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파, 2014 BMW M3

 

 

 

“BMW와 M을 선택하면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다. M3는 그 날카로운 꼭지점이다.”  BMW 전통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거대한 공기흡입구에 쓴 검정색, 보닛에 솟아오른 또 다른 공기 흡입구. 이 차가 굉장한 소리를 내면서 지나갈 땐 누구라도 의아할 수 있을 것이다. 세단의 몸을 하고, 예측할 수 없는 소리와 속도로 달려 나가니까. BMW 3시리즈는 명실상부한 최고의 베스트셀러다. 그 자체로 모두를 설득시킬 수 있고, 여러모로 합당한 대표 세단이다. 하지만 공격적인 검정색과 보닛을 거쳐 라디에이터 그릴에 작게 붙어 있는 ‘M3’ 로고에까지 시선이 닿았다면, 그 익숙했던 3시리즈에 대한 모든 기억은 잊는 게 옳을 것이다. M은 BMW의 고성능 브랜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아우디의 R과 RS와 비슷한 맥락이다. 하지만 그 성격만은 당연히 천차만별. BMW는 BMW의 특성을 극한까지 끌어 올리면서 그 안에 공포마저 심어놓았다. 서스펜션과 핸들, 엔진을 모두 스포츠 모드로 긴장시켜놓고 마음 푹 놓고 가속페달을 밟았던 한남대교에서, 3단으로 시속 160킬로미터까지 달리고도 아직 힘이 남아 있을 때의 식은땀과 소름. 게다가 3시리즈 차체의 안정적인 크기에서 뽑아낼 수 있는 극도의 운동성능, 예측할 수 없는 역동성, 운전자가 부릴 수 있는 욕심의 한계를 자극하는 실력까지. 운전석에선 내 오른발에서 비롯된 작은 힘이 내연기관에서 터지고, 그것이 어떤 식으로 구동계를 거쳐 뒷바퀴를 굴리는지를 기계적으로 상상하게 됐다. 모든 부품이 가차없이 맞물려 있는, 더 깊숙한 곳을 떠올렸다. BMW M3는 어떤 타협도 시도하지 않는다. 끝까지, 매몰차게 몰아세운다. 내가 뛰는 것도 아닌데 숨이 가빠오고, 동맥을 돌아 정맥으로 가는 피돌기에 왜곡이 좀 생긴 것 같은 느낌까지 든다. 그것이 M3의 의도일까? 시속 100킬로미터 가속시간 4.1초의 힘으로 일상을 벗어나고, 421마력의 힘으로 꾸준히 달려 나가고, 궁극적으로는 BMW와 M이라는 이름으로 모두를 매료시키기 위한 시도다. 이 차를 주차장에 세워놓고 서재에 앉았을 땐 문득 자동차 공학 서적을 보고 싶을 지도 모르겠다. 자동차를 다루는 실력은 이해하는 만큼 느니까. BMW M3는 당신의 실력을 냉혹하리만치 정확하게 구현할 준비가 돼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