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손을 잡아보면

2014.12.03강지영

제이 데라퓨오는 사람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섬기고 찬양하는 곳이다. 김무열 원장의 손을 잡아보면, 모든 건 마음으로부터 시작하고 끝난다는 걸 알게 된다.

이 건물은 멀리서도 눈에 띄어요. 해가 잘 들고 빛이 많아요. 따뜻한 비밀이 있을 것 같은 공간이네요. 1층은 오가닉 카페가 있고, 2층은 피트니스와 필라테스 센터, 3층은 보디 힐링 센터로 구성된 조촐한 곳이에요.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곳인데, 햇빛이 풍부하게 들어오는 건 고마운 일입니다.

한때 청담동에서 김무열이란 이름은 한 방, 신의 손 등으로 통했어요. 과장해서 말하면 수박 만한 얼굴이 자몽만 해진다든지, 그런 중원의 전설 같은 얘기가 있었죠. 얼굴이 붓는 건 열려야 할 곳이 막혀 있기 때문이에요. 단순히 얼굴이 아닌 목과 어깨의 문제부터 시작하는 건데, 림프를 열고 독소와 노폐물을 빼는 게 중요해요. 우리 몸은 모든 기관이 호흡을 해요. 피부와 근육, 세포 모두. 숨을 쉴 수 있게 길을 터주면 불필요한 것들은 다 없어져요.

제이 데라퓨오는 단순한 미용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건강, 마음의 치유까지 생각하죠. 여기서 마사지를 받다가 울었단 사람을 만났어요. 생활은 점점 편해지는데 몸은 차츰 망가지죠. 운동을 할 시간도 의지도 없고, 어느 날 허리가 너무 아파서, 등을 펼 수도 없어서 찾아왔을 땐, 마음은 이미 넝마가 되어 있는 거예요. 두 시간 정도 마사지를 하다 보면 마음 깊은 곳이 클릭되는 순간이 서로에게 찾아와요. 예상하지도, 계산하지도 못했던 뜻밖의 축복 같은 거겠죠. 꼭 정신적인 게 아니어도 오랫동안 뭉쳐 있던 곳이 풀리고 녹을 때 설명할 수 없는 감동이 있어요.

기구를 전혀 쓰지 않고 손으로만 마사지를 한다고 들었어요. 마사지는 정성과 집중이에요.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나를 희생하면서 다른 사람을 보호하는 것이고요. 기구를 쓰는 건 마사지하는 사람을 덜 힘들게 하는 걸 텐데, 글쎄요. 그리고 손끝의 감각으로 찾아야 하는 것이 많아서 도구나 기구는 저에겐 도움이 전혀 안 돼요.

지금 제이 데라퓨오의 문을 열고 들어온 40대 초반의 남자가 있다고 쳐요. 그 남자는 정확한 원인을 모르는 채로 오랫동안 어깨와 허리 통증에 시달려왔어요. 어떤 게 필요할까요? 앉아 있는 자세, 걸음걸이 같은 것만으로도 원인은 알 수 있어요. 다리를 꼬는 습관, 의자에 비뚤게 앉는다든지 어깨를 움츠리고 걷는다든지…. 골반과 허리가 틀어지고 척추에 문제가 생기죠. 생활 습관이나 패턴에 대해서 얘길 하고, 그 다음엔 온몸을 천천히 만져봐요. 뭐가 문제인지 정확해지죠. 그럼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짜요. 3층에서 마사지를 하면서 막힌 부분을 터주고 뭉친 셀룰라이트들도 우선 부숴놓아요. 다음엔 2층으로 내려가는 거예요. 우리가 하는 피트니스와 필라테스는 몸을 키우는 목적이 아니에요. 속 근육을 잡아주고 단단하게 만드는 건데, 그래서 호흡법도 굉장히 특이하고 좀 어려워요. 계단 하나 내려가는 것만으로 다음 단계까지 싫어도 해야만 하죠. 다들 바빠서 각오만으로 못하는 것도 있으니까 최대한 한 번에 해결하게 돕고 싶었어요.

유명인들의 체험기가 멀리서 듣기에도 화려하던데, 별로 알린단 느낌이 없어요. 딱히 홍보를 하는 것도 아닌 것 같고요. 좋은 옷 입어보면 알고, 좋은 음식 먹어보면 알죠. 제가 하는 프로그램도 겪어보면 좋은 걸 느낄 테니까 애써 알리려는 마음은 없어요.

남자들도 많이 찾아오나요. 여기 오시는 분들, 반 정도는 남자예요. 목, 어깨, 등, 허리 다 망가져 있어요. 오래 앉아 있고 잠도 깊게 못 자고 식습관은 불규칙하고, 골프나 테니스처럼 한쪽만 쓰는 운동을 하고. 몸이 상할 조건은 다 가진 분들이에요. 머리에 열이 차서 뜨겁고 왜, 뒷골이 땅긴다고들 하죠. 안압 때문에 눈 주변도 부어있어요. 대체로 비슷해요.

대략 어느 정도면 효과를 확실히 느낄까요. 사람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최소 열 번 정도?

모두 건강하게 살고 싶어 하죠.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노력해야죠. 건강하게 살고 싶다면, 거기에 집중해야 해요. 운동이든 뭐든 당장 시작하고 생활 습관도 바꿔야겠죠. 괜찮다고 생각해도 몸은 한순간에 확 상해요. 그리고 그걸 느끼는 순간, 이미 때는 늦었죠.

    에디터
    강지영
    포토그래퍼
    정우영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