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dget

200년의 유산, 포르쉐 e-mobility

2014.12.15장승호

예거-로너 전기 자동차, C.2 페이톤. 슈투트가르트 포르쉐 박물관 소재.

 

 

 

백 년도 더 된 옛날, 그러니까 조선에선 만민 공동회가 개최됐던 까마득한 시절에 전기로 만든 자동차가 도로를 누볐다면 믿을 수 있나? 물론 조선의 이야기는 아니다. 때는 1898년. 오스트리아의 페르디난드 포르쉐 박사는 시속 34킬로미터, 최고 출력 5마력으로 달리는 ‘예거-로너 전기 자동차, C.2 페이톤’을 세상에 공개했다. 후대에 ‘P1’이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진 이 전기 자동차는 1898년 6월 26일 처음으로 비엔나 거리를 달렸다. P1은 이듬해 열린 베를린 국제 자동차 전시회의 전기차 대회에서 다른 경쟁 차보다 무려 18분이나 앞선 채 1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리고 1900년, 페르디난드 포르쉐 박사는 파리에서 열린 세계 박람회에서 자동차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자동차를 또 한번 세상에 선보였다.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로너 포르쉐였다. P1의 아이디어를 기초해 제작한 로너 포르쉐는 가솔린 연료의 발전기가 2개의 전기모터를 돌려 달리는, 21세기 하이브리드 원리와 같은 최초의 하이브리드 자동차였다. 하이브리드 기술은 P1의 탄생으로부터 약 200년이 지난 오늘날 다시 각광받기 시작했다. 선구자 포르쉐 역시 2010년, 카이엔S 하이브리드와 파나메라S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며 하이브리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카이엔 S 하이브리드는 출시 1년 만에 경쟁사의 판매량을 훌쩍 뛰어 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포르쉐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지금까지의 하이브리드 기술을 한 단계 뛰어 넘는 도약을 시도했다. 획기적이고 새로운 충전 시스템, 바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술이다. 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술의 가속화는 918 스파이더에서 다시 점화됐다. V8 레이싱 엔진에 두 개의 전기모터를 장착한 918 스파이더는 마침내 녹색 지옥이라고 불리는 뉘르부르크링 북쪽 서킷인 노르트슐라이페에서 6분 57초라는 경이로운 랩 타임을 기록했다. 하이브리드 스포츠카로서는 성공적인 데뷔 무대. 이 경험을 살려, 포르쉐는 새로운 두 개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파나메라S E-Hybrid 와 카이엔S E-Hybrid를 제작했다. 두 대의 서늘하고 고요한 하이브리드 스포츠 모델은 포르쉐의 새로운 미래를 이끌어 갈 예정이다. 포르쉐의 남은 목표는 하이브리드 기술의 보편화. 하이브리드 기술을 포르쉐의 모든 모델에 접목해 사람들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가는 일만 남았다. 세계 최초의 전기 상용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 하이브리드 스포츠카의 선구까지. ‘최초’에 대한 포르쉐의 기록 경신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