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요가 A to Z

요가는 원래 남자들의 것이었다. 요즘 도시의 남자들이 다시 요가를 되찾고 있다. 섹스, 여행, 쇼핑의 관점까지 살피며 요가를 파헤쳤다.

01 안 사면 아무것도 못하는 세 가지 물건

요가 블록 팔이든 다리든, 요가 자세를 취할 때 부족한 신체 부위의 길이를 늘려준다고 생각하면 쉽다. 예를 들어 선 채로 허리를 구부려 양손으로 땅을 짚는 동작이라면, 발 앞에 요가 블록을 놓으면 된다. 허리를 굽혔는데 땅까지 손이 닿지 않을 경우, 발 앞의 블록에 손을 딛고 몸을 안정적으로 스트레칭할 수 있다. 자세를 취할 때 신체 부위가 공중에 떠 있는 상황은 사람을 불안하게 만든다. 몸의 균형이 무너져 넘어질 수도 있으니까. 10~15센티미터 정도 높이의 블록을 몇 개 사놓고 필요한 만큼 쌓아 쓰면 된다.

요가 밴드 탄력 있는 고무줄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블록이 손이나 발이 목표로 하는 지점에 닿지 않을 때 안정적인 지지대 역할을 한다면, 밴드는 발로 밟거나 다리에 걸어놓고 양손으로 쭉쭉 당겨 운동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쓴다. 하지만 유연성이 충분히 생긴 이후엔 블록이나 밴드 없이 맨손으로도 아크로바틱한 동작을 취할 수 있게 된다. 3~4개월쯤 사용할 생각으로, 비싸지 않은 것을 사면 된다.

요가 매트 요가 매트를 고를 때 신경 써야 될 점은 딱 한 가지다. 미끄러운가, 미끄럽지 않은가. 만져보고 미끄러지지 않을 것 같은 매트를 사면 된다. 고난도 동작엔 얇은 매트가 좀 더 적절하긴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해당하는 얘긴 아니다. 딱딱한 매트가 균형을 잡기에 편하다는 사람, 푹신한 매트가 발이 깊이 빠져 안정적이라는 사람이 공존한다. 즉, PVC, NBR, 폴리에스테르 등 다양한 소재를 전부 직접 만져보는 게 좋다. 접지력이 있는 요가 타월을 매트 대용으로 쓰기도 하지만, 등뼈나 무릎이 땅에 닿는 동작을 취할 땐 피하는 게 좋다.

 

02 남자의 요가 

최근 대도시엔 화구통을 멘 대학생들처럼 요가 매트를 등에 짊어진 남자가 많다. 실제로 대부분의 요가 동작은 남자의 몸에 더 적합하게 짜여 있다. 그런데 요가의 종류는 따지고 들어가면 올림픽 종목만큼이나 많다. 현대로 오며 계보도 워낙 복잡해져 정확히 정리하기도 어렵다. 빈야사는 현대 요가의 계열 중 하나로, 유산소 운동에 가까울 정도로 역동적이다. 변화무쌍한 동작을 연속으로 취하며 몸을 단련하는데, 자세가 그저 보기에도 그럴싸해 춤을 연마하듯 따라 해보고 싶어진다. ‘디테일’에 치중하기보단 흐름에 집중하는 쪽이라 지겹지도 않다. 참을성 없는 남자들도 빈야사로 요가에 입문한 뒤, 명상 위주의 요가에 흥미를 갖는 경우도 많다.

 

03 섹스와 요가 

조루는 심리적인 영향이 크다. 자기 조절이 잘 안 된다는 말이다. 심리적으로 쫓기는 상태에서 살다 보니 모든 걸 빨리 해야 한다는 무의식이 섹스를 할 때도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도 있다. 밥도 빨리 먹고, 일도 빨리 하고, 차도 빨리 모는데 섹스만 천천히 할 수 있을까? 요가를 오래 하면 근육과 긴장감을 최대한 자기 의지대로 조절할 수 있게 된다. 끄고 끄는 스위치밖에 없던 몸에 볼륨 조절 장치를 다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당연히 몸이 유연해지니, 다양한 체위를 시험해볼 수도 있다. 페니스의 강직도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꾸준히 하다 보면 물구나무 정도는 우습게 서게 될 테니, 온몸에 피가 팡팡 돌기 때문이다.

 

04 꼭 해볼 만한 네 가지 자세

테이블 자세 변형 동작 발을 뒤로 쭉 뻗어 허리를 곧게 펴고, 팔을 앞으로 내밀어 횡경막을 열 수 있다. 오래 앉아 있다 보면 상체가 구불구불 굽게 되는데, 목부터 허리까지 상반신의 틀을 곧게 잡아주는 자세다. 이 정도 자세는 무리 없이 해내야 난이도가 높은 동작을 연습할 수 있다. (난이도 ★)

01 팔과 다리를 적당히 벌린채 무릎을 바닥에 대고 엎드린다. 허리가 굽지 않도록 주의한다. 02 한쪽 다리를 뒤로 쭉 편다. 무릎이 굽으면 안 된다. 발가락 끝은 최대한 머리 쪽으로 당긴다. 03 다리와 반대쪽 팔을 앞으로 뻗는다. 손가락은 편 채로 최대한 얼굴 쪽으로 당긴다. 몸의 균형을 잡고 10초 정도 버틴다.

 

천칭 자세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 있다 보면 자연스레 어깨가 오그라든다. 손목도 약해진다. 천칭 자세는 어깨와 손목을 확실히 자극시킬 수 있다. 복부와 허리의 힘으로 하체를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에, 몸의 중심도 단단해진다. (난이도★★)

 

01 양 손바닥을 엉덩이에 바짝 붙여 땅을 짚는다. 손가락은 쫙 편다. 02 무릎을 일으켜 세운다. 엉덩이와 발의 옆면은 여전히 바닥에 붙어 있다. 03 엉덩이를 살짝 든다. 발의 옆면과 양손으로 몸을 지탱한다. 04 그대로 발까지 땅에서 뗀다.

 

까마귀 자세 몸의 균형감각을 깨울 수 있다. 지속적으로 까마귀 자세를 반복하며 근육을 단련시키면, 빙판길을 걸을 때처럼 몸의 중심을 잡아야 할 상황에서 쉽게 몸이 흔들리지 않는다. 어깨에 과도하게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난이도 ★★★)

01 손을 어깨너비로 벌려서 앞으로 뻗는다. 발뒤꿈치는 땅에 붙인다. 02 손으로 바닥을 짚는다. 자연스럽게 발뒤꿈치가 떨어지고 시선은 손등을 본다. 03 엉덩이를 들어 올려 허벅지 안쪽 근육을 삼두근 쪽으로 붙인다. 팔에 하체의 하중이 절반 정도 실린다. 발끝은 땅을 지탱한다. 04 삼두근을 지지대 삼아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띄운다.

 

아스타바크라 전신을 순간적으로 깨울 수 있는 동작이다. 춥거나 기력이 떨어졌을 때 효과적이다. 피트니스센터에서 몸에 열을 내려면 30분 이상 뛰어야 하지만, 이 동작은 1분만 해도 몸이 뜨거워지고 정신이 번쩍 든다. 미리 손목과 허리를 잘 풀어둬야 한다. (난이도 ★★★★)

01 앉은 채로 오른발을 앞으로 든다. 양손은 손가락이 앞으로 향하게 잘 펴서 바닥에 댄다. 02 오른쪽 팔을 오른쪽 무릎 아래로 집어넣는다. 다리를 삼두근 및 팔꿈치로 지지한다. 03 왼쪽 다리를 오른쪽 발목 위로 올린다. 엉덩이는 아직 땅에 붙어 있는 상태. 04 엉덩이를 들어 양발을 쭉 뻗는다. 하체에 힘을 줘서 두 다리를 가까이 모은다.

 

05 지구의 요가

POWER YOGA 미국, 산타 모니카 파워 요가 장인인 브라이언 켄트는 1979년부터 요가를 수련했다. 그리고 캘리포니아에서도 가장 해변이 예쁜 산타모니카에 스튜디오를 열었다. 파워 요가는 그 이름처럼 요가의 한 장르인 파워 요가에 집중한다. 캘리포니아는 명상보다 땀을 쭉 빼며 동작을 배우는 쪽이 어울린다. 1일권은 불과 5달러. poweryoga.com

IN SABINA 이탈리아, 사비나 스쿠버다이빙을 하러 팔라우에, 서핑을 위해 하와이에 가듯 요가가 중심이 된 여행을 꾸며볼 수도 있다. 올리브 나무 가득한 사비나의 언덕엔 요가 스튜디오 인 사비나가 있다. 로마에서 고작 한 시간 정도 거리. 15X10미터의 널찍한 실외 스튜디오에서도 수업이 진행된다. insabina.com

LULLABY YOGA 태국, 방콕 룸피니 공원에서 요가 강의가 열리듯, 방콕에서 요가 스튜디오를 찾는 일은 어렵지 않다. 룰러바이 요가에선 일대일 강의를 진행한다. 한 번에 2천5백 바트 (약 8만원). 마사지 받듯 찾아가서 빈야사, 핫 요가 등 다양한 수업에 참여할 수도 있다. lullaby-yo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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