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화가 변했다

한선화가 변했다. 눈빛부터 말투까지, 완전히 다른 여자가 되었다.

스웨트 셔츠는 메종 키츠네 by 므스크 샵.

작년에 시크릿이 다 같이 출연한 <비틀즈코드>와 지난주 방송된 <snl코리아>를 연달아 보고 왔어요. 많이 달라졌어요. 저요? 많이 늙었죠? 흐흐.

말투부터 표정까지 완전히 다른 사람 같았어요. 작년엔 막 깔깔대고 이러지 않았어요? 항상 하이, 하이, 하이. 요즘은 표현력이 좀 풍부해진 것 같기도 해요. 뭐랄까? 카메라 앞에 서면 예전에는 1차원적인 생각과 표현을 했는데, 좀 달라진 거 같아요. 카메라랑 나랑 소통을 하고 있다. 나 혼자서 카메라에 생명이 있다고 가정하고 표현을 많이 하려고 해요.

그보단 분위기가 확…. 한선화를 달라지게 만든 건 뭐예요? 사실, 작년에 저한텐 좀 힘든 일이 있었어요. 어, 뭐, 그러니까, 작년에 많은 걸 경험했고 상처를 좀 많이 받았어요. 항상 밝은 제 모습이 정말 순수한, 진짜 오리지널 저인데, 일을 하면서 그 모습을 되게 악용하는 사람들이 좀 있었어요. 어…. 아…. 눈물 날 것 같아요. 이렇게 울면 안 되는데.

울지 마요. 갑자기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얘기 들으면, 왜 그렇게 변했냐는 질문만 받으면 울어요. 드라마 <신의 선물> 끝나고 일간지 인터뷰 돌 때도 매번 울었어요. 작년 일들 때문인지 “연기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진짜 매달렸던 거예요”라고 말하면서 울고….

도대체 작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에요? 아, 네, 뭐, 굉장히….

남자 문제예요? 그런 건 진짜 아니에요. 그냥 다 내 맘 같지가 않아서…. 한창 연예인 준비한다고 부산에서 서울 왔다 갔다 할 때 누군가가 그랬어요. 네가 지금 생각하는 것만큼 연예계는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사람은 다 변하고, 시간이 지나면 때가 타게 돼 있다. 때가 타야지 네가 이 사회에서 편안하게 지낼 수가 있을 거다. 열여섯 살일 때라 그 말을 제대로 이해 못 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이런 거구나 탁 느꼈죠.

돌이킬 수 없다면 잊어요. 그래서 지금의 한선화는 마음에 들어요? 막 마음에 들진 않는데 그래도 지나온 시간들을 생각하면 그 시간들 속에 있는 내 모습보다는 지금 현재가 차라리 나은 것 같아요.

스물다섯 살 또래들에 비하면 가혹한 시절을 보내고 있는 것 같네요. 친구들도 힘들겠죠. 근데 좀 다르겠죠, 저희랑. 또래 친구들은 힘든 게 있어도 돌파구라는 게 있잖아요. 자유도 있고. 전 돌파구 찾기가 쉽지 않아요. 제가 솔직히 여기서 너무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다고 해서 그만둘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원하는 대로 모든 게 딱딱딱 정리가 되는 것도 아니고.

못 그만두는 이유는 뭐예요? 그만두고 싶단 생각은 몇 번 했어요. 너무 힘들어서. 그런데, 일이 재밌어요. 사실 이건 제 자랑이 아니라, 이 일을 하면서도 제가 느껴요. 나 정말 끼가 많구나. 이걸 하면서 정말 재밌어 하는구나, 나 이런 것도 잘하는구나. 예능 나가면, 나 예능도 되게 잘한다. 인터뷰도 보면 나 진지하게 말 되게 잘했다. 드라마 연기도 이 신에서는 열심히 한 만큼 되게 잘했네. MC도 뭐, 잘했네? 자화자찬이 좀 심한진 모르겠지만 일하는 게 정말 즐거우니까 내가 좋아하는 거를 버리고 싶진 않더라고요. 내가 이걸 안 하면 뭐 하겠냐, 싶고.

자신이 출연했던 프로그램을 자주 봐요? 요즘은 <우리 결혼했어요>를 다시 봐요. 이번에 새로 들어가는 드라마 <장미빛 인생> 캐릭터가 스물두 살 밝은 아이예요. 그때 제 밝은 그 모습을 좀 찾기 위해서 봐요. 근데 진짜 재밌어요. 내가 어떻게 이걸 했지? 이렇게 기발한 답을? 저 좀 되게 재밌는 거 같아요.

요즘은 드라마 찍느라 예능이 좀 뜸하네요. 드라마 준비 때문에 계속 대본만 보면 ‘깝깝’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땐 다 집어 던지고 예능 가서 신나게 막 녹화하고 싶다, 이런 생각해요. 리얼리티는 진짜 순발력이잖아요. 아, 근데 저 순발력 좀 떨어졌어요.

왜요? 드라마 찍으면서 맨날 대사만 줄줄 외우다 보니깐, 카메라 앞에서 인터뷰할 때 말문이 막혀요. 멤버들한테도 제가 그랬어요. 나 요즘 말이 이상하다고, 말이 자꾸 꼬인다고. <연애보다 결혼>의 세아 캐릭터가 말을 이성적으로 하잖아요. 진짜 신기한 게 세아 대사를 외우고 외우다 보니까 현실에서 생동감 있게 말을 잘 못하겠더라고요. 지난번 방송 인터뷰할 때도 그것 때문에 ‘멘붕’ 와 가지고.

 

점퍼는 알파 인더스트리, 흰색 톱과 바지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데님 재킷은 아메리칸어패럴, 목걸이는 칩먼데이.

흰색 티셔츠와 스타킹은 모두 아메리칸어패럴.

요즘은 완전히 연기 쪽으로 맘을 돌린 느낌이에요. 아니에요. 그렇다고 해도 가수 활동에 소홀하거나 애착이 없는 건 아니에요. 예능에서 절 못 봐서 팬들이 아쉬워하는 건 있지만, 요즘은 연기하는 거 팬들도 되게 좋아해요. 제가 연기하면서 좋은 소리 많이 듣고, 좋은 기사 나오니까 뿌듯해해요.

연기하는 일 절실해요? 사실 이런 속 깊은 상처를 어디서 풀어야 하나 많이 고민했어요. 연기하면서 진짜 많이 풀렸어요. 내가 의지할 수 있는 곳이랄까? <신의 선물>의 제니라는 역할이 제겐 터닝 포인트가 됐던 것 같아요. 밤새도록, 새벽까지, 제니라는 인물에 대해서 연구를 하고 공부를 하면서 그 대본에 의지를 되게 많이 했어요. 스스로 컨트롤도 되고요. 그 대본 하나에 푹 빠져있을 수가 있어서….

요즘 여자 아이돌 연기 대결이 다시 시작됐어요. 크리스탈, 수영, 같은 멤버 효성도 있고요. 한선화는 어떤 무기가 있어요? 음, 뭐랄까? 기대치가 낮은 거?

그게 장점이라고요? 다른 아이돌 친구들은 어느 정도 기대치가 있잖아요. 근데 전 처음부터 기대치가 낮았어요. 예능 활동을 굉장히 많이 했고, 원래 가지고 있었던 이미지가 그냥 푼수에다가 편한 이미지였기 때문에…. 사실 처음엔 그게 저한테 독이 될 줄 알았거든요? 근데 기대치가 워낙 낮으니까 제가 진짜 열심히 노력하면 금방 좋은 반응이 나오더라고요. 계속 깰 수 있는 뭔가가 있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농담처럼 계속 기대치가 낮고 싶다고, 낮았으면 좋겠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해요.

참 독기 없는 복수네요. 그래도 이를 꽉 깨문 것 같긴 해요. 아직 기대치 안 올라왔어요. 흐흐흐.

아이돌마다, 기획사마다, 정해진 연기 선생님이 있다면서요? 회사에서 지정해주시는 선생님이 따로 있는 곳도 있지만, 시크릿은 각자 그냥 자기한테 맞는 스타일의 선생님한테 배워요. 남자 선생님에게도 배워봤지만, 전 여자 선생님이 잘 맞는 것 같아요. 전 좀 직설적인 선생님이 좋아요.

그 선생님한테 요즘 제일 많이 듣는 말이 뭐예요? “그래, 이렇게 하면 돼. 잘할 거야.” 그런데 너무 걱정되는 거죠. 지금 준비 중인 캐릭터도 너무 어려워요. <우결>처럼 하면, 그냥 한선화로 보이지 않을까? 한선화에게서 어떤 소스를 빼와서 이 캐릭터를 만들어야 되는 거지? 아직도 지금 너무 고민이에요. 잠이 안 와요.

남자한테 섹시하다는 말 언제 들어봤어요? 음…. 제가 섹시해요? 잘 모르겠어요. 남자한테 그냥 전 친근한 느낌이고, 엄마 같고, 밥 안 굶길 것 같고…. 솔직히 어디서 섹시한 걸 어필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효성 언니가 요즘 섹시 아이콘이 됐잖아요. 섹시하게 잡지 화보도 많이 찍었어요. 그거 보면서 아, 나도 내년 즈음엔 이런 걸 좀… 하하하. 효성 언니가 스물여섯이거든요. 그러니까 저도 내년에?

내년쯤 함께 찍어볼까요? 더 섹시하게. 오, 대박. 전 그럼 효성 언니한테 묻어갈게요.

트위터도 하죠? 그런데 RT만 한가득이에요. 아… 네, 맞아요. 인터넷 좀 어려워요. 꼭 RT해야 할 것 같은 것만 하고 제 이야기는 많이 하지 않아요. 전 그게 좋을 거 같아요. 하나 잘못 올렸는데, 나중에 안 좋은 일이랑 엮여서 왜, 옛날에 올렸던 SNS까지 쫙…. 그런 것들이 복잡하고 너무 힘들 것 같아서, 인터넷은 그냥 멀리하는 편이에요.

술은 마셔요? 저 빨리 취해요. 그래서 잘 못 먹어요. 아직까지 술맛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무슨 재미로 살아요? 아! 근데 작년에 좀 많이 힘들 때, 그때 조금 안 거 같아요. 진짜 막 머리 터질 듯이 드라마 찍고 새벽에 집에 들어와서 맥주 한잔 딱 먹고 자는 거. 쥐포랑 오징어랑, 아, 그리고 노가리 이런 것도 맛있고…. 술맛이 이런 거구나….

도대체 작년에 어떤…. 이젠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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