억이라고 고백했다. “제임스 프랭코의 피를 마셔봤다고 말할 수 있는 기회가 평생 언제 또 오겠어요?” 하지만 테이텀은 그 부분이 잘려나 갔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 그 장면을 뺀 이유는 세스 로건이 코멘터리에서 설명했다. 그는 92분 동안의 그 모든 타락과 난장판을 견뎌냈던 관객들도 차마 그 장면만큼은 견딜 수 없을 거라 여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더 정확히는, 그 행위 자체보다 그 역을 맡은 배우 때문에 더 끔찍해 보일 수 있을 거라고 덧붙였다. 로건의 설명을 듣다 보면 채닝 테이텀이 할리우드 안에서 만들어낸 자신의 위치가 어디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사람들은 채닝 테이텀이 그토록 망가지는 걸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가 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다 보고 싶어 할 테지만, 제임스 프랭코의 발을 먹는 것까지는 차마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거죠.” 나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테이텀에 대한 호기심이 딱 섹스 노예로서 능욕을 당하는 정도일 거라고 테이텀에게 말했다. 그는 정말 시원한 곳을 긁었다는 표정으로 해맑게 대답했다. “네. 사람들의 시선과 관심이란 언제나 놀라워요.”

셔츠는 토드 스나이더, 청바지는 아페쎄, 벨트와 팔찌는 멀렛 머칸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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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올해부턴 좀 느긋하게 쉴 계획이었죠.” 테이텀과 나는 할리우드의 어느 레스토랑에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그가 아내 제나와 갓 9개월 된 딸 에벌리와 함께 사는 자택 아래에 있는 곳이었다. 최근 18개월 동안 그는 <화이트 하우스 다운>, <폭스캐처>(<머니볼>의 감독 베넷 밀러가 만드는 레슬링 영화로, 촬영이 연기되었다.), <주피터 어센딩>(워쇼스키 남매의 영웅 SF 서사.), 등 네 편의 영화를 연달아 찍었다. “정말이지 무슨 뷔페에 간 뚱뚱한 어린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굉장히 훌륭한 프로젝트 네 개가 이어져 있었고, 난 무조건 다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죠. 주위 사람들은 영화 네 편을 연달아 찍으면 죽을 수도 있을 거라고 진지하게 조언했어요. 하지만 난 피곤하다고 해서 죽진 않는다고 고집을 피웠어요.” 그는 고집대로 몸이 부서져라 연기에 몰두했다. “쉴 틈이 정말 하나도 없었어요. 그런데 심지어 전 그 와중에 아이를 갖겠다는 생각까지 했어요. 그리고 단 한 번의 시도 만에 성공했죠.” 그가 영국에서 <주피터 어센딩>을 촬영하고 있을 때, 그의 아내는 영국에서 아이를 낳았다. “그저 행복하다는 생각만 들더라고요. 정말 미칠 듯이 기뻤죠.” 갓 태어난 아이는 그의 심경에 큰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그가 당분간 좀 쉬기로 마음먹은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테이텀의 팔자는 그를 마냥 쉴 수 있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모양이다. 쉬겠다고 마음먹자마자 출연 제의가 줄기차게 쇄도했다고 그는 고백했다. 큰 성공 이후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어려운 문제다. “전 이 직업을 정말 좋아해요. 잡다하며 왁자지껄한 동시에 창조적인 이 영화 일을 말이죠. 하지만 최근엔 저의 공격적인 행보에 따른, 어떤 전리품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쳇바퀴만 돌고 있는 기분 말이에요.” 채닝 테이텀이 최근 거둔 성과는 역사상 유례없는 것이기도 했다. “6개월 동안 영화 세 편으로 1억 달러의 흥행 수익을 냈어요. 전례 없는 일이에요.” 감독 스티븐 소더버그는 테이텀의 최근 행보를 두고 이렇게 극찬했다. “이 요란한 판에서 그래도 자신만의 성취를 일궈낸 사람들을 존경해요. 배우란 직업을 사랑하는 이유죠. 저도 그 안에서 확고한 영역을 일궈내는 중이라고 생각하고요.” 다시 테이텀이 말했다.

영화 <매직 마이크>를 홍보할 때, 매튜 맥커너히가 테이텀을 두고 묘사한 어떤 멋진 말이 기억난다. “그는 언제나 빈 틈새를 찾아내고 기어이 파고들죠. 배우란 직업에 있어 정말 수완이 좋은 사람이에요. 예를 들어, 그는 당신의 지갑을 털진 않지만 그게 어디 있는지는 귀신같이 알고 있죠.” 매튜 맥커너히의 말을 인용하자, 테이텀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건넬 수 있는 가장 멋진 칭찬이라고 생각해 요. 하지만 매튜 맥커너히 자신도 똑같은 칭찬을 누군가에게 들었을 거예요. 분명 그걸 그대로 말한 거라고 생각해요.” 나는 혹시 맥커너히의 칭찬을 의심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그것보다, 일단 그와 나는 비슷한 기질의 인간이라고 생각해요. 그와 함께 <매직 마이크>를 찍을 때 깨달았죠. 둘 다 그냥 자신을 최대한 믿고, 되는 대로 밀어붙이는 타입이었어요. 소심하게 이것저것 계산하기보다 그냥 그렇게 밀어붙이다 보면 크게 한 방 날릴 수 있을 거라 믿었죠. 그 믿음이 저를 지탱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이었던 것 같아요. 맥커너히도 같은 사람이었고요. 쿵짝이 정말 잘 맞았죠.”

결국 테이텀은 자신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소더버그와 함께 만든 영화, <매직 마이크>로 커다란 한 방을 날릴 수 있었다. 전 세계에서 약 1억 6천7백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소더버그와 테이텀을 비롯한 제작자들 자신이 십시일반으로 제작비를 댔고, 그로 인해 테이텀이 영화로 대략 4천만 달러를 벌어들였다는 소문이 일었다.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은 사실과 정말 달라요. 사람들이 영화 산업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랄까요” 나는 테이텀의 말을 반박하기 위해, 그가 자신의 영화 <매직 마이크>로 2012년 6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일 년 동안 약 6천만 달러를 벌어들였다고 쓴 <포브스>의 기사를 찾아 보여줬다. “이런 걸 볼 때마다 좀 답답하고 슬픈 심경이에요. 정작 영화 업계에 있는 사람들조차 영화가 어떻게 돈을 버는지 잘 모르는데, 밖의 사람들은 어떻게 그리 잘 아는지…. 마치 서부 개척시대 같은 상황이에요. 뜬소문만 무성한 거죠. 영화 하나로 한 명이 4천만 달러를 벌었다고 생각하는 건 정신 나간 거라고 봐야 돼요. 우린 그저 소더버그와 그의 제작 파트너 그렉이 고안 한 투자 시스템을 철저히 준수했을 뿐이에요. 최소한 투자한 돈만큼은 회수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죠.” 나는 그러면 그 영화로 도대체 얼마나 벌었느냐고 물었다. “많다고는 하지 못할 정도예요. 다음 영화 한 편을 겨우 제작할 정도죠. 만약 저에게 4천만 달러가 진짜로 있었다면 다음 영화 같은 건 만들지 않았을 거예요. 지금처럼 미친 듯이 일을 하지도 않았을 거고요. 더 편한 쪽으로 안주했겠죠. 집에도 더 충실했을 테고요. 맹세컨대, 전 가족들과 이렇게 오래 떨어져 지내는 걸 아주 질색하는 사람이에요.”

셔츠와 팬츠는 캘빈클라인 컬렉션, 탱크 톱은 캘빈클라인 언더웨어, 구두는 타미 힐피거, 목걸이는 카우프만스 아미 앤 네이비, 시계는 롤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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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는 데님 앤 서플라이 랄프 로렌, 티셔츠는 아메리칸 어패럴, 청바지는 제이 브랜드, 스니커는 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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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텀과 마주 앉아 술잔을 기울이며 여러 이야기를 나누던 중, 불쑥 옆 테이블의 여자가 끼어들었다. 채닝이란 이름은 흔치 않은데, 그녀 역시 채닝이라 말을 걸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테이텀 역시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은 처음 만나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사람들에게 제 이름을 말할 때, 채닝 테이텀과 같은 채닝이라고 설명해요. 그러면 그제야 알아듣기 시작하죠.” 그녀는 거짓말이 아니라는 듯 명함을 내밀었다. 테이텀도 오랫동안 자신을 소개할 때 캐롤 채닝과 같은 채닝이라 설명해왔다고 했다. “저도 그랬죠. 하지만 이젠 테이텀, 당신의 이름을 말해요.” 그녀가 웃으며 대답했다.

테이텀은 어째서 부모님이 그렇게 흔치 않은 이름을 지어주었는지, 그 이유를 아직까지 모른다고 했다. 심지어 글을 알기 전까지 자신의 이름을 어떻게 발음하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그를 늘 ‘챈’이라 불렀고, 지금도 가까운 사람들은 그를 그렇게 부른다. “어렸을 때 어머니는 절 ‘채니멀’이라고 부르기도 했어요. 기회만 있으면 어디든 난장판으로 만 들었거든요. 정말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였나 봐요. 그런데 아이를 낳고 보니 그게 얼마나 어리석은 거였는지, 죄송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한번은 어머니에게 제가 얼마나 나쁜 아이였는지 물어봤어요. 그러자 어머니는 묘한 표정을 지으시더니 이렇게 대답하셨죠. ‘아니야. 넌 나쁘지 않았어. 그냥 정말이지…, 바빴지.’ 만약 어머니가 저의 일대기를 쓰신다면 아마 이런 제목이 아닐까 싶어요. <걱정하는 삶 : 채닝 테이텀의 인생>.”

테이텀에게 혹시 스스로를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지 물었다. “남들보다 좀 거칠다는 생각은 했어요. 아, 정말 거칠었었나 봐요. 부모님이 제게 처음 시킨 운동이 축구였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다른 부모님들이 잔뜩 찾아와 절 미식축구로 전향시키는 게 어떻겠냐고 물었대요. 채닝이 운동은 정말 끝내주게 잘하지만, 매일 같은 팀의 당신들 아이들이 다치고 있다고…. 제가 좀 터프하긴 했었나 봐요.” 어린 시절 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자신의 또 다른 특이점에 대해서도 말하기 시작했다. “상상력이 풍부했던 건지, 3학년 때까지 ‘보이’라는 이름의 가상 친구가 늘 주위 에 있었다고 생각했어요. 미시시피로 이사를 갈 때도 데리고 갔죠. 늘 숲 에서 같이 전쟁 놀이 같은 걸 했고, 식사 시간엔 접시와 의자를 챙겨주기 도 했어요. 그냥 상상 속에 사는 걸 즐겼던 것 같아요. 외톨이라거나, 친구가 없어서 그런 건 아니었어요. 인기도 정말 많았거든요. 그러고 보니, 보이 생각을 한참이나 하지 않고 살았네요.”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생각에 잠겼다. 유년 시절을 회상하거나 그의 보이지 않는 친구 보이를 떠올리는 것 같았다. 그게 착각이었다는 건 그가 다시 입을 열었을 때 바로 깨달을 수 있었다. 그는 갑자기 이렇게 말했다. “정말 저는 술을 너무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냥 자신의 생활과 일만큼은 놓지 않는 알코올중독자랄까요”

한편, 테이텀은 가장 좋아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더 비기스트 루저 : 챌린지! 팻 제로>라고 했다. “정말 좋아해요. 끔찍하고 못된 프로그램이지만, 전 언제나 제 속에 뚱뚱한 꼬마가 살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운동을 이렇게까지 좋아하지 않았다면 전 아마 엄청난 거구였을 거예요. 저희 아버지는 한때 몸무게가 168킬로그램까지 나갔는데, 저도 그 런 유전자를 고스란히 물려받았죠. 치즈버거, 피자, 감자튀김, 맥주…, 편안히 앉아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우는 걸 정말 좋아해요. 가끔 주어지는 그런 자유가 제겐 정말이지 아주 소중해요.” 테이텀은 오늘 인터뷰를 위한 레스토랑을 조니 케이크스라는 이름으로 예약했다고 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케이크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정확히는 콘페티 케이크죠. 케이크 속에 알록달록한 사탕가루가 들어 있고, 표면에 딱딱한 설탕 막이 둘러져 있어요. 이런 건 구하기도 쉽지 않죠.” 그를 만난 이래로, 그가 이렇게 무언가에 대해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광경은 목격하지 못했다. “사람들에게 일일이 설명하기 힘든 취향이라는 걸 알아요. 케이크 위에 알록달록한 사탕가루가 뿌려져 있는 건 흔하잖아요. 하지만 이건 설탕 막 안쪽 에 이미 사탕가루가 들어가 있는 거예요.” 그에게 그 케이크 어디가 그렇게 특별하냐고 물었다. “설탕 막과 사탕가루가 함께니까요. 끝내주는 조합이죠. 천국에서 내려준 음식 같아요.” 케이크에 대한 찬양에 이어 그는 자신의 몸무게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사실 82킬로그램 정도를 유지하고 싶지만 이미 90킬로그램을 넘어섰어요.” 그를 만나기 몇 주 전, 그 는 엘런 드제너러스 쇼에 출연했다. 영화 <매직 마이크> 이후 많은 사람 이 그가 옷을 벗어 젖히기를 기대한다는 사회자의 농담에 테이텀은 이렇게 대답했다. “아마 후회하실걸요? 예전과 아주 많이 달라졌어요. 저와 제 아내만 쓰는 표현으로, 전 지금 굉장히 ‘패피’해요. 뚱뚱(Fat)하고 행복 (Happy)하다는 말이죠.” 맥주를 한 잔 더 시키며 나는 패피라는 단어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테이텀은 패피가 그의 아내와 줄곧 하는, 유치 한 단어 섞기 놀이에서 나온 거라고 설명했다. 나는 미안하지만 패피엔 좀 다른 뜻이 있다고 덧붙였다. “오, 정말요? 무슨 뜻인데요” 그는 처음 듣는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자위를 많이 한다는 뜻이에요.” 나는 최근에 생긴 단어이기 때문에 웹스터 사전엔 등재되지 않았을 거라고 친절히 설명했다. 그리고 자위 반대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마이클 무어의 다큐멘터리 제목이 <패피 : 다큐멘터리>라고 이야기했다. 물론 인터넷 에 떠도는 헛소문이라는 말도 했다. “그러니까 테이텀 당신은 공개적으로 자신을 자위의 왕이라고 밝힌 거예요.” 걱정스럽게 말했지만 테이텀은 놀라는 기색 없이 이렇게 답했다. 그가 정말 일관된 사람이라는 건 그의 이 대답으로 확실해졌다. “와! 대단하네요. 내가 이제껏 들어본 이야기 중 최고예요. 아마 지금의 아내를 만나지 못했다면, 정말 딱 들어맞았을 텐데!”

셔츠는 리바이스, 청바지는 페브릭-브랜드 앤 코, 벨트와 팔찌는 멀렛 머칸타일, 반다나는 카우프만스 아미 앤 네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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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텀은 스트리퍼였던 자신의 과거를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다며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했다. “낡은 트럭을 타고 다른 스트리퍼들 과 마약을 하면서 대규모 스트리퍼 컨벤션에 갔던 경험을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어.” <매직 마이크>의 대본을 쓴 프로듀싱 파트너 레이드 캐롤린에게 영화 이야기를 처음 꺼냈을 때도 그 광란의 밤에 대해 설명했다 고 했다. 한편, 같은 이야기를 들은 소더버그는 그 이야기를 더 이상 퍼뜨리지 말라고 테이텀을 단속했다. 테이텀은 소더버그가 이 이야기를 나중 을 위해 아껴두고 싶어 하는 눈치라고 말했다. <매직 마이크>를 만든 세 친구는 테이텀이 경험한 컨벤션의 경험을 토대로 속편을 만들고 자 한다. 아마 테이텀이 참가한 두 번의 스트리퍼 컨벤션 이야기를 다루는 로드 무비가 될 것이다. 장난으로 지은 속편의 제목은 <매직 마이크 XXL>이다. “사람들이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굉장한 이야기가 많아요. 속편에 다 넣을 예정이죠.” 테이텀이 열아홉 살이었을 때, 그는 노스캐롤라이나의 롤리란 지역에서 열린 대규모 스트리퍼 컨벤션에 참여했다. 그는 스트리퍼들과 함께 밴을 타고 몰려가 약 3천 명의 여자 앞에서 춤을 췄다. “전국 각지에서 여자들이 몰려오죠. 어느 정도 모였다 싶으면 일단 문부터 잠가요. 그리고 오늘은 갈 때까지 가는 거라고 선언해요. 그 다음부터 온갖 미친 일들이 벌어지죠. 지면에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을 정도라니까요. 영화 <매직 마이크>에서 표현한 것의 두 배라고 보시면 돼요.” 제정신이 아닌 건 무대 위의 스트리퍼들도 마찬가지라고 테이텀이 설명했다. “현실이 아닌 곳에 있는 기분이었어요. 열아홉 살이면 한창 정신이 나가 있을 나이였는데도, 여기가 내가 사는 세상이란 걸 믿을 수 없었죠. 흥미로웠던 건 스트리퍼들 속에 참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있었다는 거예요. 히피들, 스테로이드에 쩔어 지내는 멍청이들, 이런 사람들은 기본이고 정말 낮에는 멀쩡히 자기 일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죠.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 비즈니스맨, 심지어 변호사도 있었어요. 스트리퍼로 일하는 환경이 정말 위험하고 험하긴 했지만 어린 나이로선 퍽 재밌기도 했어요. 돈, 여자, 파티…. 전 운이 좋은 사람인 것 같아요. 그렇게 살면서도 마약에 찌들지 않았고, 누굴 임신시킨 적도 없죠.” 나는 혹시 겁쟁이는 아니었느냐고 농담처럼 물었다. “제 어디가 그렇게 보이나요. 그냥 세상의 가장 거칠고 엉망인 곳에서도 정신은 차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최근 몇 년 사이 소더버그와 테이텀은 꽤 돈독한 사이가 된 것처럼 보였다. 테이텀은 최근 감독에서 은퇴한 스티븐 소더버그의 영화 세 편 (<매직 마이크>, <헤이와이어>, <사이드 이펙트>)에 연달아 출연했다. 테이텀은 둘의 관계에 대해 자기 비하가 섞인 어조로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에게 전 귀찮고 성가신 남동생 같은 존재일 거예요. ‘알았다고! 널 그 냥 내 영화에 넣어주면 되는 거잖아!’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을걸요” 하지만 이 말을 들은 소더버그는 극구 부인했다. “절대 그럴 리가 없죠. 전 처음부터 그를 진지하고 훌륭한 배우라고 생각했어요. 테이텀 덕분에 제 경력이 아주 두꺼워졌죠. 아시겠지만 지금 사람들이 채닝 테이텀을 보는 시각은 5년 전과 완전히 달라요. 전 지금의 시각을 처음부터 견지했죠. 제 방에서 처음 만나 일을 시작했을 때, 이미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죠. ‘좋아, 이 친구는 이제 내 리스트에 들어갔어’라고 말이죠.” 물론 둘 사이의 돈독함과 상관없이, 소더버그가 은퇴를 번복하고 <매직 마이크>의 속편을 감독하진 않을 것이다. 테이텀은 그의 은퇴를 몇 번이나 만류했지만 어림없었다고 말했다. “그가 영화감독을 그만두겠다고 결심한 이유가 그 리 간단하진 않을 거예요. 그래도 참 열심히 설득하긴 했죠. 아마 저보다 더 열심히 설득한 사람은 없을 거예요. 어느 날은 이렇게 소리치기도 했죠. ‘도대체 이해가 안 돼요! 대체 이유가 뭐예요’ 그의 대답은 간단했어요. 감독은 이제 자신한테는 필요 없는 일일 뿐인 것 같다고.” <매직 마이크> 속편 의 감독은 프로듀싱 파트너로서 소더버그와 오랫동안 합을 맞춰왔던 그 렉 제이콥스가 맡게 될 것이다. 그리고 소더버그는 카메라 오퍼레이터와 촬영 감독, 그리고 편집자로 속편에 참여한다. “참여는 하고 싶지만, 감독을 하기는 싫은 거예요. 밴드의 일원이고 싶기는 하지만, 이번에는 마이크를 잡는 메인 보컬은 피하고 싶은, 딱 그런 심정이에요.” 소더버그는 은퇴에 대해 딱 이렇게만 설명했다.

셔츠는 J.린드버그, 탱크톱은 캘빈클라인 언더웨어, 목걸이는 카우프만스 아미 앤 네이비.

셔츠는 J.린드버그, 탱크톱은 캘빈클라인 언더웨어, 목걸이는 카우프만스 아미 앤 네이비.

의 개봉을 앞두고, 감독과 주연배우들은 개봉 첫 주말에 과연 얼마나 돈을 벌어들일지 술을 마시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모두가 좋은 영화를 만들어냈다는 걸 깨닫고, 자신감이 충만해져 있을 때였다. 테이텀은 정말 터무니없는 액수, 무려 3천5백만 달러라고 예상 했다. 지나쳐도 너무 지나친 낙관이라고 남은 이들이 입을 모았다. “우리 가 이 영화에 들인 돈을 생각해봤을 때, 개봉 첫 주말 수익이 3천만 달러가 넘는다는 건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죠.” 조나 힐이 말했다. 그러니 그 이상인 3천5백만 달러는 상상도 하기 어려운 수치라고 말했다. 힐은 테이텀의 예상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것인지 알려주기 위해 말도 안 되는 내기를 제안했다. “그 내기의 증인이 많다는 건 제가 분명 히 말해두죠. 그리고 제 변호사가 알려준 사실인데, 구두 약속도 법적으로 유효하다고 하더군요.” 조감독 필 로드는 이렇게 말하며 못을 박았다.

2012년 3월 19일 아침, 잠에서 깬 미국(그리고 조나 힐)은 지난 주말 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리고 영화는 무려 3천6백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영화에 참여한 모든 이들은 소식을 듣고 엄청난 황홀경에 빠졌다. 단 한 사람, 조나 힐만은 좀 복잡한 심경이었다. 테이텀과의 내기 때문이었다. 내용은 이랬다. “만약 3천 5백만 달러를 넘긴다면, 내가 테이텀의 팬티 위에 키스를 하겠어!” 조나 힐은 당시의 복잡한 심경에 대해 이렇게 토로했다. “채닝과 나는 같이 술만 마시면 이렇게 멍청한 짓을 많이 해요. 그냥 전 이렇게까지만 얘기할래요.” 그래서 약속을 지켰는지, 테이텀에게도 물었다. “아직 안 했어요. 이유야 뻔하죠. 이건 이겨도 져도 제가 손해인 내기예요. 뭐 모욕감을 주는 일은 좀 신나겠지만 말이죠. 일단 보류해두고 있어요. 언제 또 어떤 내기를 할지 모르니까요. 그가 제게 아주 끔찍한 일을 저지르지 않는 한 실제로 시키지는 않을 거예요. 일단은 우리 관계를 조금 더 유지하고 싶거든요.” 힐 역시 같은 생각이다. “양쪽 다 손해를 보는 일이잖아요. 그리고 일단 그의 아내 제나랑도 상의를 해봐야 할 것 같고…. 고려해야 할 게 아주 많아요.” 그러나 테이텀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내기의 여지를 열어두고 있었다. “하지만 만약에, 아주 만에 하나 우리 둘 모두 술에 취해 미쳐 있는 밤이라면, 말이죠. 그리고 이런 일이 생기면 좋겠는데, 행운이 따라서 <점프 스트리트>의 속편이 흥행을 이어간다면 다시 내기를 걸어볼까 해요. 두 번으로 횟수를 늘린다던가, 아니면 반대로 내가 그의 그곳에 키스를 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말이죠.” 테이텀의 이 말은 힐에게까지 전해졌고, 도망갈 구멍이 생긴 힐은 이렇게 말하며 내기에 대한 말을 맺었다. “다시 한 번 내기를 하는 쪽이 좋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전 절대 내가 하겠다고 한 그 미친 짓을 하고 싶지 않거든요.”

이야기를 어느 정도 마치고, 이제 함께 무엇을 하고 싶은지 테이텀에게 묻자 그는 대뜸 사막에서 고카트를 타는 게 어떻겠냐고 물었다. 나는 미안하지만 최근 발목을 다쳐 그럴 수 없다고 했다. 마지막 잔을 털어 넣으며 그는 또 다른 황당한 제안을 했다. “컬러 미 마인이란 곳에 가볼래요? 직접 만든 도자기에 색을 칠할 수 있는 곳이에요.” 이유를 묻자 그는 간단하게 대답했다. “모르겠어요. 그냥 갑자기 떠올랐어요. 늘 지나치면서 한 번쯤 가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마냥 거절하기엔 너무도 황당해서 우린 일단 다음 날 오후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이튿날 우린 가게 앞에서 만났다. 안은 거의 텅 비어 있었다. 테이텀은 이렇게 제안했다. “좋아요. 이렇게 하죠. 당신은 내게 뭔가를 만들어줘요. 반대로 나도 당신에게 뭔가를 만들어줄 테니까요. 어때요? 그리고 당신이 만들어준 걸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을게요.” 그는 이곳에서 이런 걸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다며 말을 이어갔다. “언젠가는 접시 같은 것도 직접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마 그러면 사람들에게 무슨 선물을 사줘야 하나 고민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이렇게 뭔가를 직접 만들어주면 되잖아요. 그런데 영원히 간직하라고 하면 받는 사람이 좀 부담스러울까요?”

그가 이곳에 들른 건 오늘이 처음이지만, 그는 미리 찰흙으로 무언가를 만들어왔다. 산타페에서 <헤이와이어>를 찍고, 바에서 집으로 걸어오다가 문득 어느 도자기 집에 들러 뭔가를 만들게 됐다고 했다. “산타페에는 형편없는 미술 작품만 잔뜩 있어요.” 그는 산타페의 어느 가게 앞에 멈춰 찰흙으로 무언가를 빚는 사람을 20분 동안 구경했다고 했다. “갑자기 그 사람이 부르더니 저보고 해보라고 권하는 거예요. 전 속으로, ‘왜 이걸 하고 싶은지 모르겠지만 어쩐지 잘할 수 있을 것도 같군’ 이렇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테이텀은 바로 그 마음가짐이 지금껏 자신의 성공을 일군 태도라는 사실을 잘 모르는 듯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아내에게 레슨을 한 번 받기는 했어요. 하지만 그 이후로는 본능적으로 했죠.” 그는 작업할 때 보통 와인 한 병, 혹은 버번 위스키 한 잔을 곁에 둔다고 한다. “다시 말하지만, 전 술을 너무 많이 마시는 것 같아요. 제 아내가 거기에 속았죠.” 그는 술을 마시면 생각이 느릿해지는 게 좋다고 했다. “늘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살기 때문인 것 같아요. 물론 그 상태를 즐기고요. 거기서 어떤 영감을 받는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는 그래도 아이를 가질 때만큼은 술을 피했다고 했다. 그리고 <매직 마이크>의 속편을 만드는 앞으로의 네 달 동안도 술을 입에 대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다. “그리고 그 영화가 끝나자마자 다시 미친 듯이 마시는 거죠.”

그날 오후, 우리는 맨정신과 싸워가며 머그잔을 하나씩 완성했다. 테이텀은 원숭이 인형 같은 도자기도 하나 집어 들었다. 우리는 그것들에 색칠을 해가며 이야기를 마저 나눴다. 그의 아내 제나는 점술과 타로 카드를 좋아하지만 본인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난 미래에 대해 아무것도 알고 싶지 않아요. 그냥 내가 바라는 방향으로 명확한 의도를 갖고 헤쳐 나가고 싶어요. 그게 이루어질 것인지, 아닌지는 정말 궁금하지 않거든요. 원하는 게 있다면 쟁취해서 손에 넣는 걸 즐기는 편이에요. 인생이 그래야 즐겁지 않겠어요” 그리고 그가 사람들에게도 꼬리가 있어, 감정을 숨길 수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이유도 들었다. 그는 자신의 경력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주로 무리해서 자신을 몰아붙였던 그 시기에 대한 이 야기였다. “영화 네 편을 연달아 찍는 게 가능하긴 했다지만, 돌이켜 보면 계속 이런 질문이 맴돌아요. ‘나는 과연 그 영화 모두에 온전히 내가 가진 전부를 다 던졌을까?’ 확실히 대답할 수 없다는 건 아마 그렇지 못했다는 뜻일 거예요. 물론 모두 아름다운 경험이었지만, 다시 하라고 한다면 아마 다르게 할 것 같아요. 제 경력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하지 못할 거예요. 다만 이렇게는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전 제가 출연한 모든 영화가 정말 자랑스러워요. 제 자신이 자랑스럽다는 것과는 다른 의미예요.”

성공한 배우들과는 다르게, 채닝 테이텀은 한 번도 스크린에 자기 얼굴이 나오는 걸 꿈꾸며 자라지 않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는 자신이 배우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그의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겸손한 배우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건 바로 그의 이런 자세 때문이기도 했다. “그는 늘 자신을 그저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유명한 배우가 되기 위해 훈련해온 사람이 아니고요. 그저 운이 좋아서 배우가 됐고, 그래서 더 잘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스스로를 벼르는 거죠. 바로 그런 에너지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그에게 홀리는 것이고요.” 캐롤린은 채닝 테이텀을 이렇게 설명했다. 테이텀은 늘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뭐든 배우고 싶어 안달이 난 학생이라 소개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 열성 적이고 겸손한, 때론 무모하기까지 한 태도가 테이텀의 오늘을 만든 게 아닐까. 그가 아무리 큰 재능과 행운을 동시에 지녔다 하더라도 말이다.

그는 이제부터 새 영화의 제작에도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롤린과 함께 감독하게 된 새 프로젝트에 대해 말할 때 그는 그 어느 때보다 총기가 넘쳐 보였다. 그리고 그는 그가 정말 만들고 싶은 또 다른 영화에 대 해서도 설명했다. “가장 좋아하는 히어로는 <엑스맨>의 갬빗이에요.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라 생각해요. 담배, 술, 여자…, 직업도 도둑이에요. 그보다 쿨한 캐릭터는 없죠. 심지어 저와 같은 남부 출신이에요.” 사실 그는 아주 오래전 <엑스맨 – 최후의 전쟁>에서 갬빗 역을 맡았었다. 하지만 갑작스레 갬빗의 캐릭터가 영화에서 빠지게 되었고, 이후 갬빗이 다시 <울버린>에 등장하게 됐을 때는 그가 <지.아이.조>의 촬영으로 바빴다. 이제 테이텀은 갬빗의 영화를 직접 만들려고 한다. “아직은 이야기 중이에요. 하지만 정말 하고 싶고, 또 하게 될 거라고 믿어요.”

그는 이야기를 하는 내내 컵을 칠하고 있었다. “내 실력이 썩 마음에 들진 않지만, 일단 재미있어요. 다시 어린아이가 된 것 같아요. 뭐든 하고 싶은 걸 다 해도 될 것 같은 기분 말이에요.” 테이텀이 내게 그려준 머그 컵 한 면에는 나의 얼굴 비슷한 것이 그려져 있었다. 얼핏 보기엔 매력적 이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볼수록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얼굴 아래엔 ‘I’M DR. FAPPY‘란 문구가, 그 반대편에는 하트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컵 안쪽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내가 한 말 모두가 진심이에요.”

    포토그래퍼
    세바스찬 킴(Sebastian Kim)
    기타
    글 / 크리스 히스(Chris He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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