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와 주니어 – 2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받는 영화배우다. 모두 <아이언맨> 덕분이다. 그는 슈퍼 히어로 역할을 하면서 돈을 벌었을 뿐만 아니라 많은 걸 배웠다. 아내 수잔과 함께 차린 프로덕션의 첫 영화 <더 저지>가 그 증거다. 그의 아내와 아들 엑스턴, 곧 생길 딸과 함께 살고 있는 말리부 집으로 찾아갔다.

수트는 마이클 바스티안, 셔츠는 키톤, 타이는 레드버리, 시계는 몽블랑. 아들 엑스턴이 입은 스웨터는 갭 키즈.

수트는 마이클 바스티안, 셔츠는 키톤, 타이는 레드버리, 시계는 몽블랑. 아들 엑스턴이 입은 스웨터는 갭 키즈.

 

 

#1 말리부 저택

“이 차 빨라요?” “직접 판단하시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1965년형 콜벳 스팅레이 엑셀을 밟으며 말했다. 잠시 멈칫하더니 차가 터무니없는 속도로 돌진한다. 속도계 바늘이 올라간다. “로버트 듀발은 이 차를 보고 폭탄을 맞아도 끄떡없을 것 같다고 했어요. 문제가 있다면 브레이크예요. 만약 앞에 차 한 대가 끼어들면…. 우린 손잡고 천국으로 가게 될 거예요.”

그는 속도를 늦추고 자기 집 쪽으로 방향을 홱 틀었다. 대문, 카메라, 그가 손을 한 번 흔든다. 그리곤 자갈길 위로 달렸다. 정원에 팝 아트 작품처럼 놓인 거대한 R자 옆을 지났다. 양키스 스타디움이 베이브 루스가 만든 집이듯이, 이 집은 아이언맨이 지은 집이다. 로버트와 수잔은 거액이 들어오기 시작하자마자 이 집을 샀다. 태평양이 내려다보이는, 20세기 중반 느낌의 저택. 2만8천 제곱미터(약 8천5백평)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아내와 두 살 된 아들 엑스턴, 커피 머신, 털이 엄청나게 많은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산다. 셰프 한 명과 도우미 몇 명도 있다. 무슨 일이든 전부 처리하는 수행원 지미 리치도 같이산다. 푸른 눈의 리치는 종아리에 ‘아이언 맨’이라고 문신을 새겼다.(그가 해고되는 일이 없기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도 문신이 몇 개 있다. 어깨에 새긴 ‘Suzie Q’라는 문신은 그의 아내를 위해 새겼다.

다우니는 나를 집 안으로 안내한 후 주방에서 커피를 만들었다. 진하고 맛있다. 우리는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했다. 사실 스타를 개인적으로 만나면 늘 어색할 때가 있다. 스크린이나 꿈속에서처럼 2차원으로만 보던 사람이 갑자기 눈앞에서 실제로 움직이고 있으니까. 그보다 실제로는 스타로서의 이미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실망스럽고 슬픈 일이다. 스타 역시 이걸 눈치채고 함께 실망한다. 그래서 모두가 슬퍼진다. 하지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큰 화면에서 풍기던 분위기를 그대로 지니고 있다. 화면에서 보는 것과 실제 모습이 거의 똑같다. 우리는 그의 외모를 잘 알고 있다. 중간 정도 체격, 마른 몸, 올리브색 피부, 숱이 많은 머리, 큰 눈, 잘생기고 심지어 우아한 모습. 하지만 심하게 잘생기거나 다가가지 못할 정도로 우아하지는 않다. 만약 내가 그를 만화로 그린다면 그의 몸 주변에 삐죽빼죽한 선을 그릴 것 같다. 그의 에너지. 그가 알코올 의존증과 싸웠던 것을 떠올리기 직전에 이런 생각이 든다. ‘이 사람이랑 같이 술에 취하면 재밌겠는데.’

나는 그의 삶과 어린 시절, 그가 아버지가 된 사실, 중독에 대해 물었다. 한 번 질문을던질 때마다 5분에서 10분 정도의 두서없는 대화가 오갔다. 어렸을 때 받은 예술적 영향에 대해 묻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흑백 TV 앞에 딱 붙어살았죠. 마치 내가 거기에서 태어난 것 같았어요. RCA 흑백 TV가 날 키웠어요.”

아버지에 대해 묻자 그의 얼굴이 밝아졌다. “슈퍼맨 티셔츠를 입은 아빠와 함께 빌리지를 걸어 다녔던 기억이 나요. 소품으로 쓰던 왕의 의자도 있었어요. 아버지가 그 의자에 앉곤 했죠.”

“아버지는 슈퍼맨이자 왕이었다?” “네. 그리고 멋있는 남자였죠. 매력적인 남자.” “당신은 흥미로운 어린 시절을 보냈죠?” “흥미로웠던 것은 맞아요. 저도 누군가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그들의 어린 시절은 도저히 좋게 말할 수 없는 얘기였어요. 그러면 저도 ‘당신은 흥미로운 어린 시절을 보냈군요’ 하고 말해요. 가끔은 그렇게 ‘흥미로운’ 어린 시절을 보내고 정말 특이한 성격을 지닌 사람들이 한계를 넘고 지평을 넓히는 것 같아요. 세계적인 리더들과 아이콘들 중에 정신병이나 신경 쇠약 등등을 겪은 사람이 많다는 걸 보면 놀라워요.”

그의 아버지 로버트 다우니 시니어는 획기적인 영화를 만들었다. 그중 상당수가 예술 영화였다. 1970년대가 로버트 다우니 시니어의 전성기였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아버지를 따 라 어린 나이에 술 취한 어른들 틈을 돌아다녔다. 덕분에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1970년대 최고의 파티 중 몇 군데에 갔다. 가장 유명한 사건은 어느 날 밤 그가 아버지와 함께 마리화나를 피운 일일 것이다. 그는 예닐곱 살이었다. 환경이 사람을 키우는 것일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어린 시절부터 쇼 비즈니스에 눈을 떴다. 처음부터 연기는 자연스러웠다. 일상적인 행동과 거의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였다. 그는 아버지 영화에 출연했다.

그 연기로 그의 초창기 연기 경력을 규정지을 수 있을까? 평론가들은 그를 동년배 중 가장 재능 있는 배우로 꼽기 시작했다. 다른 영화들이 계속 이어졌고, 한 작품마다 새로운 챕터, 새로운 우정,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교훈을 만들었다. <1969>에 함께 출연했던 키퍼 서덜랜드와는 3년간 같은 집에서 살며 1980년대 말 할리우드를 주름잡았다. <에어 아메리카>에서는 멜 깁슨과 함께 연기했다. 멜 깁슨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광적인 에너지를 기억한다. “의자에 앉아서 신문을 읽었어요. 정치 기사를 리듬에 맞춰 2행시로 바꾸더군요. 다우니의 정신 상태가 그랬어요. 정신상태가 더 나빠지지 않았다는 게 놀라워요.” 그들은 온갖 일을 겪으면서도 친구 사이를 유지했다. 2011년에 아메리칸 시네마테크 시상식에서 멜 깁슨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시상했을 때, 다우니는 자기 이야기가 아니라 멜 깁슨에 대해 말했다.

“저와 함께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여러분께 조금이라도 죄가 있다면 멜 깁슨을 용서해주세요. 제 과오를 이해해주셨던 것과 마찬가지로요. 제 친구의 잘못을 넒은 마음으로 봐주시고, 영화 예술에 그가 앞으로도 훌륭한 기여를 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십시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초기작들 대부분에서 조연을 맡았지만, 리처드 아텐보로의 1992년 영화 <채플린>으로 주연으로 올라섰다. 그는 채플린 역을 맡기에 적합한 배우는 아니었다. 그래서 다우니는 자신을 조금씩 코미디의 장인 채플린으로 변신시키는 작업에 들어갔다. 미친 사람처럼 넘어지고, 채플린의 위대하고 슬픈 눈빛을 익혔다. 이 영화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더이상 오디션이 필요 없어졌다. 그가 힘든 시기에 두 번째, 세 번째 기회를 얻은 것은 아마 이 영화 덕분이었을 것이다. 다우니는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지만 상은 <여인의 향기>에서 맹인 퇴역 장교를 연기한 알 파치노에게 돌아갔다. 사실, <채플린>은 상업적으로 실패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초기작 대부분이 흥행하지 못했다. 평론가들은 좋아했지만 대중들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사실 지식 인들에게 사랑받지만 돈은 못 버는 배우의 삶만큼 위태로운 것은 없다.

 

#2 걷고 말하고

바다로 사라지려는 태양은 정원의 R자 조각상을 비춰 그림자를 4미터가 넘게 만들었다. 그가 말했다. “좀 걷죠.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에 같이 둘러봐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밑단을 접은 청바지와 티셔츠 차림이었다. 머리는 감전된 것처럼 삐죽빼죽하다. 껌을 입에 넣으며 그가 말했다. “니코틴 껌이에요. 최소 용량 2밀리그램짜리죠.” 자갈길을 함께 걸으며 <아이언 맨>과 <어벤저스> 시리즈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처음엔 이 시리즈가 성공한 단 하나의 이유가 저라고 굳게 믿었어요. 하지만 이제야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모든 일이 연이어서 제대로 성사되지 않았다면 이런 결과는 없었을 거예요. 저는 이 영화 시리즈들의 첫 작품에서 주연을 맡았을 뿐이었죠. 나를 포함하는 일이 계속 펼쳐지고 있지만 그 일에 꼭 내가 필요한 건 아니에요. 그래도 아이언맨 역할은 의미가 커요. 마블은형제 같아요.”

우리는 집에서 100미터 정도 떨어진 외양간 같은 곳에 멈췄다. “이건 동물 우리예요.” “안에 뭐가 있는데요?” “동물 우리엔 동물이 있죠.” 그가 문을 열자 뻐드렁니가 난 염소 두 마리가 보인다. 하나는 바닥에 오줌을 누고 있고 하나는 그냥 멍하니 서있다. 안쪽에는 괴상하게 생긴 알파카 네 마리가 있다. 하느님이 세상을 창조하고 그 다음 주에 만든 동물이다. “이녀석 이름은 퍼지예요. 사람을 좋아해요.” “알파카를 왜 키워요?” 그는 잠시 생각해보고 대답한다. “글쎄요. 저도 잘 모르겠네요.” 어디선가 당신이 유대인 불교신자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고 말을 건넸다. 그는 당황한 표정이다. “유대인 불교신자라고요? 아마도 제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긴 있을 거예요. 제 말은 심하게 와전된 적은 별로 없으니까요. 하지만 전 유대인 불교신자는 절대 아니에요.”

 

#3 자동차
그는 자동차가 가득한 곳으로 나를 데려갔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컬렉션이다. 회색 방수천을 덮어놓은 차들이 스무 대가 넘는다. 실루엣만으로 알아볼 수 있는 차들이 많다. 나는 차 한 대를 가리키며 묻는다. “포르쉐?” “정답!” “그리고 저건 아까 그 콜벳인가요?” “이번에도 정답!” 그는 방수포를 연달아 가리키며 이야기한다. “포드 F150. <아이언맨 3> 마지막 출연료와 함께 받은 벤틀리, 볼보, 1970년 302 머스탱. 1970년 벤츠 파고다. 저건 내 친구 아우디예요. <아이언맨 1>부터 저와 좋은 관계로 지내고 있죠. 아우디 A8. 이건 R7인데, 역사상 최고의 차 중 하나일 거예요. 벤츠 왜건과 폭스바겐 GTI.” “<아이언맨> 이후에 모은 건가요?” “당연하죠. 그전엔 GTI도 없었어요.”

 

함께 노는 아버지와 아들. 11월에 새 가족이 생길 예정이다. “딸이에요.” 스웨터는 살바토레 페라가모, 바지는 에르메네질도 제냐, 시계는 롤렉스.

함께 노는 아버지와 아들. 11월에 새 가족이 생길 예정이다. “딸이에요.” 스웨터는 살바토레 페라가모, 바지는 에르메네질도 제냐, 시계는 롤렉스.

#4 실험실의 쥐가 코카인 버튼을 누른 이유는
밤이 되었다. 바다 위에는 큰 달이 떴다. 집에는 노란 전등이 켜있었다. 우리는 식당에 나란히 앉아 셰프가 서빙하는 새우 꼬치와 팟타이를 먹었다. 나는 그가 힘들었던 시절이 궁금했다. 약물에 빠져 지내고 감옥에 갔던 그 시절 이야기를 듣고 싶지만 대놓고 물어보기는 싫었다. 나는 한 사건을 꺼내 대화를 그쪽으로 이끌어 가기로 했다. 골디록스 사건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이웃들이 그의 집에 왔다가 그가 자신의 열한 살짜리 아들 침대에서 정신을 잃고 누워 있는 것을 발견했던 일이다. 그 침대가 그에게 딱 맞았기 때문었을까? 그는 눈썹을 치켜 올리더니 말한다. “저한테는 드문 일이었어요. 널리 알려지긴 했지만.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예요.”

나는 나쁜 습관을 끊는 방법을 물어봤다. “어떤 사람들은 나이를 먹으면 저절로 돼요. 한동안 무언가에 집착했다가 관심을 끊는 건 지극히 평범한 일이에요. 뇌의 작용이 잘못돼서, 잠깐 집착할 뿐인걸, 왜 절실하다고 느낄까요? 도대체 실험실의 쥐가 코카인 버튼을 누르는 이유는 뭘까요?” 그는 자신의 중독이 유전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대화는 인디오로 이어졌다. 인디오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첫 결혼에서 낳은 스무 살짜리 아들이다. 인디오는 지금 뮤지션이다. <뉴욕 데일리 뉴스>에 따르면 인디오는 최근에 마약 소지죄로 체포되었다. “걔는 우리보다 훨씬 빨리 마약에 빠쪘어요. 하지만 정보 시대에는 모든 게 빨라지니까 흔히 일어나는 일이죠. 지난 일들, 경향, 영향, 감정, 표현되지 못한 트라우마나 채워지지 못한 욕구를 접하게 되고, 갑자기 숲 속 깊이 들어가 있는 것 같아요. 숲에서 빠져나오는 걸 도와줄 수 있느냐고요? 가능하죠. 하지만 숲에서 길을 잃은 사람을 찾다가 길을 잃는 건 모두에게 도움이 안 돼요.”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한다. “뭔가 장애가 있으면 대부분 가족력이에요.”

다우니가 아들을 이해하는 것은 그의 과거 덕분이다. 그는 어렸을 때 마약을 시작했다. 성공과 찬사가 쏟아지던 시기에 마약이 심각한 문제가 되었다. 1996년 6월, 그는 과속을 하다가 경찰에게 잡혔다. 태평양 연안 고속도로였다. 경찰이 차를 수색하자 헤로인, 코카인, 크랙 코카인이 나왔다. 조수석 밑에는 장전되지 않은 357 매그넘이 있었다. 모든 것이 피할 수 없는 꿈처럼 뒤따랐다. 재활시설에 보내졌는데 탈출했다. 하와이안 셔츠와 병원복 바지 차림이었다. 더 경비가 삼엄한 시설에 수용되어도 그는 밖으로 도망쳤다. 1999년, 다우니는 법정에 서서 판 사에게 감옥에 들어가지 않게 해달라고 빌었다. “입에 산탄총을 물고 손가락을 방아쇠에 얹고 있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총구의 맛이 마음에 들었어요.” 다우니는 36개월 형을 받았지만 채 1년도 감방에 있지 않았다.

그는 2000년에 출소하자마자 <앨리 맥빌>에 캐스팅되었다. <앨리 맥빌>이 끝나갈 무렵에 합류한 그는 드라마를 살려내며 발군의 연기 를 보였다. 골든글로브상을 탔고, 여러 ‘컴백’ 이 야기의 주제가 되었다. 그해, 익명의 전화를 받은 경찰이 팜 스프링스의 그의 호텔 방을 수색했다. 코카인과 메타암페타민이 나왔다. 그럼에도 폭스는 다음 시즌에 그를 캐스팅했다. 2001년 봄에는 맨발로 컬버 시티를 멍하게 헤매다 체포되었고, 재활시설에 들어갔다. 폭스는 결국 계약을 취소했다. 당시엔 모든 것이 불안한 상태였다. 멜 깁슨이 나서서 그를 소규모 영화 <노래하는 탐정>에 캐스팅했고, 프로덕션 측에 자신이 개인적으로 보증을 섰다. 그 덕에 다른 영화들이 이어졌다. <고티카>, <키스 키스 뱅 뱅>, 조지 클루니의 <굿 나잇 앤 굿 럭>까지. 멜 깁슨이 말했다. “다들 그가 실패했다고 치부했는데, 그걸 지켜보기란 힘들었어요. 그는 엄청난 재능이 있는 친구니까요. 그래서 생각해봤죠. 어떻게 된 일일까? 그의 가장 큰 적은 그 자신이었죠. 우리 모두가 그렇듯이요. 그에게 단점이 있어요. 하지만 내 단점이 더 많아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고티카>를 작업하던 중 전환점이 찾아왔다. 조엘 실버의 실버 픽처스 부사장이던 수잔 레빈을 만난 것이다. 그는 그녀와 사랑에 빠졌다. 그녀는 그가 광적인 에너지를 분출하도록 도와주었다. 수잔이 그때를 회상하며 말했다. “우리는 몬트리얼의 세트장에서 서로를 알게 됐어요. 프로답게 행 동하려고 나는 그를 배우로만 상대했죠. 그는 좋은 사람이었어요. 어떨때 보면 평범하기도 해요. 영화 제작이 한창 진행되고 있을 때 그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지만 그럴 때마다 저는 ‘이건 안 돼, 그는 배우고 난 제작자란 말이야’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L.A.에 돌아와서 우리사이는 급속도로 진행됐죠.“ 둘은 2005년에 결혼했고 몇 년 뒤에는 자신들의 회사를 차렸다. 둘 사이의 아들 엑스턴은 2012년에 태어났다. 금발머리의 사랑스러운 아기다. 나는 엑스턴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수 영하는 것을 지켜보며 생각했다. “엑스턴은 자신의 아버지가 스타라는 걸 모르겠지.”

 

#5 아이언맨
사실 제작사는 다우니를 캐스팅하는 걸 망설였다. <아이언맨>은 대작이었고, 아이언맨보다 덜 유명한 슈퍼히어로가 나올 후속 영화들의 운명이 달려 있는, 아주 중요한 작품이었다. 그리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과거에 말썽을 많이 부렸다. “제작사에서 반발이 있었을 때도 로버트는 ‘나는 필요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겠다, 버티겠다, 맞서 싸우겠다’고 했어요. 그러자 다우니가 스크린 테스트를 하겠다고 했죠. 일단 카메라를 돌려보고 나니 논쟁의 여지가 사라졌어요. 그가 아이언맨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2008년의 <아이언맨>과 후속작을 감독한 존 파브로의 말이다. “그는 마법처럼 그 역할을 해냈어요. 나는 캐스팅이란 걸 믿어요. 한 역할에 적합한 사람은 한 명뿐이죠.” <더 저지>를 연출한 데이빗 돕킨 감독도 아이언맨에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캐스팅된 건 완벽한 캐스팅이라며 동의한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아이언맨>에 이어 계속 대작들에 출연했다. 가이 리치 감독의 <셜록 홈즈>, 벤 스틸러의 <트로픽 썬더>(이 역으로 그는 두 번째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다)였다. 또한 <어벤저스>가 있었다. 그는 <어벤저스>에 출연하면서 5백50억을 벌었다. 내년에 개봉할 <어벤저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후반작업 중이다. <셜록 홈즈 3>은 제작 중이다. 하지만 지금 그의 마음속에 있는 영화는 오직 <더 저지>뿐이다. 그가 아내와 함께 제작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슈퍼 히어로가 아닌 인간에 대한 영화인 점도 중요하다. 다우니는 피고측 변호인 역할이지만, 이번에도 악에서 구원으로 향하는 위대한 드라마를 따른다.

 

#6 오딧세이
우리는 저녁 식사를 마치고 앉아서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뒤로 기대앉아 에스프레소를 마셨다. 하루를 마치는 기분이 들었다. 난 그에게이 다음엔 뭘 할 계획이냐고 물었다. 그는 팀 다우니 프로덕션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TV 드라마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영화도 있고, 우화를 재해석하는 것도 있고요. 맹세컨대, 스토리를 발전시키는 건 아내와 제겐 최음제와도 같아요. 전 수잔이 생각하는 이야기를 정말 좋아해요. 하지만 제가 진짜로 기대하고 있는 게 뭔지 말해줄게요.” 그는 씩 웃으며 망설이더니 일어나서 방 밖으로 달려 나갔다. 1분 후 사진 한장을 들고 돌아왔다. “이건 돋보기를 쓰고 봐야 해요.” 3D 초음파 사진이다. “딸이에요. 아, 그리고 이런 것도 있어요.” 우린 밖으로 나갔다. 집 앞에는 천으로 덮인 차가 있었다. 거대했다. 나는 험머나 레인지 로버일 거라 생각했다. 그는 웃으며 방수천을 걷었다. 혼다 오딧세이였다. 하루 저녁 동안 나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다른 사람들과 같은 길을 가는 모습을 보았다. 섹시한 2인승 머슬 카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배처럼 크고 안정적인 차를 타는 남자. “애를 두 명 태우려면 이정도는 준비를 해둬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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