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유리 같은 것

<왔다 장보리>의 연민정은 욕심 때문에 사랑했지만, 이유리는 사랑하기 때문에 욕심이 없다.

친질라 소재의 모피 코트는 성진모피, 블랙 미니 드레스는 쿠플스, 목걸이는 자라.

비밀도 아닌데 결혼한 거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4년 전에 했는데, 더 빨리 하고 싶었어요. 남편이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제 연기의 원천, 아니 제 모든 것의 원천이에요! 집이 편하니까 연기도 자유롭게 나오는 것 같아요. 모든 게 순탄하고요. 결혼 전에는 너무 무서웠어요. 세상을 혼자 헤쳐나가는 것 같았어요.

언니 둘에, 오빠도 하나 있는 막내인데 부모님이나 형제에게 기대는 편은 아니었나 봐요? 가족이 내 반쪽은 아니니까요. 정말 저의 완벽한 반쪽이 필요했어요. 남편만이 저를 완전히 품어줘요. 함께 있으면 정말 하나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다른 사람한테 이렇게 얘기하면 놀라요. 이미지 때문에 하는 말이 아니라, 연예계 활동을 할 수 있는 건 전부 남편이 주는 든든함과 평온함 때문이에요. 결혼을 통해 완벽한 여성이 된 것 같아요.

결혼을 정말 강조하네요. 결혼 전에 많이 외로웠나 봐요. 아무래도 연예계는 경쟁이 심하니까요. 데뷔 초에는 잘되고 싶은 욕심이 많았어요. 성공에 대한 집착이 컸고요. 10년 전에 <러빙유>에서 주연급 배역에 캐스팅되었을 때만 해도 금방 스타가 될 것 같았어요. 근데 갑자기 일이 잘 안 들어오니까 스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사라졌어요. “앞으로 연기를 계속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구나” 싶었죠. 14년 차인데, 그동안 사라진 동료가 너무 많아요. 지금도 계속 기회만 주어지면 좋겠어요.

<왔다 장보리>의 연민정에게도 기회조차 없었죠. 하지만 기회가 없다며 불평불만을 하기 시작하면 한 번에 무너져요. 특히 얼굴에 티가 확 나요. 얼굴이 빛나야 하는데 칙칙해져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제 얼굴이 변하는 건 스스로 확실히 알 수 있어요. 그래서 전 안 좋은 생각을 무서워해요.

낯빛이 칙칙해서 좋은 배우도 있을 거예요. 괴로운 신이라면 도움이 되지만, 화사하게 나와야 할 때는 화면이 안 예뻐져요. 배우는 잘 유지해야 해요.

<왔다 장보리>는 어떤 변화를 위한 선택이었나요? 전 평소처럼 연기만 했을 뿐이에요. 하지만 상황이 좋게 바뀌었어요. 이렇게 다양한 연령층에서 사람들이 호응해준 건 처음이에요. 광고도 줄줄이 잡혔어요. 현재 찍은 것이 한두 개 정도 되고, 촬영 잡힌 것만 한 다섯 개 정도예요.

데뷔 초 <러빙유> 이후엔 미니시리즈는 거의 안 하고, 대부분 주말 드라마나 일일 드라마에 나왔죠? 계속 안정적인 걸 많이 선택한 것 같아요. 연기를 많이 배울 수 있는 쪽으로요.

예전에 최진실 씨가 연기를 잘하고 싶은 젊은 배우라면 꼭 일일 드라마에 출연해야 한다고 했어요. 사실 미니시리즈는 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었어요. 잘 안 들어왔죠. 하지만 주말 드라마와 미니시리즈 제안이 동시에 왔다면, 주말 드라마를 선택했을 것 같아요. 보통 연기를 하다 보면 몇 회 정도 연기를 해야 몸이 풀리는 때가 와요. 주말 드라마는 보통 50회 분량이니까 여유가 있는 편이에요. 미니시리즈는 분량이 짧아서 제가 금방 몸이 풀릴 수 있을지 두려웠어요. 그래도 이젠 미니시리즈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이제 기회도 올 것 같고요. 요즘 ‘무명설움’이란 제목으로 기사가 나는데요, 사실 전 그런 건 없었어요.

쉬어본 적도 없지 않아요? 맞아요. 사람들이 또 ‘천사표’로 얘기한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전 시놉시스에 제 이름이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그래서 지금도 들뜨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어깨에 걸친 모피 코트는 디에스 퍼스, 니트 원피스는 이로, 뱅글과 보석 반지는 이소리 작가의 작품, 리본으로 묶은 듯한 형태의 금반지는 블랭크에이, 귀고리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반짝이는 스팽글 드레스는 아시시 by 무이, 니트와 진주 소재의 뱅글은 블랭크 에이.

 

<엄마가 뿔났다>에서 당신의 뚱한 표정이 생각 나네요. 어느 순간부터 그때의 볼살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어요. 그때보다 한 7~8킬로그램 뺐어요. 한데 진짜 한번 깡말라보고 싶어요. 배고픔이 주는 긴장감이 있잖아요. 가벼운 몸이 주는 좋은 기분도 있고요. 살이 찌면 진짜 움직이기 싫어요. 잔 근육 있는 몸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남자들은 그런 몸을 싫어하지 않아요?

섹시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남자도 있죠. 전 제가 섹시한 모습이 된다는 자체가 쑥스러워요. 이제 결혼도 해서 더 그래요. 처녀가 섹시한 건 상관없지만 전 유부녀라 좀 부담스러워요.

여배우로도 그래요? 섹시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나요? 네.

<분신사바> 말고는 영화를 안 했는데 정말 하고 싶은 작품이라면 섹시한 모습도 고민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글쎄요, 노출이 있으면 안 할 것 같아요.

그럼, 하고 싶은 영화는 어떤 장르예요? <너는 내 운명> 같은 멜로 영화나, 액션 영화도 해보고 싶어요. 최근에 본 액션 영화 남자 주인공이 정말 멋있었어요.

좋아하는 스타일인가요? 외모 말고, 연기요. 연기 잘하는 배우가 좋아요.

당신이 느끼기에 정말 뛰어난 연기를 하는 여배우는 누군가요? 다들 저보다 잘하는 것 같아요. 음… 사실 별로 생각 안 해봤어요. <왔다 장보리>를 위해서 다른 작품을 많이 보긴 했어요. <선덕여왕>부터 안젤리나 졸리가 악녀로 출연한 영화 <처음 만나는 자유>까지. 여러 가지를 계속 보면서 참고했어요. 제 한계를 느끼고 그 이상을 노력하기 위해서요. 사실 전 여기까지 온 것도 1백 퍼센트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항상 감사하고, 감사하죠.

웬만해선 화도 안 낼 것 같아요. 최선을 다하고 싶은데, 체력에 한계가 느껴지면 화날 때가 있어요. 사람한테는 화를 잘 안 내요. 만약 스태프에게 화를 내고 촬영 들어가서 웃으면 징그럽지 않아요? 가식적이고, 혐오스러워요. 이중인격자가 된 기분일 것 같아요. 화를 내지 않아야 제가 자유로워요. 그러니까 저를 위해서 화를 안 내는 편이에요.

스트레스는 어떻게 풀어요? 그냥 남편 봐요. 히히히. 보고 있으면 힐링이 돼요. 보는 순간 바로요.

어디가 어떻게 좋아요? 순수해요. 천진난만하고 정말 착해요. 같이 밥만 먹어도 기분이 좋아져요.

혹시 부부싸움이라고 알아요? 하하. 결혼하고 나서 한 번도 안 싸웠어요. 싸움이 안 돼요. 남편이 언제나 절 다 받아주고, 저도 남편의 그런 성격을 잘 아니까 화를 잘 못 내요. 상처 주기 싫으니까요. 서로 정말 아끼는 거예요. 전 절대로 남편을 아프게 하기 싫어요. 사실 싸우는 건 상대방의 마음을 다치게 하고 싶은 거잖아요? 상대방을 ‘아야!’하게 하려고 날선 말을 하는 거죠. 내가 이만큼 아프니까 너도 아파보라고 그런 나쁜 마음을 먹는 건데, 저희 부부에겐 악한 마음이 전혀 없어요.

완벽한 결혼 생활이라는 게 정말 있긴 있어요? 저는 결혼하고 싶다는 사람한테 꼭 이렇게 말해줘요. 정말 착하고 지혜롭고 순수하고, 성실한 사람이 나타나면 결혼하라고요. 그 사람하고 텐트만 치고 살 수 있으면 빨리 결혼하라고요. 프러포즈도 제가 먼저 했어요. 요즘 연애 기사 보면 ‘밀당’에 대해 이야기하잖아요. 여자는 어때야 하고 남자는 어때야 한다는 내용을 볼 때마다 이해가 잘 안 돼요. 결혼 생활하면서 어떻게 밀당을 할 수 있겠어요?

연애할 때는 어땠어요? 그런 거 전혀 없었어요.

그전에 연애할 땐…. 그런 거 말하고 싶지 않아요. 이미 결혼했는데 왜 옛날이야기가 필요하죠?

사랑엔 다양한 방식이 있는데 혹시 그런 경험이 있나 해서요. 왜 머리 쓰면서 사랑해야 하나요? 그 사람이 좋으면 있는 대로 표현하고, 보고 싶으면 보고 싶다고 표현하면 되는 거죠. 진정한 사랑을 정성과 진심을 다해서 말하면 상대방이 알아요. 반대로 머리 쓰면 보이죠. 얕은 수는 보이는 거예요. 여자가 머리 쓰면…. 아! 어쩌면 남자들은 잘 모를 수도 있어요. 주변 배우들의 연애 이야기를 들으면 남자들이 좀 모르긴 모르는 것 같아요. 하하. 그럼 <왔다 장보리>의 재희처럼 당하는 거예요.

집에서 창문을 열면 뭐가 보여요? 구름이요. 지대가 높고, 층이 고층인 편이지만 별 보는 걸 좋아해서 가슴 높이까지 시트지 붙여놨어요.

시트지요? 왜요? 아파트 아래쪽으로 사람들이 다니는데 보일 수 있으니까요.

 

풍성한 모피 코트는 성진모피, 물방울 무늬의 짧은 드레스는 쿠플스, 귀고리는 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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