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링컨

링컨이 꿈틀대고 있다. 다소 연령대가 높은 이미지를 벗고 세계로 뻗어나갈 작정이다. 그 중심에 MKC가 있다.

최근 링컨이 개혁에 여념 없다. 당장은 미국에서도 소수에 속하는 브랜드지만 꿈은 원대하다. 글로벌 브랜드로의 도약을 노린다. 판매도 치솟는 중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21퍼센트, 한국에서는 36퍼센트나 늘었다. 링컨은 분명히 달라졌다. 지난해 데뷔한 MKZ는 그 신호탄이었다. 변화의 중심은 디자인이다. 한때 한국지엠에 몸담았던 맥스 울프가 링컨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다. MKZ는 주위의 기대에 120퍼센트 부응했다. 매끈한 디자인과 선명한 감성품질, 거침없는 혁신을 담았다. 이제 MKC가 나설 차례다. 링컨 브랜드 최초의 소형 SUV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산타바바라에서 링컨 MKC를 만났다. 같은 달 시작될 공식 판매를 앞두고 열린 국제시승회다. 국제시승회는 보통 3~4주 이상 열린다. 각 시장의 기자단을 차례로 초청해 치른다. 하지만 링컨 시승회는 여느 브랜드보다 기자단 규모가 적은 편이다. 현재 북미와 중동, 한국과 중국 등 일부 시장에서만 팔기 때문이다. 산타바바라의 한 갤러리에서 열린 프레젠테이션에서 링컨 MKC 치프 엔지니어 존 즈레이크는 “효율 높은 다운사이징 엔진과 최신 전자 장비,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갖춰 최고의 경쟁력을 뽐낸다”고 자신했다. 핵심 라이벌로는 BMW X3과 아우디 Q5, 메르세데스-벤츠 GLK 등 독일산 삼총사를 꼽았다.

링컨 MKC는 자동차 업계가 큰 기대를 걸고 있는 프리미엄 소형 SUV 시장을 노린다. 지난 2월 말,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마칸 시승회 때 포르쉐가 구체적 수치를 제시한 바 있다. 포르쉐 조사결과에 따르면 2007년 시장 규모는 46만 4천 대였다. 그러나 올해는 185퍼센트 늘어난 1백32만 4천 대를 예상한다. 2019년엔 1백72만여 대로 치솟을 전망이다. 각 업체는 이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포르쉐 마칸과 렉서스 NX가 좋은 예다. 이미 이 장르를 거느리고 있는 업체는 가지치기 모델로 그물을 한층 촘촘히 짜는 중이다. 아우디는 Q3, 벤츠는 GLA를 내놓았다. BMW는 X2와 X4를 선보일 예정이다. 내년엔 아우디 Q2도 나온다.

MKC의 길이×너비×높이는 각각 4,554×1,839×1,605밀리미터다. 현대 투싼보다 약간 크고 아우디 Q5보다 살짝 작다. 이란성쌍둥이 포드 이스케이프와 비교해도 길이와 휠베이스만 약간 길뿐 너비와 높이는 되레 아담하다. ‘작지만 고급스러운 차’를 표방한다. 존 즈레이크는 “자녀를 독립시킨 베이비부머가 직접적 타깃”이라고 설명했다. MKC를 관통하는 핵심이 여기에 있다. 링컨뿐 아니라 유럽의 프리미엄 브랜드들 역시 베이비부머 세대를 노린다. 이 사실을 알고 나면 왜 프리미엄 소형 SUV가 ‘대세’인지 이해할 수 있다.

미국에서 베이비부머 세대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부터 1964년 사이에 태어난 이들이다. 미 통계청의 2011년 자료에 따르면 약 7천6백만 명이다. 미국 인구의 28퍼센트다. 이들은 미국 금융자산의 77퍼센트를 거머쥐었다. 또한, 연간 2조 3천만 달러의 구매력을 행사한다. 나아가 베이비부머 세대의 지출은 향후 10년간 5백억 달러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 베이비부머 세대의 소비 특징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다 쓰고 죽자다’. 부를 자녀에게 물려주기보다는 자신을 위해 쓰고 싶어 한다. 둘째는 최신 제품에 관심이 많다.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많다. 마지막이 제일 중요하다. 스스로 나이 들었다고 느끼게 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싫어한다. 이들은 젊은이들처럼 큰 차로 허세부리는 데 관심이 없다. 그렇다고 궁색한 차 또한 꺼려한다. SUV는 키가 껑충해 덜 왜소해 보인다. 짐 공간이 큰 데다 싣고 내리기도 쉽다. 아울러 세단보다 한층 젊고 발랄한 분위기다.

또한 상시사륜구동 시스템을 고를 경우 폭우나 폭설 등 변화무쌍한 기후에도 비교적 안심할 수 있다. 게다가 중장년층으로 접어들면 반사 신경이 스스로 자각할 만큼 둔화된다. 그래서 운전자의 실수를 줄여줄 각종 전자장비가 필요하다. 프리미엄 브랜드라면 가능하다. 마진 폭이 상대적으로 넉넉해 이런 요구를 몽땅 버무려 내놓을 수 있다. 베이비부머의 취향에 맞춘 차는 다른 연령대에서도 자연스럽게 통한다. 한 번 고생해 여러 타깃을 한 번에 공략할 수 있으니 업체도 욕심을 낸다. 프리미엄 소형 SUV 열풍의 이면엔 이런 계산이 녹아 있다. 하지만 해피엔딩을 보장받고 시작하는 비즈니스는 드물다. 무한한 가능성을 믿고 자동차 업계는 이미 경쟁에 뛰어들었다.

MKC의 시동과 출발은 센터페시아의 버튼으로 모두 해결된다. 정숙성은 탁월하다. 차음재를 아낌없이 쓴 데다 불쾌한 소음을 상쇄시킬 능동 소음제거 장치까지 더한 결과다. 나의 파트너는 MKC 2.0 AWD. 국내에서 주력으로 팔 모델이다. 아쉽게도 2.3은 몰 기회가 없었다. 2.0 에코부스트 엔진은 포드 그룹 ‘다운사이징’ 전략의 대표작 중 하나다. 직렬 4기통 2.0리터 가솔린 터보 직분사로 5,500rpm에서 243마력, 3,000rpm에서 37.3㎏·m를 낸다. 2.3리터 엔진은 트윈스크롤 터보를 장착한 신형으로 285마력을 낸다. 둘 다 변속기는 자동 6단이다.

시승차는 뼈대와 파워트레인이 포드 이스케이프 2.0 에코부스트 AWD와 같다. 엔진은 배기량을 잊을 만큼 매끈하게 토크를 뽑아냈다. 스포츠 모드에서 변속기의 적극적인 대처도 만족스러웠다. 오르막 가속 같은 특정 상황에서는 배기량의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토크가 급격히 옅어지면서 변속기가 허둥거렸다. MKC 2.3의 존재가 필요한 이유다.

MKC의 전반적 운전감각은 이스케이프와 사뭇 달랐다. 조향감각이 대표적이다. 이스케이프는 예리하다 못해 부자연스러웠다. 반면 MKC는 뾰족한 끝을 끌로 세심하게 갈아낸 느낌이다. 조향감각과 승차감이 둥글고 매끈하다. 그러나 이스케이프의 반듯한 균형감각은 왜곡 없이 지켰다. 굽잇길에서 MKC는 다소 과격한 조작도 너그럽고 푸근한 몸놀림으로 풀어냈다. 나아가 MKC는 깍듯하고 친절했다. 다가서면 링컨 로고를 새긴 불빛을 바닥에 비췄다. 차선을 옮길 땐 사각지대를 살펴 경고등을 반짝였다. 차선을 밟으면 스티어링 휠을 반대편으로 톡톡 쳐 바로잡았다. 주차보조 장치는 평행주차뿐 아니라 주차된 차를 빼는 것도 도왔다. 뒤 범퍼 밑에 발을 대면 트렁크가 열렸다. 스마트폰에 앱을 깔면 어디서든 시동을 걸 수 있다.

프리미엄의 궁극은 제품이 아니라 경험이다. 제원 성능이 아니라 이미지다. 링컨은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꿰고 있었다. MKC는 그 생생한 증거다.

프리미엄에 걸맞은 감성 품질 북유럽에서 수입한 최상급 소가죽 또는 감쪽같은 인조 가죽으로 시트는 물론 대시보드까지 꼼꼼히 씌웠다. 딱딱한 플라스틱도 썼지만 대개 눈과 손에서 먼 부위였다. 실내 공간은 모자라거나 남지 않고 딱 맞는 느낌이다. 뒷좌석 공간은 다소 좁다. 센터페시아는 산뜻하고 정갈하다. 스티어링 휠엔 크루즈 컨트롤, 오디오 등 다양한 스위치를 심었다.
프리미엄에 걸맞은 감성 품질 북유럽에서 수입한 최상급 소가죽 또는 감쪽같은 인조 가죽으로 시트는 물론 대시보드까지 꼼꼼히 씌웠다. 딱딱한 플라스틱도 썼지만 대개 눈과 손에서 먼 부위였다. 실내 공간은 모자라거나 남지 않고 딱 맞는 느낌이다. 뒷좌석 공간은 다소 좁다. 센터페시아는 산뜻하고 정갈하다. 스티어링 휠엔 크루즈 컨트롤, 오디오 등 다양한 스위치를 심었다.

 

품격이 느껴지는 역동성, 링컨의 디자인 언어 링컨 MKC는 비율이 근사하고 잘생긴 SUV다. 디자인 주제는 ‘품격이 느껴지는 역동성’. 날렵하되 경박스럽지 않고 고급스럽되 진부하지 않다. 앞모습은 전형적인 링컨이다. 독수리 날개처럼 좌우로 펼친 그릴을 중심으로 날렵한 눈매를 어울렸다. 테일게이트는 좌우까지 넉넉히 아우른 한 덩어리다. 프레젠테이션 때 만난 MKC 디자인 팀의 딜런 블란스키는 “뒤에서 봤을 때 옆 패널과의 경계를 감추기 위한 디자인”이라고 밝혔다. 존은 “하이드로포밍, 즉 수압으로 찍어냈다”고 자랑했다
품격이 느껴지는 역동성, 링컨의 디자인 언어 링컨 MKC는 비율이 근사하고 잘생긴 SUV다. 디자인 주제는 ‘품격이 느껴지는 역동성’. 날렵하되 경박스럽지 않고 고급스럽되 진부하지 않다. 앞모습은 전형적인 링컨이다. 독수리 날개처럼 좌우로 펼친 그릴을 중심으로 날렵한 눈매를 어울렸다. 테일게이트는 좌우까지 넉넉히 아우른 한 덩어리다. 프레젠테이션 때 만난 MKC 디자인 팀의 딜런 블란스키는 “뒤에서 봤을 때 옆 패널과의 경계를 감추기 위한 디자인”이라고 밝혔다. 존은 “하이드로포밍, 즉 수압으로 찍어냈다”고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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