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 올 뉴 CTS

이달, 보기만 해도 가슴 떨리는 자동차들. 그리고 단 한 대를 위한 명예. 8월엔 캐딜락 올 뉴 CTS다.

배기량 1,998cc 변속기 자동 6단 구동방식 후륜구동 최고출력 276마력 최대토크 40.7kg.m 공인연비 리터당 10킬로미터 가격 5천4백50만~ 6천2백50만원
배기량 1,998cc 변속기 자동 6단 구동방식 후륜구동 최고출력 276마력 최대토크 40.7kg.m 공인연비 리터당 10킬로미터 가격 5천4백50만~ 6천2백50만원

캐딜락 올 뉴 CTS

모든 차엔 선명한 의도가 있다. 어떤 차는 그걸 숨기지 않는다. 캐딜락 CTS는 숨길 이유가 없는 쪽이다. 뭘 굳이 감추거나 애써 신비로울 필요도 없다. 캐딜락이 지향하는 것은 권력, 지위, 힘. 매우 미국적이다.
이렇게 솔직한 특징은 운전석에 앉는 순간 곧 드러난다. 집무실 가죽 의자 같은 안락. 엉덩이가 꺼지는 정도, 그 후에 이 시트가 몸을 감싸는 감각 또한 명백하게 미국적이다. 캐딜락은 굳이 에둘러 말하지 않았고, 따라서 직선적이며 솔직하다.
타보기 전에는 1,998cc 엔진의 힘이 부족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고출력 276마력에 최대토크 40.7kg.m이다. 모자란다고 말하기엔 좀 넘치는 수치다. 편안하자면 그럴 수 있고, 욕심을 내자면 어느 정도의 호응을 기대할 수 있는 숫자다. 엔진의 크기로 자동차가 내는 힘의 정도를 섣불리 짐작할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상상 그 이상으로 달릴 줄 알고, 무리해서 달릴 때도 이 차의 첫인상은 변하지 않는다. 힘이 달려서 주춤거리거나 답답하게 고민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엔진룸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품이 넓고 우렁차다. 보닛 안에서 엔진이 바쁘게 움직이면서 내는 소리라기보단 보닛 전체를 소리통으로 써서 제대로 울리는 소리라고 여기는 편이 맞다. 호탕하고 믿음직스러운 그 소리의 감성에 대해서는 호오가 갈릴 수도 있을 것이다. 기실 기계가 내는 모든 소리가 그런 것처럼.
인테리어는 날렵하고 미래적이다. 모든 버튼을 터치로 조작하도록 만들었고, 이런 점이 캐딜락의 직선적인 화법에 부드러운 감성을 보탠다. 꾹 누르는 대로 작동하는 기계라기보다, 살짝 만져서 이 자동차가 뭔가를 느껴야만 반응한다는 나긋한 인상 덕이다. 전 세대 CTS에 비해 조금 더 예민해졌고, 그로부터 차 전체의 인상이 더 기민하게 곤두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런 인상은 계기판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모두 디지털인데 거부감이 거의 없다. 굳이 향수를 자극하지도 않는다. 스포츠 모드로 바꿨을 때 바뀌는 색깔, 몇 가지 모드를 번갈아 선택할 때 속도와 엔진 회전수를 표시하는 방식도 그저 흥미롭다. 운전에 필요한 거의 모든 정보를 여기서 파악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몸으로 느끼고 나서, 차에서 내려, 몇 걸음 떨어져서 캐딜락 CTS를 보는 순간에야말로 이 차를 기꺼이 소유하고 싶은 마음에 방점이 찍힐 것이다. 이 차의 디자인이야말로 마지막 퍼즐이다. 직선과 곡선이 정확한 계산과 비례에 맞춰 섞여 있다. 표정에는 진중한 권위가 있고, 당황하지 않는 경험과 관록도 있다. 아무나 이 차를 선택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아니까 도전할 수 있는 것들. 그 과감한 감각만으로도 음미할 가치가 있는 차가 캐딜락 올 뉴 CTS다.

엔진룸은 가리거나 꾸미지 않았다. 다분히 기계적이고, 숨길 것도 없이 달릴 준비가 됐다고 말하는 것 같다. 시승차의 가죽 시트와 보스 스피커는 전체적으로 검은 톤 안에 묻혀 있었다. 그러다 앉아서 만지거나 들을 때 비로소 존재감을 드러냈다. 핸들에 있는 버튼으로는 거의 모든 조작이 가능하고, 보폭이 큰 스티치에선 의외의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더불어 캐딜락의 변화무쌍하고 화려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큐CUE’.MOTOR
엔진룸은 가리거나 꾸미지 않았다. 다분히 기계적이고, 숨길 것도 없이 달릴 준비가 됐다고 말하는 것 같다. 시승차의 가죽 시트와 보스 스피커는 전체적으로 검은 톤 안에 묻혀 있었다. 그러다 앉아서 만지거나 들을 때 비로소 존재감을 드러냈다. 핸들에 있는 버튼으로는 거의 모든 조작이 가능하고, 보폭이 큰 스티치에선 의외의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더불어 캐딜락의 변화무쌍하고 화려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큐CUE’.
MOTOR

THE HISTORY OF CTS

캐딜락 CTS는 혁신과 전위의 이름이었다. 자칫 고루할 수 있었던 캐딜락의 이미지가 슬슬 바뀌기 시작한 것도, 새로운 시장이 응답하기 시작한 것도 CTS부터다. 2세대 CTS 쿠페가 영화 <매트릭스> 추격신에서 보였던 인상적인 움직임을 잊을 수 있나? 그 장면이 믿을 수 없는 연출력으로 빚어낸 결과라 해도, CTS 쿠페의 디자인은 충분히 미래적이었다. 그래서 관심을 갖기 시작한 사람이 적지 않았고, 그만큼 멋졌다. 3세대는 조금 더 날렵하고 세련돼졌다. 이렇게까지 왔는데 예전의 캐딜락을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중후함은 권위가 되었고, 특유의 고전적인 풍모는 이제 딛고 서서 변주할 수 있는 좋은 전통으로 남았다.

THE TASTE OF DIGITAL

캐딜락 올 뉴 CTS의 계기판은 이렇게 화려하다. 핸들에 있는 버튼을 몇 번이나 누르면서 이 변화를 지켜봤다. 각기 다른 네 가지 방식으로 속도와 엔진 회전수 등을 표시한다. 색깔과 디자인이 통째로 바뀌면서 운전자가 가장 보기 편한 방식을 성격에 맞게 고를 수 있다. 어떤 화면은 아날로그 방식을 그대로 구현해 익숙하게 만들었고, 또 다른 방식은 매우 촘촘해서 구조적이다. 그걸 바라보는 것 자체로 뭔가 복잡하고 미래적인 기계를 다루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계기판에서 시선을 살짝 위로 올리면 헤드업디스플레이HUD가 있다. 매우 유용하다.

ART & SCIENCE, CADILLAC

‘아트 앤 사이언스’는 캐딜락의 디자인 철학이다. 모호하게 느껴지지만 담백하고 명확한 두 단어, 예술과 과학을 같이 썼다. 그럼 캐딜락 CTS를 무대 위에 올려놓고, 떠오르는 모든 상반된 단어를 한번 말해볼까? 예술과 과학, 감성과 이성, 곡선과 직선, 전통과 혁신, 아날로그와 디지털…. 헤드램프만 봐도 그렇다. 직선인 듯 곧지만 실은 부드러운 곡선이다. 머뭇거림 없이 이어진 것 같지만 끊겨서 표정을 만들었다. 단호한 듯하지만 실은 나긋하다. 가차없는 삼각형인 것 같지만 면과 면이 만나는 지점은 부드럽고 매끈하다. 대척점에 있는 것 같은 두 단어가 이런 방식으로 구현됐다. 오래 두고 볼 가치가 있는 디자인.

BMW 520d 6천2백90만원~ 6천9백60만원. AUDI A6 2.0 디젤 5천8백50만~ 6천2백30만원. 메르세데스-벤츠 E200 6천30만원.
BMW 520d 6천2백90만원~ 6천9백60만원. AUDI A6 2.0 디젤 5천8백50만~ 6천2백30만원. 메르세데스-벤츠 E200 6천30만원.

YOUR SHOPPING LIST

그야말로 쟁쟁하다. 계산 없이 뛰어들 수 있는 시장도 아니다. 특히 한국에선 이 시장을 가장 치열한 시장으로 꼽는다. 브랜드로 베스트셀러가 아닌 차가 없고, 모두 독일차지만 성격은 판이하게 다르다. 그게 그대로 매력이라서 다른 여지를 생각할 필요가 별로 없을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차들이 포진하고 있는 시장이다. 가격과 크기를 기준 삼아, 미국에서 온 캐딜락 CTS는 이들과 경쟁해야 한다. 이 석대의 차를 구입할 생각이 있었다면, 캐딜락 CTS도 한 번쯤은 경험해보는 게 좋다. 새벽처럼 선명해지는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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